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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위원회 운영규정 제20조 제3항: ‘소집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의미 ■ 조창혁 변호사 (한가람법률사무소); 2011.06.09 11:23 입력 | 2011.06.09 12:44 수정

조창혁 변호사 hilaw74@hanmail.net

<IMG style="MARGIN: 4px 8px 4px 0px" align=left src="/PEG/13075908861761.jpg">1. 들어가며
국토해양부 고시 정비사업조합 설립추진위원회 운영규정(이하 ‘추진위원회 운영규정’이라 함) 제20조 제3항은 일정 수 이상의 토지등소유자 또는 추진위원들의 주민총회 소집 청구에도 불구하고 추진위원장이 2개월 이내에 주민총회를 소집하지 아니하는 경우 ‘소집청구자의 대표가 관할청인 시장ㆍ군수의 승인을 얻어 직접 주민총회를 소집’할 수 있는 근거를 두고 있다.
그런데 위와 같이 주민이 직접 소집하는 주민총회의 요건 규정인 ‘위원장이 2개월 이내에 정당한 이유 없이 주민총회를 소집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해석과 관련하여 이때의 ‘소집’의 개념을 ‘개최’와 동일한 의미로 보는지, 아니면 ‘소집 절차의 개시(예컨대 소집공고)’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는지 여하에 따라 그 결론이 달라지는 까닭에 실무상 이에 대한 의견 대립이 있는 바, 이하에서는 위와 같은 실무상의 의견 대립에 대해 소개한 후 이에 대한 필자의 의견을 간단히 개진해 보도록 하겠다.
 

2. 추진위원회 운영규정상 관련 조항
제20조 (주민총회)
② 주민총회는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개최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때에는 위원장은 해당 일부터 2월 이내에 주민총회를 개최하여야 한다.
1. 토지등소유자 5분의 1 이상이 주민총회의 목적 사항을 제시하여 청구하는 때
2. (생략)
③ 제2항 각 호의 규정에 의한 청구 또는 요구가 있는 경우로서 위원장이 2개월 이내에 정당한 이유 없이 주민총회를 소집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감사가 지체 없이 주민총회를 소집하여야 하며, 감사가 소집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제2항 각 호의 규정에 의하여 소집을 청구한 자의 대표가 시장ㆍ군수의 승인을 얻어 이를 소집한다.
⑤ 제2항 및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주민총회를 소집하는 경우에는 회의 개최 14일 전부터 회의 목적ㆍ안건ㆍ일시 및 장소 등을 게시판에 게시하여야 하며 토지등소유자에게는 회의 개최 10일전까지 등기우편으로 이를 발송ㆍ통지해야 한다. 이 경우 등기우편이 반송된 경우에는 지체 없이 1회에 한하여 추가 발송한다.
 

