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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현2구역 조용하던 반대파 또 어깃장?!: 갖가지 의혹ㆍ소송 제기에 전문가ㆍ관계자 “문제 없다”; 2010.12.10 19:07 입력 | 2010.12.10 21:28 수정

도시재생신문 hjeong25.rn@gmail.com

[도시재생신문 정훈 기자] 서울 마포구 아현2구역에서 시공자 선정을 마무리하며 수그러들었던 반대파의 ‘발목 잡기’가 다시 재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아현2구역 재건축 조합은 지난 9월 시공자선정총회를 열고 현대산업개발-SK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자로 선정한 바 있다. 이로써 그 이전까지 시공자 선정과 관련해 어떠한 권한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을 상대로 자신이 마치 시공자를 선정할 것처럼 홍보하며 조합의 사업 시행을 방해했던 ‘아현2구역 주민 총회 소집 요청자 모임(이하 주민모임)’ 대표 류 모 씨의 발목 잡기도 끝나는 듯했다.
 
더욱이 이곳 조합에 따르면 류 씨는 시공자선정총회 당시 조합원 자격을 잃었다. 이날 류 씨 등을 제명하는 제11호 안건 ‘조합원 제명의 건’이 참석 조합원들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의결됐기 때문이다.
 
총회 며칠 뒤 도시재생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아현2구역 재건축 조합의 이영선 조합장은 “총회에 참석한 854명의 조합원 가운데 711명이 11호 안건에 찬성했다”며 “83%가 넘는 조합원들이 류 씨의 제명에 동의한 데다 총회 당시 류 씨에게 소명의 기회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제 풀에 꺾여 이렇다 할 말도 못한 채 총회장을 떠나 조합원들로부터 원성을 샀다”고 말했다. 10일 통화에서도 이 조합장은 그의 제명 사실을 재확인해 줬다.
 
이 조합장의 표현대로 그가 제 풀에 꺾여 아무 말도 못한 게 아니라고 해도 그의 지난 행적을 비춰 보면 그가 총회 당시 이 조합장이 이끄는 조합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조합원들의 기세에 눌린 것이라는 추론은 가능하다.
 
실제로 류 씨는 지난 수개월 동안 이곳 조합원들은 물론 정비업체와 건설사 등을 상대로 자신이 조합원 과반수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조합원 300명의 동의를 얻어 시공자 변경 및 선정 작업에 나서는 것이라는 등의 주장을 제기해 왔다.
 
하지만 그가 조합이나 법원 등의 관련 자료 요청에 성실히 응하지 않은 채 피해 다니거나 갖가지 거짓말로 조합원과 업체 관계자들을 혼란스럽게 한 데 대한 내용은 이미 도시재생신문이 보도한 바 있다.
 
그런데 한동안 잠잠했던 류 씨가 지난달 말부터 다시 아현2구역에서의 활동을 표면화한 것으로 확인돼 향후 이곳에서 또 다른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 조합 임직원 급여 인상이 돈 잔치? 업계 관계자들 “문제없다”
류 씨는 지난달 29일 주민모임 홈페이지를 통해 “이 조합장과 조합이 조합원들의 재산을 담보로 돈 잔치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그 근거로 아현2구역 조합이 발행ㆍ배포한 임시총회(2010.12. 3자) 책자와 시공자의 사업 제안서 등을 제시했다.
 
그는 이러한 내용을 널리 알리기 위한 듯 지난 9일과 10일 양일에 걸쳐 쪽지 등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류○○이 아현2구역 조합원님들께 드리는 글’이란 제목의 글에서 그는 “(서울)행정법원 재판 관련 등 자세한 사항을 카페 공지 사항에 올렸으니 참조하라”고 했다.
 
먼저 류 씨는 이 조합장을 비롯한 집행부의 급여 인상을 문제 삼았다. 총회 책자에 따르면 조합장의 월급은 종전 200만 원에서 260만 원으로 30% 인상됐다. 다른 임직원들의 급여 역시 6.7%~33.3%가량 올랐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별로 문제 될 게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자문에 응한 관계자들 대부분 그 정도는 통념상 용인해 줄 수 있는 수준이란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한 조합 관계자는 “서울시내에서 조합장의 월급이 300~400만 원에 달하는 곳도 많다”면서 “아현2구역의 사업 규모 등에 비춰 볼 때 월(月) 260만 원은 그다지 과다한 액수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 S씨는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치 않고 한꺼번에 30% 정도 올렸다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지난 2003년부터 현재까지 약 7년간 동결됐던 것을 인상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보고 돈 잔치 운운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는 의견을 내놨다.
 
