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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구역지정 전 추진위원회승인의 효력: 2010.06.09 08:43 입력 | 2010.06.09 08:45 수정

도시재생신문

1. 개요
앞서 정비구역지정과 관련된 문제를 살펴보면서 정비구역지정과 추진위원회 승인시기에 관한 문제를 검토한 바 있으나, 이와 관련하여 하급심의 판결이 일률적으로 통일되지 아니하는 등으로 인하여 그 이해에 혼란이 야기되고 있으므로, 정비구역지정 전에 추진위원회승인이 있는 경우 그 승인의 효력과 이를 다투는 방법 등에 대하여 보다 자세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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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정비구역지정과 추진위원회승인의 관계
가. 추진위원회 승인시기
(1) 종래 구 도시정비법(2009. 2. 6. 법률 제94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법”이라 함)에서는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시기에 대하여 명문으로 규정하지는 않고 있었으나, 위 법개정으로 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정비구역지정 고시 후 토지등소유자의 동의를 얻어 시장·군수의 승인을 얻도록 명문화되어 있으므로(법 13조 제2항), 정비구역 지정 전에는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을 수 없습니다.
(2) 그러나 구법에서도 토지등소유자의 개념을 “정비구역안에 소재한” 토지등소유자로 정의하고(구법 제2조 제9호), 정비구역이란 “정비사업을 계획적으로 시행하기 위하여 제4조의 규정에 의하여 지정∙고시된 구역”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구법 제2조 제1호), 특별시장 등은 10년 단위로 도시∙주거환경기본계획을 수립하여야 하고(구법 제3조 제1항), 시장∙군수는 기본계획에 적합한 범위 안에서 정비계획을 수립하여 시∙도지사에게 정비구역지정신청을 하여야 하며(구법 제4조 제1항), 시장∙군수 또는 주택공사등이 아닌 자가 정비사업을 시행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토지등소유자로 구성된 조합을 설립하여야 하고, 조합을 설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토지등소유자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얻어 조합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시장∙군수의 승인을 얻도록 되어 있는 점(구법 제13조 제1항 및 제2항) 등에 비추어 보면, 구법 시행 당시에도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구성되기 위하여는 그 전제로 정비구역지정 및 고시가 선행될 것을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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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정비구역지정 전 추진위원회승인의 위법성
(1) 현 도시정비법에서는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을 정비구역 지정 후에 하도록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다툼이 모두 해소되었다고 할 것이나, 위 법개정 전에는 정비기본계획에서 정해진 정비구역으로 지정될 예정인 구역의 개략적인 범위의 토지등소유자들의 법에서 정한 동의 등의 요건을 갖추어 추진위원회승인을 받은 경우가 더러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에 기초하여 조합설립절차까지 이루어진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구법하에서도 추진위원회 승인은 정비구역지정 및 고시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정비구역지정 및 고시 없이 이루어진 추진위원회 승인은 그 위법을 면할 수 없다 할 것입니다.
(2) 이에 대하여 대법원에서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구성되려면 그 전제로 ‘토지 등 소유자’의 범위가 확정될 필요가 있고, 또 ‘토지 등 소유자’의 범위를 확정하기 위하여는 특별시장·광역시장 또는 도지사에 의한 정비구역의 지정 및 고시가 선행되어야 하므로, 따라서 정비구역의 지정 및 고시 없이 행하여진 시장·군수의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설립승인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의 규정 및 조합설립추진위원회제도의 취지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09.10.29. 선고 2009두12297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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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추진위원회승인의 위법성을 다투는 방법
가. 추진위원회승인처분에 대한 항고소송
(1) 정비구역지정 및 고시가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시장∙군수의 추진위원회 승인은 위법한 것이므로, 이는 항고소송으로 그 승인처분의 취소를 구하거나 또는 무효확인을 구할 수 있습니다.
취소소송은 처분등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하여야 하므로(행정소송법 제20조 제1항), 정비구역지정 전에 이루어진 추진위원회승인에 대한 다툼은 대부분의 경우 이미 제소기간이 도과한 상태여서 그와 같은 추진위원회 승인처분에 대한 다툼은 주로 추진위원회승인처분에 대한 무효확인소송의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2) 위와 같은 항고소송은 승인된 추진위원회가 정비사업구역으로 정한 소재지 내 토지등소유자라면 누구나 제기할 수 있다 할 것입니다.
