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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담보추급권은 現구분소유자에게 귀속: 법원 “조합은 행사권한이 없다” 1심 판결 정당하다며 항소 기각; 2010.08.17 18:16 입력 | 2012.02.05 11:21 수정

도시재생신문 hjeong25.rn@gmail.com

구분소유권에 대한 등기가 이뤄진 후에는 하자담보추급권이 해당 집합건물의 현(現) 구분소유자에게 귀속돼야 하는 만큼 조합은 이를 행사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
 
서울고등법원 민사 제4부는 지난달 7일 부당이득금 등의 반환에 대한 항소심(2010나6507) 선고에서 1심의 판결이 정당하다며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
 
원고는 경기 구리시 A동 재건축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지난 2003년 3월 구리시장으로부터 설립인가를 받은 조합(A재건축 조합)이다.
 
피고는 이 재건축 사업과 관련해 원고로부터 공사를 도급받아 공사를 한 시공사이다. 피고는 지난 2002년 11월 원고와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4년 뒤인 2006년 12월에 준공인가를 받았다.
하지만 원고는 피고에게 공사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있고 이주비 이자와 시유지 매입비용 증가로 인한 부담 등을 조합원 분담금에 반영해 부당이득을 취했다며 이에 대한 반환 청구 소송을 냈다.
 

◆ 조합은 하자담보추급권 행사 권한 無
먼저 이번 판단의 핵심 쟁점인 공사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대해 살펴보면 재판부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에 의해 설립된 조합이 하자담보추급권을 행사할 수 있느냐를 주요 잣대로 판단을 내렸다.
 
A재건축 조합은 “피고가 공사를 함에 있어 계약서상의 조건을 위반해 임의로 설계를 변경해 시공하거나 공사를 누락하는 등의 하자가 발생했다”며 “계약상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 하자로 인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도시정비법에 의해 설립된) 조합이 체결한 도급계약에 따라 집합건물이 완공돼 구분소유권에 관한 등기가 마쳐진 후에는 수급인을 상대로 하는 도급계약에 따른 하자담보추급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집합건물의 현재 구분소유자에게 귀속된다”며 “조합은 더 이상 수급인에 대해 도급계약에 따른 하자담보추급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주장을 일축했다.
 
이는 집합건물의 수분양자가 집합건물을 양도한 경우 양도 당시 양도인이 하자담보추급권을 행사하기 위해 유보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권리가 현재의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에게 귀속된다는 판례(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1다47733 판결)와의 형평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구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2010. 3.31 법률 제10204호로 개정도기 전의 것ㆍ집합건물법)과 구 주택법(2009. 4. 1 법률 제960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ㆍ주택법)이 정하고 있는 ‘청구권자’에 대한 정의도 이번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집합건물법은 법에 따른 입주자대표회의 등의 청구에 따라 그 하자를 보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공동주택의 경우 입주자 등이 시공사를 상대로 직접 하자 보수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주택법은 하자보수보증금의 청구권자를 입주자대표회의 또는 집합건물법에 따른 관리단으로 정하고 있다.
 
판결문에도 ‘집합건물의 시공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궁극적으로 하자가 발생한 집합건물의 구분소유권자에게 귀속돼야 하는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따라서 조합이 시행자가 돼 시공사와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아파트를 건축, 이를 조합원 및 일반에게 분양하는 경우 조합이 그 하자에 관해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해 시공사로부터 손해배상금을 수령하더라도 이를 일반 조합 재산처럼 조합원 의결에 따라 임의로 처분해서는 안 된다.
 
결국 조합이 분양자의 지위에서 하자가 발생한 수분양자들에게 이를 분배해줘야 하는데 그동안 조합의 채권자들이 그 손해배상금에 대해 강제집행을 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하면 그 손해배상금이 수분양자들에게 지급되는 것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점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 시유지 매입비 증가로 늘어난 조합원 분담금≠부당이득
A재건축 조합이 시유지 매입비용에 관한 부당이득을 반환하라고 청구한 것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원고는 “계약에 의해 조합이 사업 경비로 부담해야 할 시유지 매입비용은 시유지 공시지가의 200% 이내로 정했음에도 피고가 실제 매입비용 전액(약 16억2000만 원)을 원고가 부담해야 할 사업 경비에 번영시켰다”며 “특히 당초 조합원 분담금에는 시유지 매입비용으로 정한 3억5443만 원이 포함된 것인데 시유지 매입비용의 증가로 늘어난 조합원 분담금에는 이것이 이중으로 계산돼 (피고가)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조합원 분담금 산정 시 시유지 매입비용 중 3억5443만 원이 이중 계산돼 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이를 일축했다.
 
재판부는 “계약서상 용적률 감소 및 시유지 매입비용 증감이 있을 경우 원고와 피고가 협의해 조합원 분담금을 조정하기로 돼 있다”며 “시유지 매입비용이 당초 예상보다 증가돼 양자가 협의, 원고가 부담할 매입비용을 당초 예정한 시유지 공시지가의 200%를 초과해 정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고 조합은 지난 2004년 10월 관리처분계획 의결 당시 계약서에 따라 시유지 매입비용의 증가 등을 반영, 조합원 분담금을 당초 예정 금액에 비해 가구당 300만 원씩 증액해 확정했음이 인정된다”며 “피고가 당초 부담하기로 한 시유지 매입비용보다 증액된 비용을 원고가 부담할 사업 경비에 반영시킴으로써 원고 조합의 관리처분계획상 조합원 분담금이 증가하게 됐다고 해도 이를 피고가 증액된 조합원 분담금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 이주비 이자 조합원 분담금에 반영ㆍ회수도 부당이득 아냐
이주비에 대한 이자를 조합원 분담금에 반영해 회수한 시공사의 행위 대해서도 이를 부당이득이라 볼 수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A재건축 조합은 피고가 공사를 제안할 당시 이주비에 대한 이자를 피고가 부담하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공사 부대비용에 포함시켜 조합이 부담하게 하자 부당이득(9억5000만 원 상당)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계약 조건을 살펴보면) 이주비에 대한 이자를 시공사가 대신 부담한다는 취지는 이를 조합원이 직접 부담하는 대신 시공사인 피고가 부담하되 (나중에) 조합원 분담금에 반영, 회수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고 판결했다.
 
원고와 피고가 계약서에 이에 대한 내용을 약정한 이상 피고가 이주비에 대한 이자를 조합원 분담금에 반영해 이를 회수했다고 해서 그것을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이에 따라 원고의 주장에는 이유가 없다고 본 것이다.
 
정훈 기자 hjeong25.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