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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탐방 - 방철운 휘경3구역 재개발조합장: 젊은 조합장, 뉴타운·재개발 성공 위해 발로 뛴다; 2013.10.12 07:45 입력 | 2013.10.15 09:00 수정

김소원 기자 rknews@daum.net

‘참신함’이 무기, ‘근검절약·알뜰한 살림살이’는 덤!
비용 아끼려 소송도 직접, 운영비도 절반 가까이 줄였다

2011년을 기점으로 뉴타운·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했다. 기존의 물량공세를 통한 조합원동의는 어려워졌다. 인터넷 사용으로, 웬만한 법률지식은 스스로 습득하면서 조합원들이 똑똑해졌다. 거기에 부동산침체로 인한 재개발·재건축 사업성 악화는, 과거와 같이 대충대충 예산의 집행을 어렵게 하고 있다. 당연히 눈먼 돈도 사라지고 있다. 
 
이렇게 변하고 있는 도시정비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누구보다 먼저 수용하고, 조합을 변화된 시장 환경에 맞게 빠르게 변화시킨 신세대 조합장이 있어 만나봤다. 그는 조합의 사업비용을 줄이기 위해, 웬만한 소송은 변호사 없이 혼자 수행했다. 이전 조합에서는 약 1억 원 이상 소요되던 총회비용을 약 3700만원으로 줄여, 총회비용의 거품을 확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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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구 휘경3구역 재개발조합 방철운 조합장이 그 주인공이다. 공휴일인데도 불구하고, 조합장은 사무실에 출근해 있었다. 조합사무실에는 조합장만 있었다. 책상에 앉아 한창 사무를 보고 있던 방 조합장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네고,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약 2200만원이던 조합운영비를 약 1300만원으로 줄이고도 아무 문제없이 조합을 운영할 수 있는 비결 등을 물었다.
 

인터뷰 내내 그는 친절했다. 그리고 흐트러짐이 없었다. 그의 말에는 거짓이 느껴지지 않았다. 비용절감에 대하여 이야기 할 때에는, 가정주부의 섬세함이 느껴졌고, 정비계획변경 등 사업성제고를 위한 노력의 과정을 설명할 때에는 패기가 느껴졌다. 주부의 섬세함에서 사나이의 강인함까지, 젊은 조합장은 멋졌다. 그는 변화된 패러다임에 딱 맞는 신세대 조합장이었다.
 
방 조합장은 지난해 10월 조합장으로 취임했다. 딱 1년이 된 셈이다. 전임조합장이 사임한 후, 새롭게 선출됐다. 1년 만에 그가 이룩해 놓은 업적은 대단하다. 재정비촉진계획의 변경을 추진하여, 분양이 어려운 대형평형은 줄이고, 인기가 많은 25평 등을 대폭 늘여 올 11월 개최될 주민총회에 중요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짧은 시간 내에 이룩한 엄청난 변화와 성과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지치지 않고 발로 뛴 결과”라고 답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지치지 않는 의지, 조합원의 피땀으로 채워지는 각종 사업비·운영비 등을 줄여 조합원의 부담을 한 푼이라도 덜어주려는 일념이 취임 1년 사이에 이렇듯 엄청난 업적을 이루게 했다. 이하는 그와의 일문일답.
 