총회 책자에 따르면 아현2구역 재건축 조합의 임직원 급여는 지난 7년간 동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장은 지난 2003년 7월부터, 총무와 직원은 각각 그해 9월과 10월부터 동결됐다. 가장 좁은 인상 폭을 나타낸 상근 이사의 경우에는 지난 2007년 9월 이후 3년 만에 인상했기 때문에 인상률이 10%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도 류 씨는 이를 지적하며 “사업성 부족으로 사업 추진이 불가능한 데도 불구하고 노력은커녕 조합원들의 재산을 담보로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 반대파 “現상태로 사업성 안 나와” 조합ㆍ건설사 “사업성 충분하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아현2구역의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일각의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아현2구역의 입지는 삼척동자가 봐도 뛰어나다고 할 정도”라며 “인근에 뉴타운 등 개발 호재가 많은 데다 지하철 2호선 아현역과 이대역이 도보로 5분 거리에 있어 일찍부터 이곳을 탐냈던 건설사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도심으로의 접근성도 좋은 데다 인근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학가와 상권이 형성돼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곳만한 입지를 찾기 힘들다”며 “사업성이 없다든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면 이윤에 죽고 사는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였을지 (사업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되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아현2구역의 조합원은 지난 8월 기준 1039명(시공자 사업 제안서상에는 1038명으로 돼 있음)인데 비해 신축 세대수는 1259가구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정비계획 변경과 용적률 상향 조정을 예상할 수 있는 데다 역세권에 위치한 데 따른 이점 등을 고려할 때 미분양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현2구역의 사업성은 충분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사업성 논란이 류 씨가 이미 써먹었던 ‘시빗거리’라는 점을 문제로 지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조합원은 “지난여름 도시재생신문에서 이를 지적했던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면서 “당시에는 류 씨가 1000여 명에 불과한 조합원들 1600여 명으로 부풀리고 (조합원 수가) 신축 세대수보다 많으므로 상당수 조합원이 쫓겨날 것이라는 등의 주장을 해 조합원들을 혼란스럽게 하더니 또다시 사업성 운운하며 갈등을 조장하려는 그의 행태에 기가 막힐 뿐”이라고 말했다.
 

◆ 내년 예비비 청구가 문제? 전문가 “No problem”
    “류 씨가 고비용 초래한 장본인” 비판 각성 촉구
 
류 씨는 또 “조합이 구체적인 지출 내역도 제시하지 않은 채 조합원들에게 ‘21억 원이 넘는 돈을 쓰겠다’고 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조합은 ‘2011년 사업 추진 예비비 승인의 건’을 제안하면서 21억6000만 원에 대해 ▲조합설립 변경인가 비용 ▲정비구역지정 용역비 4억6000만 원 ▲변호사 비용(예비) ▲총회(2회) 비용 ▲기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소요되는 비용 등으로 용처를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법률 전문가 J씨 등을 비롯해 자문에 응한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문제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들은 기자가 전달한 내용을 들은 뒤 “그 정도면 구체적이다”라며 “예비비라는 게 원래 그런 목적에서 책정해 놓고 승인을 받는 것인데 이를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공격하면 여기서 자유로울 수 있는 조합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비비 등으로 책정된 변호사 비용과 관련해 류 씨의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등장했다.
아현2구역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아현2구역에서는 류 씨가 전 조합장 등과 현 조합장과 집행부를 상대로 수차례 소송을 제기해 아직까지 이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태”라며 “그동안 이러한 소송에 대응하느라 들어간 비용과 분쟁 확산을 막기 위해 조합이 제소하면서 들인 비용 등도 따지고 보면 류 씨 등이 무분별하게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으면 생기지 않았을 비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심지어 류 씨가 문제시하는 예비비에도 변호사 비용이 포함돼 있는데 지금까지의 정황에 비춰 볼 때 여기에는 류 씨 등과 같이 말도 안 되는 내용을 갖고 시비를 거는 데 대해 응소하기 위한 제반 비용이 계산돼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관계자들은 류 씨가 현 집행부를 뒤엎으려는 것은 일종의 명분에 불과하고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입맛대로 움직일 수 있는 시공자를 뽑고 그 과정에서 이권에 개입하려는 것 아니겠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과거 자신을 조합장 후보자라 주장하기도 했으며 지속적으로 특정 건설사 등을 열거하며 이들을 시공자를 변경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또한 취재 과정에서 아현2구역 소식에 밝은 관계자들로부터 류 씨와 관련된 잡음에 대해 끊임없이 들을 수 있었다.
 
류 씨는 지난 9일 ‘류○○이 아현2구역 조합원님들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서는 이 조합장의 조합원 지위를 문제 삼으며 자신이 승소할 경우 “이 조합장이 행한 시공자 선정도 무효가 된다”면서 “승소할 경우를 대비해 내부 조합원 및 타 지역 조합원들과 긴밀히 협조해 결속을 다지고 조직을 재정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한 관계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설령 내부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이를 외부의 힘을 빌려 해결하려는 행태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한 조합원은 “조합원도 아닌 류 씨가 내부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우리 동네를 시끄럽게 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외부 세력까지 끌어들여 조합원들을 이간질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업계 관계자 S씨는 “이제까지 류 씨가 보여준 행태는 결국 그가 바라는 것이 ‘돈’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만든다”면서 “진정으로 조합에 문제가 있다면 이를 바로잡을 만한 명확한 증거를 가지고 행동에 나서야 명분도 얻고 실리도 챙길 수 있을 텐데 지금껏 이러한 모습은 보여주지 못한 채 거짓말과 말 바꾸기로 일관해 해당 사업장에서의 분쟁을 확산시키는 역할만 한 것 같아 씁쓸할 따름”이라고 혀를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