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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명지공간개발, 조인창 대표이사: “첫 단추 잘 꿰려면 측량 전문가에 맡겨라”; 2011.03.22 15:07 입력 | 2011.03.22 15: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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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신문 정훈 기자] 재개발ㆍ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시행하는데 있어 해당 조합원들의 관심은 온통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는지, 새집에 입주하는 데 경제적 부담이 얼마인지 등에 집중돼 있다.
 
이해관계인이라 할 수 있는 협력 업체들의 관심사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용역비를 극대화하는 방안에서부터 회수 기간 최소화 등에 이르기까지 관계자들의 관심도 ‘이익’에만 쏠려 있다.
 
사업시행자인 조합(원)이 협력 업체를 선정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가장 중요한 파트너인 시공자를 뽑을 때 조합원들의 제일 관심사는 당연 브랜드, 도급 순위, 3.3㎡당 공사비 등이다.
 
하지만 정비사업의 시작에서부터 청산에 이르기까지 주요 단계마다 반드시 수행되는 ‘측량’에 대해서는 누구 하나 제대로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게 현실이다. 설령 관심이 있다고 해도 공학적ㆍ수학적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 보니 쉽게 접근하기도, 이해하기도 어려운 게 바로 측량이다.
 
비전문가인 조합(원)은 물론 기타 협력 업체들에게 있어서도 측량에 대한 무관심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용역 단가가 낮은 데다 그마저 규제를 받고 있어 이익 극대화가 어렵다 보니 국내 측량업체들은 영세성을 벗어나기 어려운 구조에 놓여 있다.
 
오랫동안 서울ㆍ인천 지역을 중심으로 측량이란 한 우물만 파 온 명지공간개발(주)의 조인창 대표가 토로하는 어려움도 여기에서 크게 동떨어지지 않았다.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명지공간개발 서울 사무소에서 만난 조인창 대표는 “측량은 정비사업의 시작에서부터 그 사업의 청산에 이르기까지 매단계마다 실시되는 매우 중요한 작업인데도 전체 사업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 보니 그에 대한 관심이 저조한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통상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면 상대는 자신 혹은 그가 몸담고 있는 회사를 자랑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하지만 조 대표는 달랐다. 이날이 두 번째 만남이었지만 그는 겸손했고 자신이 애써 키운 회사보다도 ‘측량’이라는 업종 자체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는 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인터뷰 내내 그는 ‘측량’의 중요성 인식과 그것이 가지는 의의 등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측량의 목적은 무엇인가?
정비사업을 시행하는 데 있어서 각 단계별로 인ㆍ허가를 받기 전에 반드시 실시한 것이 측량에 기초한 단계별 사업계획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조합원들의 재산권을 보전하기 위한 ‘초석’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측량 결과는 감정평가의 기초 자료로 제공되기 때문에 결국 측량은 조합원들의 권익을 지키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그런 존재이다.
 

#. 그렇다면 측량은 언제 실시하는가?
사업 초기 개략적인 사업 계획을 수립할 때 이미 측량도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모든 개발 사업에는 반드시 측량이 실시된다. 재개발ㆍ재건축 등 정비사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실제 설계에 반영하기 위해 실시하기도 하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 전에 개략적으로나마 도로, 상ㆍ하수도 등을 배치하는 데 있어서도 측량을 실시한다. 또 정비구역지정을 위해서라든지 국ㆍ공유지 현황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 수행하기도 한다.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할 때에도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절차가 바로 측량이다.
 

#. 사업 단계마다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토록 관심이 낮은 이유는 뭔가?
아무래도 전체 사업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전문 지식이 필요해 일반인들이 다가서기도, 이해하기도 어렵다. 지난 2004년 관계 법령 개정으로 민간 측량이 활성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를 지역공사가 담당하는 줄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홍보가 부족한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 국내 업체들이 영세성을 벗지 못하는 상황에서 민간에 측량을 맡기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는 사업시행자가 많을 듯한데.
그야말로 ‘기우’다. 거의 모든 업체가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기 위해 보험 처리를 하고 있는 데다 민간 부문에서 활동 중인 대다수 종사자들이 과거 지역공사에서 근무했던 전문가들인 만큼 일각에서 우려하는 부실 측량 등은 있을 수 없다.
 
더욱이 최근에는 1:1 맞춤형 서비스 및 ‘원 스톱(one stop)’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고객 중심에서 그들의 구미에 맞는 방향으로 설계ㆍ시공 등이 이뤄질 수 있는 밑그림을 그리는 데 주력하고 있는 만큼 측량에 대한 낮은 관심이나 오해 등은 하루빨리 청산돼야 한다.
 

#. 정비사업을 포함한 부동산 시장 전체가 어려운 마당에 신규 사업이 줄어들어 어려움이 많을 듯하다.
모두가 어려울 때 어려운 것은 견딜 만하다. 게다가 측량의 경우 반드시 신규 사업에서만 실시하는 게 아닌 만큼 시장은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일례로 과거에 실시했던 수치와 현 시점에서 실시한 수치가 다를 수 있는데, 이는 측량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오차가 있을 수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장비가 고도화되면서 과거에는 측정할 수 없었던 것을 새로이 측정하게 된 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
 

#. 고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비록 현재 업계가 전체적으로 영세하고 어려움에 봉착해 있지만 사업의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관여하지 않는 곳이 없는 만큼 종사자들이 스스로 다양한 분야를 배우고 익혀 이를 바탕으로 고객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게 되면 앞으로 나아지리라 예상한다.
 
측량은 첫 단추를 꿰는 일과 일맥상통한다. 아울러 측량은 한 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실제와의 오차를 최대한 줄이는 작업이다. 그만큼 꼼꼼함과 세밀함이 요구된다. 아울러 전문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가에게 맡겨 이를 수행토록 해야 뒤탈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