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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급계약관리’ 재개발·재건축 분쟁 줄인다: 2011.01.16 16:21 입력 | 2011.01.17 14:58 수정

송윤창 기자 songyc1@gmail.com

#. 지난 2005년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한 민간아파트 신축 공사에 시공자로 선정된 국내 굴지의 A건설사는 입찰조건 및 입찰 시 제출한 제출 내역서 등에 의거하여 해당 시행사와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런데 A사는 공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코니를 확장하고, 분양시장 상황이 어렵다는 이유로 분양성 향상을 위해 공사내역에 신규항목 몇 가지를 더 추가했다. 이렇게 한 후 A사는 해당 시행자에게 전체 공사금액의 20%에 해당하는 320여억 원의 추가 공사비를 요구했다.
 
하지만 해당 시행자가 도입한 도급계약관리 전문 업체의 실사결과 요청된 금액 320억 원 중 140억 원만이 적절한 공사비 인상요인으로 인정되었다. 해당 프로젝트는 ‘도급계약관리’의 도입으로 무려 180억 원의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었다. 전체 공사비의 무려 13%에 육박하는 규모였다.
 

#. 몇 달 전 시공자선정총회를 끝낸 경기도의 K재개발조합은 시공자와의 도급계약체결에 있어 전문성을 제고하고 조합원의 이익을 증대시킬 목적으로 도급계약관리업무를 수행할 업체를 별도 선정했다. 
 
현재 조합과 시공자로 선정된 건설사는 업체선정 5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가계약안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시공자가 제출한 가계약서안 및 계약조건이 자신들이 시공자선정을 위해 조합에 제출한 입찰제안서에도 미치지 못하는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조합은 도급계약관리업무를 별도로 도입함으로 인해 시공자와의 가계약서 작성과정에서 발생할 조합원 피해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재개발·재건축사업에서 도급계약관리에 대한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시공자 등 협력업체 선정 및 도급계약체결과정에서 전문성 부족 등으로 필요 이상의 과다한 비용을 지출되면서, 갈등의 가장 중요한 요인인 조합원분담금이 과다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건설도급계약관리는 계약서상에 명시된 조합(시행자)과 시공자의 상호 약정을 기준으로, 수시로 발생하는 변동 상황에 대해 발주자인 조합(시행자)의 입장에서 관련 내용을 해석하고 불필요한 비용이 지출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를 통해 조합원의 이익이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하는 것에 방점을 둔 한국에서는 이제 막 도입된 신개념 전문분야다.
 
위에 언급한 사례의 경우처럼 시공자가 요구한 추가 공사비의 요청금액이 도급계약관리업체가 산정한 적정금액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나타나는 가장 큰 원인은 한국의 건설관련사업 계약 전반에서 나타나는 잘못된 관행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법무법인 정률의 김학성 변호사는 “사업경비가 조합(시행자)이나 조합원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지나치게 많이 증가하는 이유는 재개발·재건축사업이나 시행사업 등이 사업비계획에 기초해서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특히 건설도급계약서작성 시 기준이 되는 국토해양부의 표준계약서를 보면 시공자와의 계약이 일단 체결되고 나면, 설계변경이나 그 밖의 사유로 인해 공사비가 증가되더라도 그에 대한 통지절차나 협의절차가 전혀 규정되어 있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일단 시공자가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나면, 위에서 언급한 사례처럼 시공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공사비가 증가할 경우 그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조합(시행자)에게 통지할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설사 통지를 하더라도 전문지식이 전혀 없는 조합입장에서는 해당 공사비증가내역이 적정하게 산정된 것인지 알 수 없다는 문제도 있다.
 
도급계약관리 글로벌기업인 RLB의 이광수 한국지사장은 “한국에서 시공자가 도급계약 후 설계변경과정에서 비합리적이고 타당성이 결여된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는 것이 관행이 되어 있다”며 “계약서 작성과정의 문제 이외에도 이는 일단 공사를 따고 보자는 식의 입찰과정의 불합리한 과정이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외 선진국들에서는 입찰과정에서 공사수주를 위해 기업이 제출한 도급내역은 계약이 종결될 때까지 유효하게 관리되며, 합의 체결된 도급계약서 상의 기업이윤은 조정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강조하면서 “하지만 국내에서는 도급사업 진행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상황들에 대해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평가하고 관리하는 도급계약관리가 전무하다보니, 시공자의 일방적인 공사비 변경요청이 빈번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관행처럼 되어 왔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4면에서 계속)
송윤창 기자 <A href="mailto:songyc1@gmail.com">songyc1@gmail.com</A>
 
 


재개발·재건축 지난한 갈등 ‘해결사’ 떳다
 

재개발·재건축사업 추진과정에서 조합·조합원·업체 간 발생하는 가장 큰 갈등의 원인은 개별 조합원이 부담해야 하는 분담금의 규모다. 대개 조합설립단계, 혹은 관리처분시에 분담금의 액수가 처음에 비해 지나치게 차이가 나는데서 문제가 비롯된다. 그 다음은 청산단계에서 관리처분시 결정한 분담금의 규모보다 개별 조합원의 분담금액이 늘어나면서 청산업무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입주가 끝난 후 수년이 지나도록 조합청산이 되지 않는다. 
 
