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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의운동장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수도: 2010.03.10 09:46 입력 | 2010.03.10 21:47 수정

인천시에서 진행 중인 숭의운동장 도시재생사업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시는 숭의운동장 구역 중 전체 건물의 40%를 업무·상업시설로 배치하려고 계획했으나 민간사업자가 수익성이 불투명하다며 이를 10%로 줄여달라고 최근 공식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런 요청에 대해 시는 내용을 검토한 뒤 불가피할 경우 받아들이겠다고 지난 2일 밝힌바 있다. 
 
민간사업자가 제안한 주거율 확대요구가 받아들여지게 되면 숭의운동장 구역은 축구전용구장을 빼면 주거시설은 90% 업무·상업시설은 10%로 다시 구성되게 된다. 상업시설을 대폭 배치해 '베드타운'으로 전락하는 것을 피하겠다던 시의 원칙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되는 셈이다.
 
인천시 일부지역에서 베드타운으로 전락하는 지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야심차게 준비하던 숭의운동장 도시재생사업이 수익성을 이유로 발목을 잡힌 상황이다. 
 
상업시설이 전체 건물의 40%에서 10%로 30%가량 축소되면 주거-상권 복합을 통해 구도심을 획기적으로 개발하겠다는 시의 기본 취지에서 크게 벗어나게 되기 때문. 
 
숭의운동장 도시재생사업의 주거비율이 확대되게 되면 일선 현장에서는 적잖은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인천시 7곳의 도시재생사업 중 3곳은 얼마 전 주민반대로 사업자체가 중단됐고 가정동 루원씨티 개발은 투자가 몇 차례 지연되며 사업진행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도화구역은 시작부터 주거단지로 추진돼왔기 때문에 구도심의 획기적인 개발이라는 도시재생사업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사업 구역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숭의운동장 사업마저 주거지 중심으로 전환되게 되면 전체적으로 시의 도시재생 기조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 “주거율 확대 아니면 수익성 없다”
 
인천도시개발공사를 통해 주거비율을 30%가량 늘릴 것을 제안한 민간사업자는 수익성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무·상업시설의 분양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수익성을 확보하기 불가능하다는 이유다.
 
한 관계자는 “주변 상황 여건을 볼 때 숭의운동장 사업의 40%를 업무·상업시설로 분양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라며 “아직 확정된 비율은 아니지만 상가 축소를 위해 구체적으로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규모 업무·상업시설 분양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사업성이 불확실한 이유에 대해서는 “개발과정에서 투자유치가 외면 받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인천시가 관련조례의 기준을 뛰어넘어 업무·상업시설을 대폭 배치하고도 2007년 사업 착수 후 숭의운동장으로 끌어올 기업이나 투자자 유치활동에서 아무런 성과도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관계자는 “민간사업자 또한 건물을 짓는데 집중하다보니 입주자 유치를 준비하지 못했고 2008년 가을, 전 세계적으로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자금줄이 막혀 결국 지난해 11월 공사가 중단되기에 이르러 투자유치 활동은 올 스톱된 상황” 이라며 “현재 숭의운동장은 공정률이 30%로서 입주 기업이나 투자자를 끌어오기에는 이미 때를 놓쳤다”고 전했다. 
 
이런 이유로 인천시가 준비하던 대규모 업무·상업시설과 주거복합을 통한 구도심 혁신개발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진단이었다. 
 
인천도시개발공사 담당자는 “업무·상업시설을 기존의 40% 비율로 고집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시가 구성했던 당초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했다가는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벌어질 수 있고 이럴 경우 업무·상업시설이 사업자체에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해 주거율 확대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임해중 기자 lovecharlotte.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