#. 조합운영비를 40%가까이 줄였다는데. 
“조합장으로 2012년 10월 19일에 취임했다. 부동산침체로 인해 재개발·재건축시장이 극도로 위축되어 있고, 분양시장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시공사들이 사업비·운영비 중단으로 사업시기를 늦추고 있었다. 어려운 시기에 취임했고, 한정된 예산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출을 줄이는 방법 밖에는 없었다. 쥐어 짤 수 있는 데까지 짜봤다. 취임당시 조합운영비가 월 약 2200만원이었는데, 약 1300만원으로 줄였다. 이를 위해서 조합장이 직접 뛰면서 수행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업무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정리했다. 마음이 아팠지만 직원 권고사직 등을 통해 비용을 줄였다.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 총회비용이 기존대비 1/2이나 줄었는데. 
“재개발·재건축사업의 가장 잘못된 관행 중 하나가 불필요하게 지출되는 총회비용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조합의 경우만 하더라도 기존에는 총회 한번에 1억 원이 넘는 비용을 지불했다. 문제가 많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과감하게 줄여봤다. 불필요한 o/s인력을 줄이고, 과다하게 지출되던 인건비와 용역비를 과감하게 줄였다. 조합원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하게 했다. 조합 내부에서 징구할 수 있는 서면결의서는 직접 징구했다. 조합장도 직접 발로 뛰면서 비용절감에 동참했다. 그 결과 기존 총회비용의 1/2로도 총회가 가능함을 입증했다. 물론 어려웠다. 추후 환경이 개선되어 시공사의 사업비대여가 용이해지면, 지금보다는 조금 늘려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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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업비도 많이 줄였다던데. 
“업체들에는 많이 미안하다. 그런데 어쩔 수가 없었다. 일단 사업비조달이 쉽지 않았고, 주택경기침체로 재개발사업에 따른 향후 프리미엄이 많이 사라져, 조합원의 부담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추가 측량비용 때문에 회사와 줄다리기를 하기도 했다. 측량회사가 조합에 청구한 비용은 1100만원인데, 이를 320만원으로 줄였다. 천억원이 넘는 공사비를 감안하면 몇백만원, 몇천만원을 줄인다고 뭐가 달라지느냐며 비아냥거리는 소리들도 있지만, 티끌모아 태산이라 하지 않는가? 줄일 수 있으면 줄여야 한다. 많든 적든 그것이 전부 조합원의 호주머니에서 나가야 하는 돈들이기 때문이다. 조합원들은 평생을 모아 달랑 집 한 채를 사는 것이다. 내 재산을 관리하는 심정으로 일을 하고 있다.”
 

#. 변호사 없이 소송을 진행했다는데. 
“그것도 비용절감 차원에서였다. 사실 재개발·재건축업계에 불필요한 소송이 너무 많고, 그동안 변호사비용을 불필요하게 과다하게 지출하는 잘못된 관행이 있어왔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것은 직접 해 보기로 했다. 어려웠지만 가능했다. 그리고 변호사 없이도 싸워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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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합원들과의 소통은? 
“가장 어려운 문제다. 원래 수십년간 오순도순 살아오던 마을인데, 뉴타운·재개발 붐이 일면서, 공동체가 깨어졌다. 누구의 탓도 아니라고 본다. 그냥 인간의 욕심이 빚은 개발후유증이라고 생각한다. 어디 휘경동만인가? 전국의 재개발·재건축사업장 중, 마을공동체가 무너지지 않은 곳이 있나? 그래서 매일 발로 뛴다. 감정의 골은 그대로 남아있지만, 그래도 그들을 만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만나서 제 마음의 진정성을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문제는 재개발 때문에 생긴 골이다. 그래서 재개발로 풀어보려고 한다. 청렴하게, 그리고 조합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재개발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 휘경3구역은?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168-58번지 일대에 위치해 있다. 역세권 밀도계획조성 등을 통해 과거 240%이던 용적률을 현재는 299.74%까지 끌어올렸다. 거기에 지하 3층/지상 1층~지상 15층, 35층의 아파트를 짓는다. 기존에 많았던 대형평형수를 줄이고, 최근 인기가 많은 중·소형 평형으로 바꾸고 있다. 전체 건축세대수는 1512가구, 이중 분양세대수는 1151가구, 임대와 장기전세가 각각 198·163가구다. 조합원 선호도가 떨어지는 38평형은 장기전세로 돌렸다. 분양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2013년 9월 1일 현재 조합원 수는 605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