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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여객기 격추, 미국·서방은 자유로운가?: 2014.07.20 19:59 입력 | 2014.07.21 15:10 수정

by 송윤창(발행인, 분쟁컨설팅연구소장) rknews@daum.net

<IMG style="HEIGHT: 141px; MARGIN: 4px 0px 4px 8px; WIDTH: 119px" align=right src="/PEG/14058540195979.jpg" width=381 height=403>며칠 전 우크라이나 상공을 지나던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정체불명의 대공 미사일에 격추돼 탑승객 298명이 모두 사망했다. 미국 등 서방은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반군의 소행으로 단정 짓고 이를 러시아의 책임으로 돌려보려고 애쓰고 있다. 
 

그런데 민간 항공기에 대한 공격에 있어서는 미국 역시도 자유롭지가 않아 향후 진상이 규명되더라도 상당기간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이스라엘군의 고의적인 팔레스타인 민간인지역 공습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도 있어 더욱 그렇다.
 

▶이란·이라크 전쟁 막바지인 1988년 7월 호르무즈 해협 상공을 비행하던 이란 민항기가 갑자기 날아온 대공 미사일에 격추됐다. 승객과 승무원 290명은 모두 사망했다. 미사일을 쏜 것은 미 해군의 최신예 이지스 순양함 빈센스호였다. 이지스함은 최대 1000㎞ 떨어진 항공기와 미사일을 식별해 ‘신의 방패’라고 부르던 최첨단 함정이었다. 미국은 함장을 비롯한 승조원들이 여객기를 이란 공군 F-14 전투기로 오인해 공격했다고 밝혔다. 빈센스호는 접근하는 정체불명 항공기에 여러 차례 경고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 민항기가 들을 수 없는 군용 채널을 쓰는 바람에 교신이 될 수가 없었다.
 

▶빈센스호의 공격에 5년 앞선 1983년엔 대한항공 007편이 소련 전투기에 격추돼 승객 246명과 승무원 23명 전원이 숨졌다. 007편은 어떤 이유에선지 항로를 벗어나 소련 영공을 침범했고 소련 SU-15 전투기는 비무장 민간 여객기에 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 소련 당국이 전투기 조종사에게 격추 명령을 내린 이유를 두고 추측이 많았다. 인근 지역을 비행했던 미군 정찰기로 잘못 알았을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감시 식별 장비가 발달한 2000년대 들어서도 오인 공격은 종종 일어났다. 2003년 이라크전에서 미국 패트리엇 미사일이 영국 토네이도 전투기와 미군 FA-18 전투기를 적 미사일로 오인해 공격했다. 2011년엔 강화 교동도의 해병대 초병들이 새벽에 아시아나 민항기를 북한 공군기로 잘못 알고 K-2 소총 99발을 쏘기도 했다. 아시아나기는 소총 사거리보다 훨씬 높이 날고 거리도 멀어 피해는 보지 않았다. 
 

무기기술이 발달하고, 장비가 아무리 첨단화 되어도 결국 사람에 의해 움직인다. 무기나 장비를 사용하는 인간의 의지에 따라 무기의 용도가 결정되는 것이다. 이번 정체불명의 미사일에 의한 말레이시아 민간항공기 격추사건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미국과 서방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그리고 현재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에서 벌이는 모든 살인행위 역시 마찬가지다. 누구의 책임이 아니라,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