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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곡3주구 관리처분총회 개최' 결승선 눈앞에?: 조합원 반발이 ‘뇌관’…사업지연 우려 높아져; 2010.09.27 15:38 입력 | 2010.09.28 23:05 수정

도시재생신문 hjeong25.r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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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 찾은 화곡3주구 내 우신아파트 후문. 대낮인데도 인적이 드물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서울 강서구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꼽히는 화곡3주구 재건축 사업이 9부 능선을 넘었다. 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강서구민회관에서 이곳 조합(조합장 이흥규)이 주최하는 조합원 총회가 열려 관리처분계획 등을 의결했다.
 
이날 화곡3주구 재건축 조합 측은 총 7개 안건을 상정해 의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정된 안건은 ▲제1호 ‘조합 수행 업무 추인의 건’ ▲제2호 ‘2010년도 예산(안) 승인의 건’ ▲제3호 ‘사업시행인가 변경 관련 사항 결의의 건’ ▲제4호 ‘사업 구역 내 소유권 매입의 건’ ▲제5호 ‘조합원 추가 분양신청 동의의 건’ ▲제6호 ‘시공자(현대건설) 본계약 체결의 건’ ▲제7호 ‘관리처분계획(안) 동의의 건’ 등이다.
 
이로써 화곡3주구 재건축 사업은 정비사업의 꽃이라 불리는 ‘관리처분’ 단계로 진입하게 됐다. 하지만 이번 총회 결과가 화곡3주구 재건축 사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한쪽에서는 (총회) 개최를 앞둔 지난 15일 이에 반대하는 조합원들이 제기한 총회 개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만큼 조합이 공람을 거쳐 구청의 인가를 받는 등의 순서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곳에 정통한 소식통은 “절차상 필요한 시일을 고려하면 오는 11월 중순에는 관리처분인가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렇게 되면 12월부터는 본격적인 철거 작업이 이뤄질 것이고 빠르면 내년 상반기 중으로 착공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반대하는 조합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예정대로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 A씨는 “반대파가 조합 집행부의 사퇴와 시공자 재선정을 주장하며 격렬히 저항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조합 바람대로 사업이 추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조합과 대척점에 서 있는 ‘화곡3주구 바른 재건축을 위한 모임(바재모)’ 측은 홈페이지와 소식지 등을 통해 조합과 시공자 간 유착 의혹을 제기하는 동시에 관리처분총회 결의의 무효와 이를 위한 소송 준비, 조합 임원 해임을 위한 총회 발의 준비 등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바재모와 이를 지지하는 조합원들은 ▲무상지분율을 제시하지 않은 지분제로 사업을 추진해 조합원들의 부담을 늘린 점 ▲시공자에게 불필요하게 상가 분양 수익 450억 원을 보장한 점 ▲지난달 현대건설이 시공자로 선정된 강동구 둔촌주공(재건축)과 비교할 때 조합원들이 차별 대우를 받고 있는 점 등을 불만으로 제기하고 있다.
 
바재모 측은 사업 정상화를 위해 임시총회 발의 및 소송을 위한 간담회를 연이어 개최하는 등 현(現) 조합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에 조합 측은 ▲여러 단지가 묶인 채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특수성 ▲상가 분양의 경우 내부 토론과 외부 자문을 통해 충분히 검토했고 애당초 시공자와 협의해 계약을 추진했던 점 ▲3.3㎡당 일반분양가 등에서 차이가 나는 둔촌주공과 비교 불가능한 점 등을 이유로 이를 반박하며 예정대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렇듯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분쟁이 지속될 것임을 암시하자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 B씨는 “신축 세대수가 3000가구에 달하는 화곡3주구 재건축 사업은 공사비만 수천억 원인 대형 사업”이라며 “사업이 지연될 경우 매월 수십억 원의 비용이 허비되는 만큼 조합원들의 대승적인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관리처분 단계에 들어선 현재 이제까지 사업을 이끌어 온 조합을 무너뜨리고 시공자를 재선정하는 등 사업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게 조합원들(지난 5월 기준 1984명)에게 어떤 이득을 가져올지 의문”이라며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반대인가를 곰곰이 따져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화곡3주구의 관리처분총회는 수차례 연기된 끝에 예정보다 반년 이상 늦게 열린 만큼 이로 인해 발생한 비용 역시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가까스로 열린 총회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난도질하는 것은 대다수 조합원들의 가슴을 후벼 파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조합원 K씨는 “사업 구역이 지난해 말부터 도심 속 무인도로 전락해 우범지대가 돼 인근 주민들까지 불안에 떨고 있다”며 “하루빨리 사업이 진행돼 이러한 불안감에서 해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일 찾은 화곡3주구 내 우신아파트 단지에는 곳곳에 쓰레기가 쌓여 있고 깨진 유리창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어 보기에도 위험해 보였다. 낮인데도 인적이 드물어 범죄 및 청소년 탈선장(脫線場)으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해 보이기까지 했다.
 

◆ 분쟁의 ‘核’ 다인상가
조합과 이에 반대하는 조합원들 간 논쟁의 중심에는 인근에 위치한 상가가 자리 잡고 있다. 강서구 화곡동 1005-21번지를 주소로 하고 있는 다인상가가 그 주인공이다.
 
조합 측이 지난 18일 총회에서 통과시킨 제7호 안건에 반대하는 조합원들은 “조합이 상정ㆍ의결한 관리처분계획은 다인상가의 취득을 전제로 수립된 것인데 조합은 아직까지 이곳의 소유권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따라서 관리처분계획은 무효이며 이를 강행ㆍ처리해 조합원들에게 피해를 끼친 조합 집행부는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조합 측은 “관리처분계획에는 다인상가를 포함해 기타 상가에 대한 사업 계획이 반영돼 있을 뿐이며 해당 상가에 대한 소유권을 확보하기 위한 자금은 토지 매입비에 포함돼 있는 만큼 문제 될 게 없다”고 반박했다는 전언이다.
 
이어 “다인상가와 관련한 매도청구소송에서 조합이 항소를 제기해 현재 서울고등법원에 계류 중”이라며 “재판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사업 추진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판단이 내려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재 조합에 대한 조합설립인가 처분 무효 확인 소송이 진행 중인 데다 조합에 불리한 판단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곳 상황을 지속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화곡3주구 재건축 사업은 서울 강서구 화곡동 산 70-1번지 일대 15만6000여 ㎡가 대상지로 ▲우신아파트 ▲양서아파트 1단지 ▲홍진시범 1ㆍ2차 아파트 ▲홍진아파트 ▲화인빌라 등으로 이뤄져 있다. 재건축을 통해 38개동 2603가구(일반분양 734가구)의 대형 단지로 거듭나게 된다.
 
정훈 기자 hjeong25.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