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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정비계획수립 용역비 지자체 전액부담은 과잉집행: 2010.05.11 15:52 입력 | 2010.05.13 21:16 수정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가 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 수립(구역지정)을 위한 용역비를 전액 부담하는 것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다가구ㆍ다세대주택 등이 밀집한 불량 노후 주택지의 정비계획 수립을 지원하기 위해 지자체가 용역비를 부담하는 차원을 넘어 최근에는 기반시설이 양호한 강남 지역 아파트의 재건축 정비계획 용역비까지 부담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서울시와 강남구청 등에 따르면 시와 구는 대치동 은마아파트(이하 대치 은마)와 도곡동 삼익아파트(이하 도곡 삼익), 삼성동 홍실아파트(이하 삼성 홍실) 등의 재건축 정비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들에 투입되는 용역비는 대치 은마 14억 원, 도곡 삼익 4억 원, 삼성 홍실 4억 원 등 총 22억원으로, 시와 구가 각각 절반씩 부담했다. 시와 구는 또 개포 주공2~4단지 정비계획 용역비 20억 원도 절반씩 제공했다.
 
서울시는 앞으로 압구정과 여의도 등 한강변 전략정비구역과 유도정비구역 정비계획 용역비 수십억 원을 전액 부담할 방침이다.
 
서울시가 강남구와 함께 대치 은마 등의 재건축 정비계획 수립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지난 2007년 말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개정되면서 지자체장이 정비계획을 수립할 경우 그 비용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기금에서 무상 지원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추세라면 아파트 정비계획 용역비 지원 규모만 향후 3~4년 내 전국적으로 수백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인프라가 양호한 아파트의 정비계획 용역비까지 지자체가 부담하는 것은 예산 과잉 집행의 측면이 강한 만큼 ‘공공성 강화’와 ‘수익자 부담’ 원칙에 입각해 무이자나 저리 대출 형태로 바꾸는 개선안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 K씨는 “구청장이 수립하고 시(市)가 승인하는 아파트 정비계획 용역 작업은 공공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다만 아파트 정비계획 용역비 지급을 무이자나 저리 대출로 바꾸고 관련 예산을 소외 계층 주거 복지나 노후ㆍ불량주택 재정비 등에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관계자는 “아파트 정비계획 수립 비용을 지자체가 부담한다고 해서 조합의 권익을 침해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도로 등 기부채납 용지 확대나 주변 지역과 어우러진 공공성 강화 등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훈 기자 hjeong25.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