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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Zoom In] 박시후 성폭행 사건, 진실 아닌 사실이 중요: 2013.02.27 14:47 입력 | 2013.03.02 13:31 수정

by 송윤창 rknews@daum.net

<IMG style="MARGIN: 4px 8px 4px 0px; WIDTH: 200px; HEIGHT: 244px" align=left src="/PEG/13619440009315.jpg" width=222 height=296>20대 연예인 지망생 A양을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된 배우 박시후(35) 사건이 당사자 간 진실공방으로 번지면서 의혹만 키우고 있다. 2월 26일 TV조선은 “박시후 측이 A양에게 1억 원의 합의금을 제시했지만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더 많은 액수를 요구했다”는 박씨 측과, “돈이 목적이었다면 고소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A씨 측의 엇갈린 주장도 함께 보도됐다.
 
사건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논란은 한층 가열되는 분위기다. 언론마다 B씨, K씨 등의 이니셜을 사용하는 주변인물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쏟아내고 있고, 새로운 기사가 쏟아져 나올 때마다 박씨나 A씨 두 당사자의 상처는 깊어진다. 하지만 문제는 사건의 진실이 아닌 사실이다. 性을 둘러싼 연예업계의 잘못된 관행이 문제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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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의 시작 = 지난 2월 15일 새벽 2시. 서울 청담동의 한 술집에서 박시후와 후배 K씨, K씨의 소개로 만난 A(23여)씨는 술자리를 가졌다. 세 사람은 2시간여 동안 홍초소주 2병을 나눠마셨다. 그리고 주점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박시후의 집까지 차를 타고 이동했다. 
 
여기서부터가 시작이다. 먼저 주점에서 나올 때는 멀쩡히 걸어서 나왔던 A씨가 박시후의 아파트 주차장에 도착해서는 후배 K씨의 등에 엎여서 나왔다. A씨는 “차에서 정신을 잃었다고 주장”했고, “눈을 떠 보니 침대에서 박시후는 성폭행을, K씨는 성추행을 하고 있었다”라고 진술하고 있다.
 
반면 박시후 측은 “함께 술자리를 갖는 과정에서 서로 호감을 느끼고 마음을 나눈 것”이라며 성폭행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또 서울 서부경찰서의 수사태도에 문제가 있다며 경찰의 소환 통보에 불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거기에 박씨와 A씨 간의 합의금 문제까지 튀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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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엇갈린 주장, 진실은? =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사건이 발생한지 12일이 지났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서부경찰서는 A씨의 신고접수를 받은 뒤 고소인의 머리카락, 혈액, 소변 등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약물 성분감정을 의뢰했으나 음성판정이 나왔다.
 
이로써 일단 약물에 의한 범죄혐의는 수사선상에서 배제됐다. A씨의 친구라며 주간지 인터뷰에 등장한 B씨가 주장했던 내용들과 상반되는 결과다. B씨는 “A씨가 소주 한 병으로 정신을 잃을 주량이 아니다”라며 “차를 탄 후 정신을 잃었다”는 A씨와의 통화내용을 전제로 약물투약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박시후 측 역시 B씨의 인터뷰가 보도된 25일 오후 “박시후는 평소 주량이 매우 적은 편이지만, 사건 당일 술자리 분위기가 좋았던 탓에 홍초와 얼음을 탄 소주를 3시간에 걸쳐 10잔 남짓 마셨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박씨에게 불리한 사실은 세세하게 기억하고 있고,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은 의식을 잃었다고 주장하는 등 A씨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밝혔다.
 
향후 사건의 진실은 성관계(성폭행?) 이후 고소인 A양과 박시후의 후배 K씨가 주고받은 문자 내용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K씨가 ‘A양과 헤어진 뒤에도 안부 문자를 주고 받았다’고 주장한 것과 달리 A양은 ‘안부문자가 아니라 향후의 문제를 걱정하는 내용이었다’며 입장차를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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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진실이 아닌 사실 = 문제는 박시후 성폭행(or 성관계) 논란에 대한 시각이다. 성폭행이냐, 아니면 호감에 의한 성관계였느냐의 진실게임 양상으로 논란이 비화되면서 가십거리 정도로만 치부되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를 성폭행이냐 아니냐는 진실게임이 아닌, 연예업계의 잘못된 관행이라는 시각에서 접근하면 전혀 다른 이슈가 된다.
 
현재 박시후나 A씨(여) 양측 모두, 15일 처음 만났고, 소주 한잔 마신 후에 성관계를 가졌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이 지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된다. 두 사람 간의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든, 성폭행이었든 진실은 별론으로 하고, 후배의 소개로 처음 만난 남녀가 2시간 남짓의 술자리를 가진 후 침대로 직행했다는 사실이다. 상식적으로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현재 경찰의 수사는 두 사람 간 ‘성관계의 강제성 여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어차피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고, 경찰은 사실관계 확인 후 불법여부를 판단하면 그 뿐이다. 문제는 수사 후에도 남아있는 연예업계의 잘못된 관행이다. 이미 인기스타가 된 박시후 씨와 이제 막 데뷔해야 하는 연예인 지망생 A씨와의 만남, 그리고 성관계다.
 
필자가 박시후씨 사건에서 알고 싶은 것은 진실이 아닌 너무나 쉬운 ‘성관계’라는 사실이다. 상대적 약자인 A씨가 명시적으로 성관계의 의사를 표현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본인의 진정한 의사였다고 믿기 어려운 이유다. 누군가의 소개로 만난 남자와 가볍게 소주 2병을 마시고 침대로 직행? 누구도 박씨와 그 녀에게 함부로 돌을 던져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