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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134지구] 조합장이 가짜 분양권 팔아 조합에 300억 손해: 2009.10.22 17:14 입력 | 2009.10.23 15:5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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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이 가짜 분양권 팔아 조합에 최대 300억 손해 
10년 가까이 표류하던 사업에 ‘악재’ 더해져 
‘배임’ 확정되면 특경법에 따른 중형 불가피 
 
정비사업의 조합장이 조합원에게 돌아갈 분양권을 조합원 자격도 없는 사람들에게 팔아 해당 조합에 수백억 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가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들어간 곳이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상도 134지구 지역조합주택 사업장(이하 본 사업장)이 바로 그곳. 본 사업장은 서울시 동작구 상도동 134번지 일대를 사업 구역으로 해 지난 2001년부터 8년째 강남권 최대 지역조합 주택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곳이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본 사업의 전 조합장 윤 모 씨(74)와 협력업체 대표 한 모 씨(53)는 6억 9000만 원 상당의 아파트 분양권을 자격이 없는 사람들에게 웃돈을 받고 원주민 조합원과 동일한 자격(원주민 분양가는 2억 2000만 원 정도)으로 분양권을 판매해 조합에 최대 300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본 사건은 윤 전(前) 조합장의 비리 혐의를 포착한 조합원의 고발로 표면화했다. 현재 고발된 가짜 분양권 물량은 25세대. 본 사업장의 경우 지난 2008년 5월 일반에 분양됐고, 당시 분양가는 최소 4억 6000만 원(84㎡)에서 최대 10억 9000만 원(142㎡)이었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2180만 원 정도였음을 감안하면 조합원 피해액은 16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 물량이 최대 40개로 늘어날 가능성이 커 조합원 피해 규모는 최대 300억 원에 달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07년 조합이 설립된 후 조합원 간 갈등으로 사업이 중단된 상태에서 이와 같은 비리 사건이 터지자 본 사업의 조합원들은 깊은 시름에 빠지게 됐다. 익명을 요구한 조합원 A씨는 “우리 구역은 지난 2001년부터 사업이 시작됐지만 10년 가까이 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1000명이 넘는 조합원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그런 와중에 전 조합장이 얽힌 비리 사건이 터져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등은 지난달 8일 조합 사무실 등을 압수 수색했으며 현재 계좌 추적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윤 씨와 한 씨의 혐의가 ‘유죄’로 판명될 경우, 업무상 배임에 해당하며 그 액수 또한 만만치 않아 중형에 처해질 공산이 크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 제3조 제1항은 ‘형법 제355조(횡령ㆍ배임) 또는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의 죄를 범한 자는 그 범죄 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인 때에는 다음의 구분에 따라 가중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동항 제1호와 제2호는 ‘이득액이 50억 원 이상인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때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각각 명시하고 있다. 
 
 
총회 열어 조합장ㆍ시공사 다시 뽑아 정상화 계기 마련 
관할 구청, “조합장 사임서 가져 와라”에 말짱 도루묵? 
구민 출입마저 제한해 전 시공사와 결탁 의혹도 솔솔 
 
한편 본 사업이 10년 가까이 표류하는 근저에 본 사업의 시공사였던 H중공업과 D종합건설이 방해 공작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관할 구청이 이들과 결탁해 해당 조합원들의 민원마저 무시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7월 개최된 총회에서 조합장 윤 씨는 조합원들 앞에서 사임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본 사업의 조합원들은 새로운 조합장을 선출했고, 동시에 M사를 새 시공사로 선정했다. 이후 신임 조합장은 관할 구청인 동작구청에 조합장 변경과 시공사 변경 등을 내용으로 하는 조합설립변경인가 및 사업주체변경승인을 신청했다. 
그러나 동작구청은 “전 조합장의 사임서가 있어야 한다”면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사업 승인을 해 주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조합원 B씨는 “지난 총회와 관련된 자료는 총회 당시 촬영한 영상물과 속기록에 모두 기록ㆍ보존돼 있다”면서 “법원조차 ‘전 조합장의 사임이 적합하다’고 판결을 내린 상황에서 전 조합장의 사임서를 핑계로 사업 승인을 내주지 않는 게 납득이 가질 않는다”며 의아해했다. B씨는 또 “이 때문에 사업이 지연됐고, 5000명에 달하는 조합원과 그에 딸린 식구들은 하루에 수천만 원씩 늘어나는 이자를 감당하느라 등이 휠 지경”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더욱이 동작구청의 이러한 행동에 항의, 민원을 제기하기 위해 구청을 찾은 조합원들의 출입을 막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로운 의혹도 생겨나는 형국이다. 
취재에 응한 조합원들은 하나같이 “첫 번째 방문 시 동작구청은 평일 근무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구청 정문 출입구를 봉쇄했다”면서 “이것도 모자라 2차 방문 시에는 경찰력을 동원해 구청장실 앞을 바리케이드로 막아 버렸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조합원 J씨는 “구민이면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곳이 구청”이라며 “구민의 민원 해결을 등한시하는 것도 모자라 스스로 눈과 귀를 닫은 관할 구청은 더 이상 구민들의 대표성을 논할 자격이 없다”며 일침을 가했다. 또 다른 조합원 P씨는 “이를 두고 ‘전 시공사인 H중공업과 D종합건설이 구청과 사전에 교감한 부분이 있는 것 아닌가’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수사의 필요성도 넌지시 내비췄다. 
 