만일 정비기본계획이 수립되어 있고 그 기본계획상 정비구역지정예정지 내의 토지등소유자이기는 하나, 추진위원회가 그 정비구역지정예정지와 다르게 임의로 구역을 축소 획정함으로 인하여 그 획정된 구역 외의 토지등소유자로 된 경우에는 그 배제된 토지등소유자도 추진위원회승인처분에 대한 무효등확인소송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그 원고적격이 인정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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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민사소송의 허부
추진위원회는 토지등소유자들에 의한 추진위원회구성이라는 행위와 시장∙군수에 의한 승인처분이라는 행위에 의하여 설립되는 것이라고 보면, 추진위원회승인처분에 대한 행정소송 외에 그 기본행위인 추진위원회구성상의 하자를 이유로 민사소송으로 그 무효를 다툴 수 있지 않을까하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추진위원회는 법에서 정한 토지등소유자의 동의 등의 요건을 갖추어 시장∙군수의 승인을 얻어야만 도시정비법이 정한 정비사업조합설립행위 등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는 것이어서 그 승인 전에는 아무런 법적 지위가 인정되지 아니하며, 토지등소유자의 동의 등 추진위원회 구성은 시장∙군수가 추진위원회 승인처분을 하는데 필요한 요건 중 하나에 불과한 것이므로 추진위원회승인처분에 대한 무효등 확인의 소를 제기함과는 별도로 추진위원회구성행위을 대상으로 그 효력 유무를 다투는 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허용되지 아니한다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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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무효사유에의 해당여부
가. 일반론
(1) 앞서 본 바와 같이 정비구역지정 전에 이루어진 추진위원회승인처분은 도시정비법 개정 전후를 불문하고 위법하여 취소의 대상이 됨은 이론이 없다 할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안들은 제소기간 도과로 인하여 추진위원회승인처분에 대한 무효확인을 구하는 형태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고, 이러한 무효확인소송에 있어서 당해 추진위원회승인처분이 무효로 되기 위하여는 그 승인처분이 위법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한 경우에 해당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추진위원회승인처분이 정비구역지정 전에 이루어진 것이라는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에 해당하는 것인지 여부가 논란이 될 수 있습니다. 
(2)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도시정비법상의 각종 정비사업에 관하여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구성되려면 그 전제로 토지등소유자의 범위가 확정될 필요가 있고, 또 토지등소유자의 범위를 확정하기 위하여는 특별시장 등에 의한 정비구역의 지정 및 고시가 선행되어야 함은 명백하다”고 전제하고, “정비구역이 지정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일부 주민이 임의로 획정한 구역을 기준으로 구성된 추진위원회가 시장∙군수의 승인을 얻어 설립될 수 있다고 한다면, 정비사업에 관한 제반 법률관계가 불명확∙불안정하게 되어 정비사업의 추진이 전반적으로 혼란에 빠지고, 그 구역 안에 토지등을 소유하는 사람의 법적 지위가 부당한 영향을 받을 현저한 우려가 있다”고 하면서, “정비구역의 지정 및 고시 없이 행하여지는 시장∙군수의 재개발조합설립추진위원회 설립승인은 법규정 및 추진위원회제도위 취지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고, 그와 같은 하자는 중대할 뿐만 아니라 객관적으로 명백하다 할 것이다”라고 판시함으로써(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두12297판결), 정비구역지정 전에 이루어진 추진위원회승인처분의 하자는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임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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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관련 사건
(1) 위와같은 대법원의 판결이 있은 후에도, 하급심에서는 일률적으로 정비구역지정 전에 이루어진 추진위원회승인처분이 무효라고 판단하지 아니하고 개별적 사안에 따라 유무효의 판단을 달리하고 있는 바, 구체적으로는 정비구역지정 전에 이루어진 추진위원회설립승인처분은 중대한 하자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그러한 하자가 명백한 것인지의 여부에 대하여는 각각의 사안별로 달리 판단하고 있으므로, 아래에서는 이를 검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 하급심판결들은 그 하자의 명백성 여부에 대하여, 도시∙주거환경기본계획(도시개발법에 의한 재개발기본계획이 수립되어 있는 경우에도 2002. 12. 30. 법률 제6852호로 제정된 도시정비법부칙 제4조 제2항에 따라 도시정비법상의 기본계획으로 간주됨)이 수립되어 있고, 추진위원회승인이 이루어진 당해 사업구역이 기본계획상 주택재개발예정구역으로 지정되어 도면으로 그 위치가 특정되어 있으며, 그 사업구역과 예정구역이 면적 및 토지등소유자의 수가 큰 차이가 없는 경우에는 일부 주민들이 임의로 획정한 구역을 기준으로 추진위원회가 구성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명백한 하자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고(부산지방법원 2009구합4723호 판결, 부산고등법원 2009누6889판결, 서울행정법원 2009가합56655판결),