3. 문제가 되는 사례의 전형
예컨대 A라는 추진위원회의 위원장은 甲이고, 감사는 존재하지 않는데 위 추진위원회의 토지등소유자 전체의 5분의 1 이상은 2011년 3월 1일 위원장인 甲에게 주민총회의 소집을 청구(청구자 대표는 乙로 정함)하였다.
그런데 위와 같은 청구를 받은 위원장 甲은 청구일로부터 2개월이 경과하기 직전인 2011일 4월 28일에야 「주민총회 소집 공고문」을 게시하면서 ‘2011월 6월 15일자 주민총회를 개최하겠다’고 공고한다.
한편, 청구자 대표 乙은 위원장에 의해 2개월 이내에 주민총회를 개최할 가능성이 이미 없어진 시점(주민총회가 개최되기 위해서는 개최일 14일 전부터 주민총회 안건 등이 게시되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적어도 2011년 4월 15일까지는 주민총회 소집공고 내지 게시가 이루어졌어야 함)인 2011년 4월 25일 관할 시장에 대해 추진위원회 운영규정 제20조 제3항에 의한 주민총회 소집 승인 신청을 하고, 위 신청을 접수한 관할 시장은 2011년 5월 5일 ‘乙이 주민총회를 소집하는 것을 승인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내온다.
이에 위 乙은 관할 시장의 위와 같은 승인에 근거하여 2011년 6월 1일자 주민총회를 개최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위원장인 甲은 乙이 준비 중인 위 주민총회가 권한 없는 자에 의해 준비되고 있는 것이어서 위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4. 의견의 대립
가. 제1설
위와 같은 경우, 소집청구일(2011년 3월 1일) 2개월 이내에 위원장이 주민총회 소집공고(2011년 4월 28일)를 한 이상, 청구자 대표의 주민총회 소집 권한은 발생할 여지가 없다고 보는 견해이다.
위와 같은 견해의 주된 논거로는, ① 추진위원회 운영규정 제20조 제3항은 ‘주민총회를 소집하지 아니하는 때’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 ‘주민총회를 개최하지 아니하는 때’라고 규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 ② 문의적으로 볼 때 「개최」란 ‘「소집」의 과정을 거쳐 총회 자체를 여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추진위원회 운영규정 제20조 제2항 단서의 “2월 이내에 주민총회를 개최하여야 한다”는 규정의 의미는 주민총회 소집 청구에 따라 주민총회를 열기 위해 적어도 2월 이내에 총회 개최를 위한 소집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는 점 ③추진위원회 운영규정 제20조 제3항은 소수 토지등소유자들의 총회 소집 청구에도 불구하고 위원장이 총회 개최를 위한 소집 절차를 전혀 밟지 않은 경우 소수 토지등소유자들의 총회 소집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위원장의 원칙적 주민총회 소집 권한에 대한 예외를 인정한 규정이므로 원칙에 대한 예외는 가급적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나. 제2설
위와 같은 경우, 소집청구일(2011년 3월 1일) 2개월 이내에 위원장이 주민총회를 개최하지 아니하였음이 명백한 이상, 청구자 대표가 관할청의 승인(2011년 5월 5일)을 얻어서 행한 주민총회 소집은 적법하다는 견해이다.
위와 같은 견해의 주된 논거로는, ① 추진위원회 운영규정 제20조 제2항 단서 및 제1호는 ‘2월 이내에 주민총회를 개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동조 제3항은 ‘2월 이내에 주민총회를 소집하지 아니하는 때’라고 규정하고 있는 바, 이처럼 추진위원회 운영규정상 공히 ‘청구일로부터 2월 이내’에 해야만 하는 것으로 규정된 「개최」와 「소집」은 당연히 동일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는 점 ② 법률 용어로서 「개최」와 「소집」은 같은 가치를 갖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처럼 「개최」와 동일한 의미를 갖는 「소집」의 개념을 굳이 「개최(소집) 절차의 개시」의 의미로 해석할 근거는 없다는 점 ③ 위 사례와 같은 경우에 청구자 대표의 주민총회 소집을 위법한 것으로 보는 것은 자칫 추진위원회 운영규정이 인정하고 있는 소수 토지등소유자의 주민총회 소집 권한을 근거 없이 제한ㆍ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다. 국토해양부의 질의 회신 내용 (제2설)
유사한 사안에서 주무관청인 국토해양부 주택정비과는, 위와 같은 운영규정 해석론(제20조 제3항의 「소집」이 「개최」와 다른 개념인지)과 관련한 민원인의 질의에 대하여 “추진위원회 운영규정 제20조 제3항의 「소집」이란 「개최」를 의미하는 것이다”라는 입장, 즉 위 제2설과 같은 입장을 보인바 있다.
라. 법원 결정례 (제1설)
그러나 같은 사안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년 5월 23일자 2011카합1216호 결정은 “비록 운영규정 제20조 제2항이 ‘위원장은 토지등소유자 5분의 1 이상이 주민총회의 목적 사항을 제시하여 청구하는 때로부터 2월 이내에 주민총회를 「개최」하여야 하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 소집권자인 추진위원장이 아닌 소집 청구자에게 소집 권한을 부여하는 예외적인 규정인 운영규정 제20조 제3항은 ‘위원장이 2개월 이내에 정당한 이유 없이 주민총회를 「소집」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감사가 지체 없이 주민총회를 소집하여야 하며, 감사가 소집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소집을 청구한 자의 대표가 구청장의 승인을 얻어 이를 소집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에 비추어 보면 2개월 이내에 위원장이 주민총회의 소집 절차를 개시하지도 않은 경우에 비로소 소집청구자 대표가 총회를 소집할 권한이 생긴다고 해석되고, 위 제20조 제2항의 규정만으로 위원장이 2개월 이내에 소집절차를 마쳐서 총회 개최에까지 이르지 않으면 바로 소집청구자 대표에게 소집권한이 생기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라고 하여 위 제1설과 같은 입장에서 판시한 바 있다.
 

5. 필자의 소견 (제2설)
주민총회의 개최와 관련하여, 개최ㆍ소집ㆍ개최 절차ㆍ소집 절차ㆍ개최 공고ㆍ소집 공고 등 형식적으로만 보면 다르게 보이는 다양한 표현이 있을 수 있으나, 위와 같은 용어들의 정확한 법적 의미가 무엇인지는 추진위원회 운영규정 제20조 제2항, 제3항의 취지를 감안하여 실질적으로 판단되어야만 할 것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추진위원회 운영규정 제20조 제2항 단서 및 제1호는 ‘2개월 이내에 주민총회를 개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0조 제3항은 ‘2개월 이내에 주민총회를 소집하지 아니하는 때’라고 규정하고 있는 바, 이처럼 운영규정상 공히 ‘2개월 이내’ 해야만 하는 것으로 규정된 「개최」와 「소집」은 당연히 동일한 것으로 해석해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즉, ‘(전략) 2개월 이내에 주민총회를 개최하여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는 운영규정 제20조 제2항의 규정을 감안할 때, ‘2개월 이내에 개최를 위한 준비 절차만을 밟은 다음 개최는 나중에 해도 되고, 그럴 경우에는 운영규정 제20조 제3항이 적용될 수 없다’는 취지의 제1설의 입장은 부당한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한편, 제1설 및 위 법원의 결정례는 ‘「소집」이란 것은 「개최」와 다른 개념으로서, 「개최」를 위한 절차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는 전제로 판단하고 있으나 위와 같은 견해가 「개최」와 다른 의미에서의 「소집」이라고 보고 있는 것은 정확히 표현할 때 「개최(소집)를 위한 절차」 또는 「개최(소집) 공고 행위」일 뿐인 것으로 보이는 바 이 또한 제1설의 유일한 논거를 이유 없게 만드는 사유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위 사례와 같은 경우에 청구자 대표의 주민총회 소집을 위법한 것으로 보는 것은 자칫 추진위원회 운영규정이 인정하고 있는 소수 토지등소유자의 주민총회 소집 권한을 근거 없이 제한ㆍ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제2설의 입장이 보다 타당하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