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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제자유구역 분양가상한제 폐지 ‘4월’로: 2010.03.10 09:48 입력 | 2010.03.10 16:04 수정

인천경제자유구역 분양가상한제 폐지 ‘4월’로

 
인천 송도와 청라지구 등 경제자유구역 내 분양가상한제 폐지안이 4월 국회로 넘어갔다. 
 
지난 5일 국토해양부(이하 국토부)에 따르면 경제자유구역 내 공동주택과 관광특구 내 50층 이상의 초고층 주택에 대해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이 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정족수 미달로 통과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분양가폐지를 골자로 하는 주택법 개정안은 오는 4월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다시 논의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경제자유구역과 관광특구의 상한제 폐지에 대해 여야가 합의를 했기 때문에 4월 임시국회에서는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여야는 지난 임시국회에서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의 폐지 내용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장광근 의원 발의)과 전용 85㎡ 초과 주택 및 민간택지에 대한 상한제 폐지내용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신영수 의원 발의)은 4월 임시국회 때 재심의하기로 결정하고 경제자유구역 내 공동주택 및 관광특구 내 초고층 주택에 대해서만 상한제를 폐지키로 합의한바 있다.
 
이에 따라 민간택지를 제외한 경제자유구역 내 공동주택 및 관광특구 내 초고층 주택에 대한 상한제는 올 상반기 안으로 폐지될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이미 국회 국토해양위 법안소위가 주택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고 4월 임시국회에서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상한제 폐지 통과가 무난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 외자유치 관련사업 한정, 폐지효과 ‘글쎄’
 
인천시에서는 올 상반기 즈음 경제자유구역 내 분양가상한제 폐지가 기정사실화 되자 개발 사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져가고 있다. 
 
선도적으로 경제자유구역을 형성하고 있는 인천의 경우 그동안 대규모 개발 사업에 있어 아파트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사업비를 조달하는 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는 분석이 있어왔다. 
 
인천시에서 이뤄지는 송도국제업무단지와 연세대 송도국제화복합단지, 글로벌캠퍼스 등 굵직한 사업들은 아파트가 중심이 된 수익용지를 개발해 사업비를 확보하는 구조이다. 하지만 분양가 상한제에 의해 당초 예상한 만큼 재원을 마련할 수 없어 사업진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상한제 이전 송도국제도시의 경우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1천400만 원대를 상회했으나 토지구입비와 표준건축비, 일부 가산비용만을 인정하는 현행 제도 하에서는 분양가가 그 절반 수준에서나 가능하게 된다. 
 
이 때문에 인천경제청은 주요 사업과 관련된 아파트의 분양가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토지구입비를 전체 필지의 3.3㎡당 가격이 아닌 해당 사업지구의 별도 감정가로 인정해 주는 방법을 써왔다.
 
송도국제업무단지의 경우 NSIC가 3㎢에 달하는 면적을 3.3㎡당 200만 원선에 구입했지만 여기에는 공원과 도로 등 기반시설과 비수익시설이 포함된 만큼 아파트 사업지구는 분리해 이의 구입비를 감정가(3.3㎡당 1천400만 원선)에 상향 조정함으로써 높은 분양가 책정을 도와준 셈이다. 
 
또 최근 수익용지 내 2개 블록 아파트를 분양한 연세대 역시 최초 구입가(3.3㎡당 150만원)가 아닌 감정가로 토지비를 산정해 3.3㎡당 1천400여만 원 선에서 분양을 마쳤다.
 
이밖에 조만간 아파트 분양을 계획하고 있는 글로벌캠퍼스는 전체 필지를 조성원가(3.3㎡당 150만 원선)로 취득했으나 분양가 상한제가 걸려 주상복합아파트 블록만 별도로 감정가(3.3㎡당 1천700만 원선)에 구입하는 것으로 계약을 변경했으며, 다만 토지구입비는 3.3㎡당 150만원만 현금으로 납부하고 나머지는 단지 조성 후 시설을 기부채납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이렇게 기형적인 구조를 띄게 된 것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사업이 착수된 후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돼 예정된 재원확보에 차질을 빚게 된 만큼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苦肉之策)이라고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시가 편법을 묵인 또는 조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따라서 경제구역 내 아파트분양가 상한제 폐지는 개발 사업에 청신호가 될 것임에 분명하다”고 전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주택법 개정안은 무조건 기뻐하기에는 함정이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강해지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이라 하더라도 외자유치 관련 사업에 대해서만 이를 폐지한다는 단서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경제자유구역 안에서도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높은 분양가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있는 반면 그와 반대되는 경우가 나오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인천재개발 전문가 S씨는 “일견 정당해 보이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시장 논리를 무시한 결정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며 “송도의 경우 앞서 언급한 주요 사업에서는 앞으로 분양가 산정에 고민이 없어진다고 해도 인근에 특정 건설사 및 조합이 아파트 용지만 별도로 구입해 분양하는 경우 낮은 가격으로 아파트를 공급할 수밖에 없어 수요자들이 단순히 토지가 차이로 분양가가 높은 아파트를 선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이번 개정안은 시장논리에 비춰 예상한 만큼의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절름발이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이다. 
 
법 개정이 마무리된 후 시행령에 많은 내용을 담아 이런 논란에 대해 보완하겠지만 이 부분에 대해선 아직 갑론을박(甲論乙駁)이 한창 진행 중이다.
 
또 미분양의 원인에 대해 고분양가와 공급과잉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는 만큼 분양가상한제 폐지로 인천시 경제자유구역에 어떤 수혜가 돌아올지에 대해 미리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시각이 강하다. 
임해중 기자 lovecharlotte.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