기본계획상 구역지정예정구역을 임의로 분할한 사업구역을 대상으로 한 추진위원회승인이거나(부산지방법원 2009구합462판결), 예정구역에 포함되지 구역을 사업대상구역으로 포함시켜 이루어진 추진위원회승인의 경우(부산지방법원 2009구합4747판결)에는 추진위원회승인 당시에는 사업시행구역 내의 토지등소유자를 확정할 수 있는 판단기준이 제시되지 아니하여 결국 일부 주민이 임의로 획정한 구역을 기준으로 추진위원회가 구성된 것이어서 그 하자가 명백하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3) 참고로 위 대법원판결의 사안은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이 수립되지 아니하였음은 물론(법 제3조 제1항 단서 및 법시행령 제7조에 따라 소규모 시의 경우에 해당하여 기본계획을 수립하지 아니할 수 있는 지역이었음) 정비구역지정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여서,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설립추진위원회의 승인요건인 토지등소유자의 동의여부를 확정할 수 있는 기준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추진위원회승인처분에 대한 무효판결이었습니다(춘천지방법원 2008구합974판결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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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검토
(1) 위 판결들은 하자의 명백성에 대하여 위와 같은 사안별 차이점 이외에 ①구법에서는 추진위원회 승인시기에 관한 명시적 규정이 없었고, ②기본계획에는 정비구역지정 예정구역의 개략적인 범위가 포함되어 있으며, ③각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에서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정비구역지정을 제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④건설교통부의 정비사업설립추진위원회 업무처리기준에는 기본계획이 수립되어 있는 경우 기본계획에 반영한 후 추진위원회 승인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의 이유를 설시하며, 추진위원회 설립승인이 정비구역 지정 및 고시가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라 하더라도 그 하자가 명백하다고 볼 수 없다는 판시를 하고 있는 바, 위 하급심판결들은 개개의 사안에 따라 구체적 타당성을 구현한 판결로 평가받을 수 있다 할 것이나, 정비구역지정 후 추진위원회설립승인을 하도록 하고 있는 도시정비법의 체계와 정비구역지정 및 고시없이 행하여지는 추진위원회 설립승인은 법규정 및 추진위원회제도의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고, 그 하자는 중대하고 명백하다는 대법원판결 취지에 비추어, 개개이 구체적 타당성만을 고려하여 그 하자의 명백성에 관한 결론이 달라진다면 법적 안정성을 해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2) 위 문제가 된 사안들은 모두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설립 추진위원회의 승인에 관한 것들이나,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의 경우에는 도시정비법 제정 이전에도 주택재개발의 경우와 같이 도시재개발법에 따른 도시재개발기본계획이 수립되지도 아니하였고, 또한 도시정비법시행 이후에도 인구 50만명 미만의 시는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을 수립하지 아니할 수 있으므로(법 제3조 제1항 단서, 법시행령 제7조), 그러한 소규모 시의 경우는 정비기본계획조차도 수립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설립추진위원회승인이 이루어진 경우 그러한 하자의 명백성에 관한 판단기준을 어디에 두어야 할 것인지 문제가 됩니다.
특히 주택재건축은 대부분 공동주택 주택단지에 대하여 행하여지고 있고, 이 경우 장래의 정비사업이 시행될 구역면적이나 토지등소유자의 수가 확정되어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일부 주민들이 임의로 획정한 구역을 기준으로 추진위원회가 구성된 것인가의 여부에 따라 하자의 명백성여부를 달리 하게 된다면, 어느 시기에 추진위원회설립승인이 있더라도 그러한 하자는 명백한 하자가 되지 아니한다는 결론이 될 수 있다는 점 등에 비추어, 대법원판결의 취지를 원칙적으로 고수하여 정비구역지정 및 고시없이 추진위원회승인이 이루어진 하자는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로서 일률적으로 당연무효라고 봄이 타당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위 하급심판결 대부분은 상소가 되어 있어 추후 이에 대해 대법원이 어떠한 판단을 할 것인지 그 귀추를 살펴야 할 것입니다.
 
선병욱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