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뉴스! 정확한 정보! 도시재생신문 :: 임기가 만료된 추진위원장의 연임과 토지등소유자의 위원장에 대한 선출권 내지 피선출권의 침해 여부

임기가 만료된 추진위원장의 연임과 토지등소유자의 위원장에 대한 선출권 내지 피선출권의 침해 여부: 2011.04.06 10:05 입력 | 2011.04.06 20:50 수정

전영상 변호사 jeonlawyer@hanmail.net

<IMG style="MARGIN: 4px 8px 4px 0px" align=left src="/PEG/13020520305760.jpg">1. 들어가며
국토해양부장관이 제정․고시한 운영규정(2009. 8. 13. 국토해양부 고시 제2009-549호로 개정된 것. 이하 ‘운영규정’이라 함)에 따르면 추진위원장 등 위원의 연임이 가능하고, 특히 추진위원장과 감사(이하 ‘추진위원장 등’이라 한다)의 경우에는 주민총회의 의결에 의하여야 한다. 
 
종래에는 추진위원장 등의 연임에 관한 안건은 연임의 가부만을 묻는 방법으로 주민총회에 상정된 뒤 의결이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었고, 이에 연임의 의미 및 토지등소유자의 추진위원장 등에 대한 선출권 내지 피선출권과 관련하여 그 가부에 대하여 일부 논란이 있어 왔다. 
 
최근 대법원은 이와 관련하여 의미 있는 판시를 하였는바, 아래에서는 이 대법원 판결에서 판시한 사항을 쟁점으로 해서 간략히 검토해 보고자 한다.

 
2. 대법원의 판시 내용
대법원은, 원심이 한 사실인정을 전제로, “피고의 운영규정에는 위원의 임기는 선임된 날부터 2년까지로 하되, 추진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연임할 수 있으나, 위원장·감사의 연임은 주민총회의 의결에 의하며, 추진위원의 선임방법은 추진위원회에서 정하되, 동별·가구별 세대수와 시설의 종류를 고려하여야 하고, 위원장, 감사의 선임, 변경, 연임 등의 사항은 주민총회의 의결을 거쳐 결정한다고 규정했다. 
 
이에 의하면 위원장이나 감사의 임기가 만료한 경우에 선임 또는 연임의 결정은 주민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지만, 피고가 새로운 입후보자등록공고 등의 절차를 밟아 주민총회에 위원장·감사의 선임 안건을 상정하든지, 그렇지 아니하고 주민총회에 위원장, 감사의 연임 안건을 상정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해석된다. 
 
따라서 원고를 포함한 토지소유자들의 위원장이나 감사에 대한 선출권 내지 피선출권은 주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된 위원장이나 감사를 연임하는 안건에 관하여 이를 부결하는 내용의 반대 결의가 이루어진 다음에 새로운 추진위원으로 위원장이나 감사를 선임하는 결의를 하는 경우에 보장하면 충분하고, 피고가 주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된 위원장이나 감사를 연임하는 안건을 상정하는 때에는 새로운 입후보자가 등록하는 것이 아니므로 입후보자등록공고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원고를 포함한 토지소유자들의 위원장이나 감사에 대한 선출권 내지 피선출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09다89337 판결).

 
3. 추진위원회가 추진위원장등의 선임 또는 연임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지
가. 추진위원회의 안건 선택의 근거규정
운영규정 제25조는 운영규정에서 따로 정하는 사항과 위원의 보궐선임 사항 등을 추진위원회의 의결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대법원이 “피고가 새로운 입후보자등록공고 등의 절차를 밟아 주민총회에 위원장, 감사의 선임 안건을 상정하든지, 그렇지 아니하고 주민총회에 위원장, 감사의 연임 안건을 상정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해석된다”고 판시한 근거를 찾아보면, 일단은 ‘주민총회 부의안건의 사전심의’ 사항을 의결할 수 있다는 운영규정 제25조 제3호인 것으로 보인다.
 
위 대법원 판결에는 이 운영규정 제25조 제3항에 대한 언급이 없지만, 달리 그 근거가 될 만한 규정이 없고, 혹여 ‘추진위원의 선임방법은 추진위원회에서 정하되, 동별․가구별 세대 및 시설을 종류를 고려하여야 한다’는 운영규정 제15조 제5항을 근거로 삼게 되면, 이 규정이 ‘추진위원장 등’의 ‘연임’에 관한 규정이 아닌데다, ‘위원’과 ‘추진위원’이라는 용어를 구별해서 전자가 후자와 더불어 추진위원장 등을 포함한 용어로 사용하고 있는 다른 규정들과 해석에 있어 충돌이 생기기 때문이다.

 
나. 추진위원회가 추진위원장 등의 연임과 관련한 안건을 선택할 수 있는지
사실 추진위원회는 그 설립목적이 조합설립에 있는 만큼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의결사항을 운영규정 제25조 제1항에서 정한 사항만으로 한정해서 볼 필요는 없으며, 굳이 연임 안건을 상정하는 방법을 정할 수 있는 근거를 같은 항 제3호에서 찾지 않더라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고 여겨진다.[달리 이를 제한하는 규정도 없다].
 