 
전 조합장, “사임한 적 없다” 말 바꿔 
 
이 와중에 전 조합장인 윤 씨가 “사임한 적 없다”면서 말을 바꾼 것이 알려지면서 조합원들에 가슴은 멍들고 있다. 조합원 P씨는 “전 조합장이 이미 고발된 상태에서 자기는 사임한 적이 없다고 말하고 다녀 조합원들을 우롱하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조합원 A씨 역시 “관할 구청은 그런 조합장의 하수인도 아니면서 왜 5000 구민의 목소리는 외면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목에 힘을 주어 말했다. 
 
 
새 시공사와 前시공사 간 대결 양상 
분쟁 더욱 복잡해져 조합원만 ‘울상’ 
 
이런 어려움 속에서 M사가 조합과 새로 계약을 맺고 시공권을 따내자 기존 시공사인 H중공업 등이 반발해 시공사 간 대결 양상이 전개되면서 본 사업장의 분쟁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본 사업의 조합은 지난 4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토지인도단행 가처분 신청을 냈고 최근 법원이 이를 수용했다. 이에 따라 조합은 지난 6월 M사와 새로 체결한 도급 계약을 이행할 수 있게 됐고, M사는 법원의 결정이 나자마자 즉시 대행사를 통해 H중공업의 흔적을 지우기 위한 시설물 철거 작업에 돌입했다. M사 관계자는 “현재 현장 인수를 완료한 상황”이라며 “법원의 결정이 난 만큼 오는 11월 초부터 착공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001년부터 이 사업을 맡아 왔던 H중공업은 ’이중 계약‘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H중공업 관계자는 “(M사가) 아직 계약서상에 남아 있는 우리에게 어떤 통보도 없이 시설물을 철거했다”며 “불법이라고 보고 현재 집행 중지를 신청해 철거 작업을 멈춘 상태”라고 말했다. H중공업은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경우에 따라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본 사업장은 그동안 분양가를 낮춰 미분양을 해결하고 밀린 공사 대금을 받으려는 H중공업과 분양가를 유지해 추가 부담금을 낮추려는 조합 간 마찰이 빚어져 착공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많은 상황에서 ‘건설사 대 조합’ 간 구도에 ‘건설사 대 건설사’의 대결 양상까지 보태져 본 사업의 조합원들만 울상을 짓게 돼다. 이에 따라 본 사업은 수사 당국의 수사로 비리 사건이 해결되더라도 갈등의 양상이 복잡한 데다 조합과 전 시공사 간 갈등의 골이 여전해 분쟁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 용어 정리 
 ㆍ조합주택 
  : 일정한 자격 요건을 갖춘 지역 주민(지역조합) 또는 동일직장근로자(직장조합)가 주택조합을 구성해 공동으로 집을 지을 땅을 매입한 뒤 주택을 건립하는 사업 방식.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로, 건설 원가에 공급되므로 일반 분양 아파트에 비해 분양가가 싸고 청약통장이 필요 없기 때문에 매력적이다. 하지만 조합원 모집 시 허위ㆍ과장 광고, 시공사 부도, 거주 요건 강화로 인한 미분양 우려 등의 문제점이 상존한다. 심지어 정상적인 조합이 아닌 유령회사가 조합원을 모집해 고의로 잠적하기도 한다, 결국 좀 더 낯은 가격으로 내 집 마련을 꿈꾸던 서민들이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조합원이 되어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사람은 혹시나 있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지역조합과 정비사업조합을 정확히 구별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ㆍ지역조합 구성원 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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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 조합설립인가 신청일부터 당해 조합주택의 입주 가능일까지 주택을 소유하지 아니하거나 전용면적 60㎡ 이하의 주택 1채를 소유한 세대주인 자. 
 ② 세대주를 포함한 세대원(세대주와 동일한 세대별 주민등록표상에 등재되어 있지 아니한 세대주의 배우자 및 배우자와 동일한 세대를 이루고 있는 세대원을 포함) 전원이 주택을 소유하고 있지 아니하거나 세대원 중 1인에 한하여 전용면적 60㎡ 이하의 주택1채를 소유한 세대의 세대주인 경우. 
 ③ 주택조합설립인가 신청일 현재 당해 주택조합설립인가 지역과 동일 또는 인접한 시(특별시 및 광역시를 포함)ㆍ군 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하는 자.</TD></TR></TBODY></TABLE>
 
정훈 기자 hjeong25.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