이에 도시재생신문은 신년호를 맞아 ‘도시정비사업’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고 대기업인 건설사의 과다한 이익편취와 조합원의 재산상 피해를 줄이는 것을 목적으로 이제 막 도입단계인 ‘도급계약관리’업무를 소개하고 도입의 필요성 및 업무범위와 내용 등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도급계약관리’ 분담금 분쟁 확~ 잡는다
 

재개발·재건축사업에서 갈등이 잦은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조합원 분담금이다.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사업초기에 조합이나 시공사 등이 선전했던 것과는 다르게 분담금이 지나치게 높아 자신이 살던 지역에 재정착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조합원분담금이 늘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시공사 등 협력업체의 과도한 이익편취에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조합과의 도급계약체결 과정에서 전문성이 부족한 조합이 기업들을 상대로 계약내용상의 문제를 제대로 짚어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금까지 수 십 년간 재개발·재건축사업은 ‘무능력한 조합’과 ‘전문성을 갖춘 시공사(등 협력업체)’라는 비대칭구조 속에서, 조합원이 취해야 할 사적인 이익과 용적률·규제완화 등에 따른 공공의 이익 상당부분을 건설사 등 관련업체들이 편취하는 형태로 진행돼 왔다. 이러한 비합리적인 사업관행이 용인될 수 있었던 것은 수 십 년간 부동산버블이 지속돼 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부동산버블이 꺼지고 그동안 지속돼 오던 개발이익은 사라져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지속돼 왔던 조합과 관련업체 간의 잘못된 도급계약관행은 전혀 바뀌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일반분양가 하락 등으로 조합원 분담금은 계속 높아지는 상황에서 건설사·철거업체 등 관련업체들은 갖가지 명목의 추가 용역비를 조합에 요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와 관련한 조합과 시공사 등 용역업체 간 갈등도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조합원의 입장에서 애초에 건설사 등 용역업체와 조합이 체결한 도급계약에 따라 공사 및 해당 용역업무가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건설도급계약관리’업무의 도입이 절실히 필요해졌다. 
 

◆ 도급계약관리란? = 재개발·재건축·도시환경정비사업에서 도급계약관리는 발주자인 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아 정비사업시행에 따른 사업성과 조합원 분담금액 등 정비사업비계획(cost planning)을 기초로 하여 조합설립 당시에 수립된 예산계획에 따라 당초 조합원들이 바랬던 최상의 아파트공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도급계약(건설원가관리·기성관리 등) 전반을 관리하는 원가관리업무를 말한다. 도급계약관리는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Quantity Survey(QS)라는 이름으로 보편화된 건설사업 관련 전문 업무영역이다.
 

◆ 도급계약관리 필요성 = 현재 진행 중인 재개발·재건축사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지나치게 높은 분담금 때문에 조합원 대부분이 해당 지역에 재정착하지 못하고 재정비사업에 따른 피해자가 되는데 있다. 이러한 문제는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전체 사업비가 초기 조합설립 당시에 예상했던 사업경비와 조합원분담금을 훨씬 초과해 발생한 데서 비롯된다.
 
사업경비가 지나치게 증가하는 문제와 관련해 법무법인 정률의 김학성 변호사는 “조합이나 조합원이 통제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사업경비가 증가하는 이유는 전체 정비사업비계획에 기초한 전략적인 도급계약관리가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시공자 등 업체선정 초기단계에서의 입찰제안서 검토, 도급계약서 작성, 추후 도급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공사가 진행되는지에 대한 관리 및 추가 비용이 발생할 시 그 적절성 여부를 검토할 수 있는 ‘도급계약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도급계약관리업무 요건 = 도시정비사업에서의 도급계약관리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전문성이 필요하다. 그 이유는 재개발·재건축·도시환경정비사업이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에 의해 사업의 절차와 내용이 규정돼 있어 일반 건설사업과는 다른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개발·재건축사업과 관련한 수년간의 경험을 쌓은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도시정비사업에서의 도급계약관리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 ▸특히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적용과 관련한 각종 분쟁을 조정할 수 있는 법률적인 전문성이 필요하다. ▸다음은 공사비원가에 기초한 건설사업 전반에 대한 시공사수준 이상의 기술적인 전문성이 겸비돼야 한다. ▸또한 이러한 사업에 대한 조합원들의 이해를 제고시키고, 관련분쟁을 적절히 조정할 능력을 갖춘 전문성 있는 조정자의 역할이 필요하다.
 