요컨대 아래에서 살펴볼 바와 같이 연임 안건을 상정하는 것이 토지등소유자의 추진위원장 등에 대한 선출권 내지 피선출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면 추진위원회가 이에 대한 결의를 하지 못할 바는 아니라고 여겨지고, 위 대법원 판결은 그러한 의미에서 이해할 수 있다.

 
4. 연임 안건을 상정한 것이 토지등소유자의 추진위원장 등의 선출권 내지 피선출권을 제한하는 것은 아닌지
가. 연임의 방법
(1) 연임이란 일반적으로 연속 내지 계속 취임을 말하는 것인데, 도시정비법령 등에서 그 방법에 관한 규정을 찾을 수 없다. 이는 추진위원장 등의 연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2) 그리하여 연임의 방법으로 종래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주민총회에서 연임의 가부만을 묻는 것으로 의결을 받는 것이 보통이었다. 추진위원장 등에 대하여 연임에 찬성하는 의결이 있는 경우 추진위원장 등이 계속해서 그 직을 수행하도록 하고, 만일 부결될 경우에는 새로운 경쟁을 통해 주민총회에서 추진위원장 등을 선임하는 방법인 것이다(제1방법). 
 
주민총회의 결과가 전자의 경우라면 선거관리업무를 생략할 수 있으므로 그에 따른 비용이나 주민들 간의 반목을 줄일 수 있다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때에도 추진위원회의 위원 자체가 그 구성에서부터 운명을 같이 하는 경우가 보통인데다, 주민총회에서의 의결이 그 소집주체 내지 추진위원회의 의사에 따라 사실상 그 결과가 좌지우지되는 경향을 무시할 없고, 토지등소유자의 입장에서 설령 주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된 추진위원장 등을 연임하는 안건에 관하여 이를 찬성하는 의결이 이루졌다 하더라도 경쟁에 의해 주민총회에 상정되었다면 그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볼 것이므로 그 결과를 쉽게 받아들이려 하지 않으려는 단점이 있을 수 있다. 
 
더구나 연임 안건이 부결되는 후자의 경우에 빚어지는 사실상의 문제점도 결코 가벼운 것만은 아닐 것이다. 추진위원장 등은 새로운 주민총회에 대한 의지를 잃게 될 것이고, 이에 새로운 주민총회와의 사이에 업무공백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으며, 선거관리업무와 새로운 주민총회 개최에 따른 비용의 증가는 물론, 차회의 추진위원장 등 선출을 위한 과정이 과열되어 주민들 간의 반목이 심화될 여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3) 그런데 한편으로 연임의 방법으로서, 우리가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보듯이 1회 임기가 만료되면 그에 앞서 다시 한 번 경쟁에 부쳐 대통령선거를 치루고 거기서 다시 선출되는 경우 연임을 하는 것과 같은 방법을 취할 수도 있다(제2방법). 
 
이 경우 한 번의 주민총회를 통해 연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매 임기마다 주민들 간의 반목의 여지가 생길 수 있는 단점이 있게 될 것이다. 추진위원장 등의 임기가 짧다면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나. 연임의 가부만을 묻는 방법이 토지등소유자의 추진위원장등에 대한 선출권 내지 피선출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그런데 위에서 본 각 방법상의 차이점 내지 장단점은 기실 사실상․경제상의 문제점이라고 볼 수 있으며, 토지등소유자들의 추진위원장 등에 대한 선출권 내지 피선출권이라는 권리의 문제는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특히 제1방법에 따라 연임 여부를 주민총회에서 묻게 될 때, 찬성하는 의결이 나오는 경우에는 다른 토지등소유자들이 추진위원장 등으로 선출되거나 다른 후보자를 선출할 기회가 박탈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위 대법원 판결은 이러한 방법이 토지등소유자의 추진위원장 등에 대한 선출권 내지 피선출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 것인데, 법률적인 관점에서 수긍할 수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대법원의 판시대로 주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된 추진위원장 등을 연임하는 안건에 관하여 이를 부결하는 내용으로 반대의결이 이루어질 수 있으며, 반대로 그와 같은 반대의결이 없다는 것은 기왕의 추진위원장 등이 토지등소유자들로부터 재신임을 받은 셈이 되어 가정적이기는 하나 다시 경쟁에 부쳤더라도 기왕의 추진위원장 등이 다시 선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법원 판단의 이면에는 토지등소유자가 추진위원장 등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근대사법상의 인간관이 자리 잡고 있다고 보여지는 것이다.

 
다. 소결론
법률적 견해의 대립은 근본적으로 추진위원장 등의 연임 방법에 관하여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는 데에 기인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거기에 사실적․경제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양 방법상의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보태어 보면, 위 대법원의 판결은 정당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5. 결론
위와 같은 대법원 판결로 추진위원장 등의 연임방법에 관한 논의가 일응 정리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제1방법에서 연임 안건이 부결되는 경우 취할 후속 조치가, 제2방법에서는 한 번에 도달할 수 있는 길을 돌아가는 듯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한편으로 민주적 정당성의 측면에서 추진위원장 등의 선임권한이 주민총회에 유보되어 있음에도 연임의 방법을 추진위원회로 하여금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어색하다. 운영규정의 법규성 여부는 별론, 차제에 이와 관련된 규정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지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