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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사업의 잃어버린 10년: 2011.06.10 14:05 입력 | 2011.06.12 10:34 수정

조문상 대표 sondh@rknews.co.kr

<IMG style="MARGIN: 4px 8px 4px 0px; WIDTH: 187px; HEIGHT: 245px" align=left src="/PEG/13076822960597.jpg" width=321 height=376>‘잃어버린 10년’ 많이 들어보고 낯익은 말이다.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정비사업계에서 종사하면서 특정한 재개발 구역이 사업추진주체(추진위원회)의 결성부터 입주할 때까지 수년에 걸쳐 진행되는 것을 현장에서 지켜보면서 느낀 바를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재개발 사업은 거의 10년 전후의 기간이 소요되는 장기간의 프로젝트인 관계로 수많은 이해관계와 갈등의 파고를 넘어 입주하기까지는 대단한 인내가 필요한 사업이다. 
 
서울시내 수많은 현장에서 추진되고 있는 사업장마다 나름대로의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오늘도 바쁘게 움직이는 현장이 있는 반면, 여러 가지 사유로 멈추어 중단된 사업장도 있을 것이다. 
 
필자가 경험하고 지켜본 A와 B라는 두 개의 현장 상황을 이야기 해 보면 대다수 독자들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2002~2003년도 거의 비슷한 시기에 (가칭)재개발 추진위원회를 구성(추진위원회 법제화 이전)하여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하여 10년이 거의 경과한 현 시점의 상황은 판이하게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조합원들의 갈등과 이해관계를 타협과 양보로 적절히 조정한 A조합은 입주를 눈앞에 두고 있는 반면, B조합의 상황은 10년의 기간이 거의 지났지만 원점에서 맴도는 매우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각종 소송으로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 등 단계적으로 사업을 진행하여 착공을 하여도 허비한 시간이 너무 많은데, 오히려 소송의 결과는 원점으로 회귀하는 참담한 결과로 인하여 사업의 추진동력을 상실하고 항소 등 본질을 벗어난 기싸움에 매달리고 있다. 
 
물론 어떤 조합이든 모든 조합원들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사업장은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구성원들이 얼마만큼 상호 이해와 타협하고 자기의 견해와 배치되는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고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상대방을 배려하고자 하면 절충점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현시점에서 A조합과 B조합의 재산가치의 상승 등 경제적인 효과를 논하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어떤 조합의 구성원들은 입주를 목전에 두고 있고, 어떤 조합의 구성원들은 올 여름 장마철이 오면 지붕에 비새는 걱정을 하며 보수를 해야 할지 천막으로 또 한해를 넘기는 임시방편을 선택해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정비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찬성을 하든 반대를 하든 나름대로의 논리가 있을 것이다. 문제는 침묵하는 절대 다수의 조합원 생각을 얼마만큼 경청하고 반영하였는지 깊은 자기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업을 진두지휘한 집행부는 반대 측의 발목잡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는 등 상투적인 변명보다 얼마만큼 반대 측의 의견개진에 임하고 수용을 했는지 근본적인 물음에 답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사사건건 조합 집행부의 사업추진에 제동을 걸어 사업을 지연시킨 측은 과연 사업에 제동을 걸어 얻은 실익이 전체 조합원들에게 이익이 되었는지, 사적인 재개발 정비사업 반대의 사유가 다수 조합원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지는 않았는지 뒤돌아보면 답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A조합과 B조합과 같은 사례는 인근 사업장에서 찾아보면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A조합과 B조합의 예를 보지 않더라도 정비사업의 성공여부는 얼마만큼 시간단축을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과 제도를 만들어도 그 정책과 제도를 수용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무용지물일 것이다. 정비사업의 환경은 대내외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는데 난국을 헤쳐 나갈 돌파구는 누가 만들어 주지 않는다. 
 
얼마만큼 어려움을 극복할 의지가 있는 지에 달려있을 것이다. 크고 작은 문제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많은 사업장들이 ‘잃어버린 10년’이 되지 않도록 갈등과 반목을 치유하고 지체된 사업이 하루빨리 진행되어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이라는 초심의 목적이 달성되기를 기대해 본다.
신우씨앤알 조문상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