최근 ‘C&P Group’이라는 ‘법률·기술·분쟁조정’기능을 갖춘 도급계약관리 전문가그룹이 만들어져 재개발·재건축·도시환경정비사업에 ‘도급계약관리’업무를 적극 도입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의 활동과 관련해 조합·건설사·관련기업 등은 도급계약관리업무가 향후 업계에 미칠 파장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다.
 
 


공공관리자제도 vs 도급계약관리
 

지난해 10월부터 본격 도입된 서울시의 공공관리자제도 중 가장 괄목할만한 내용은 지금까지 ㎡당으로 제시되던 시공자의 입찰단가를 설계도서에 근거한 내역에 따르도록 바꿨다는 데에 있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지금까지 조합설립 이후로 되어있던 시공자선정시기를 사업시행인가 이후로 바꿨다.
 
그렇다면 공공관리자제도가 도입될 경우 도급계약관리는 필요하지 않은 것일까? 정답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RLB Korea의 이광수 지사장은 “공공관리자제도 하에서 도급계약관리가 적용돼야 하는 이유는 시공자 등의 입찰과정을 공공이 관리하면서 조합이나 조합원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할 수 없기 때문”이라면서 “공공의 입찰과정 관리가 시공자 등의 선정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으나 비용의 최종 부담자인 조합원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은 도급계약에 따른 분쟁 발생 시 공공이 책임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법무법인 정률의 김학성 변호사는 “공공관리자제도가 시공자의 선정업무까지가 그 한계인 점을 감안할 때, 시공자선정에 따른 도급계약의 체결 및 계약에 따른 관리업무를 주된 업무영역으로 하는 도급계약관리는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시정비사업 단계별 업무적용 범위
 

도시정비사업에서 도급계약관리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우선 많은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다. 지금까지 도시정비사업은 추진위·조합의 전문성이 전혀 구비되어 있지 않아 사실상 도급계약의 상대인 시공사나 관련 용역업체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시공사나 관련업체들은 이러한 잘못된 관행들을 소위 ‘기득권’이라고 생각하고, 조합원에게 도움이 되는 ‘도급계약관리’와 같은 새로운 업무영역이 등장하면 강력하게 반발해 왔다.
 
이에 따라 조합과 조합원들은 자신들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시공사 등 관련업체의 온갖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재개발·재건축사업에 있어 조합원이익을 지키기 위해 가장 필요한 도급계약관리업무가 각 단계별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업무범위와 관련 내용에 대해 개략적으로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 조합설립인가 前 = 지금까지의 법원의 판례에 비추어 볼 때, 조합설립동의서에 기재된 건축물의 철거 및 신축비용 개산액은 향후 관리처분의 주요한 인용자료가 된다. 만약 관리처분계획 수립 때 조합설립 당시에 제시된 분담금액이 통상적인 예상범위를 넘어서게 될 경우, 총회에서 특별의결정족수가 필요하게 된다. 이에 따라 조합설립동의서에 기재되는 개략적인 공사비 및 분담금에 대한 산정과정에서 전문성을 겸비한 도급계약관리 전문기관의 도움이 필요하다.
 

◆ 사업시행인가까지 = 서울을 제외한 전국의 재개발·재건축조합은 조합설립 이후 곧바로 시공자 및 설계자를 선정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시공자 및 설계자의 입찰지침서와 이들이 제시한 입찰제안서에 대한 검토를 한다. 그리고 시공자·설계자와의 가계약안을 만들고 합리적인 가계약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후 사업시행인가를 위한 설계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도급계약관리는 조합설립 당시 산정한 당초의 예산안범위 내에서 설계가 진행될 수 있도록 조합에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다.
 

◆ 관리처분계획수립까지 = 가장 중요한 것은 조합과 시공자간 본계약의 체결이다. 도급계약관리는 이 단계에서 다양한 원가관련 자료와 물량내역서에 기초하여 조합과 시공자간 계약업무를 조합의 입장에서 보조·대변하게 된다. 또한 조합에 관리처분계획 수립과정에서 자금내역서의 작성 등의 업무와 관련한 전문적인 조언을 하게 된다.
 

◆ 관리처분 이후 청산까지 = 도급계약관리의 가장 중요한 단계이다. 조합과 시공사간 체결된 도급계약서에 기초하여 공사 전 과정에서 계약의 내용대로 공사가 진행되는지에 대한 관리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업무는 기성금액 평가 및 현금유출입에 기초한 기성금액의 적정한 지급 및 설계변경 등과 관련한 시공사의 사업비 증액요청에 대한 검토 및 협상업무를 수행하고 최종명세서를 작성해 조합에 제출한다. 이를 통해 조합업무의 클라이맥스인 청산업무가 원활히 수행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송윤창 기자 <A href="mailto:songyc1@gmail.com">songyc1@gmail.c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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