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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12구역]재개발 비리, 대기업이 나서면 무죄?: 비리 사건 검찰 수사 지지부진ㆍ대기업 로비 의혹; 2009.09.16 17:29 입력 | 2009.11.19 22:1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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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비리도 대기업이 나서면 무죄? 
옥수 제12구역…차원 다른 악질 비리 
검찰 송치된 지 몇 달 지나도 무소식 
 
‘갑’이 회사 ‘을’을 차린 뒤 사장은 자신의 장인으로, 직원들은 본인의 친구 등 지인들로 채웠다. 그 뒤 ‘병’이라는 회사로부터 특정 용도로 쓰겠다며 돈을 빌린 뒤 이를 유용했다. ‘병’은 이에 대해 ‘갑’과의 계약에 따라 관리ㆍ감독할 권한이 없다며 책임을 회피한다. 이를 한 ‘정’은 이 사건을 검찰에 고발했으나 몇 개월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다. 
말도 안 될 법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 곳이 있다. 바로 서울시 성동구의 옥수 제1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이하 본 정비사업)장이 바로 그곳이다.
여기서 ‘갑’은 본 정비사업의 조합이고, ‘을’은 유현컨설팅이란 특수목적회사(SPC), ‘병’은 시공사로 선정됐던 삼성물산이다. 
본보는 창간호(2009년 9월 2일자 10면 참조)에서 유현컨설팅이란 회사의 문제와 삼성물산이 그 회사에 자금을 빌려준 과정이 미심쩍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본 정비사업에 얽힌 비리가 결국 검찰에 손으로 넘어갔음을 알린 바 있다. 
하지만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 한참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본 사건이 확대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시간을 끌고 있고, 그 과정에서 검찰을 상대로 전 방위적 로비가 행해진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여전히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유현컨설팅’ 
애당초 설립할 필요 없는 유령회사? 
설령 있다 해도 자금 유용은 문제! 
 
본 정비사업과 관련한 논란의 중심에는 ‘유현컨설팅’이라는 회사가 있다. 본 사건을 검찰에 고소한 조합원 P씨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007년 7월 정기총회에서 조합원 지분 매입 안건이 통과된 직후인 그해 9월 설립됐다. 그런데 이 회사의 대표이사는 현 조합 총무이사인 김 모 씨의 장인이며 기타 임직원들도 당시 조합 임원들로 구성돼 명백히 특수 관계인을 주축으로 급조된 회사였다는 게 P씨의 주장이다. P씨는 유현컨설팅이 조합 집행부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조합의) 협력 업체라면 당연히 조합 총회에서 선정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창간호에서도 지적했듯이, 해당 조합이 조합원 수를 감소시킬 이유가 없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난 2007년 1월 당시 조합원 수는 1443명, 사업 계획에 따른 건립 세대수는 1572세대였기 때문이다. 임대주택(258세대)을 포함하면 그 차이는 더 커진다. 
따라서 조합으로서는 애당초 이런 회사를 세울 필요가 없었다. 설령 회사의 설립 이유에 하자가 없다고 해도 차입한 자금을 집행하는 과정엔 분명 문제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원래 지난 2007년 7월 정기총회에서 결의된 대로라면 삼성물산으로부터 빌린 자금 70억 원의 용처는 일부 조합원 지분을 매입해 조합원 수를 줄이는 데 있었다. 그 외의 목적으로 사용될 경우에는 다시 조합원의 의사를 묻는 것이 당연한 일. 
또한 당초 계획대로 자금이 사용됐다고 한다면, 조합이 매입한 조합원 지분은 곧바로 조합으로 귀속됐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자금 집행 과정에서 조합은 유현컨설팅을 통해 지분을 매입하고 일부 조합 임원의 특수 관계인 명의로 권리를 이전했다. ‘조합원 수를 줄이기 위해서’라는 목적은 아예 처음부터 눈속임을 위한 거짓 명분이었던 셈. 
이에 대해 본보는 창간호에 조합 측 해명도 실은 바 있다. 취재 당시 조합 측은 원래 조합 명의로 지분을 매입하려고 했지만, 총회 이후 사업 계획이 일부 변경됨에 따라 건축 면적별 가구 수가 늘어났기 때문에 굳이 조합 명의로 이전할 이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현컨설팅을 통해 조합원 지분을 매입한 것은 차입금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배임죄에 해당하기 때문이었고,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조합 임원 및 특수 관계인들은 명의만 빌려준 것일 뿐이며 그에 대한 실질적인 권리는 유현컨설팅이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이는 ‘부동산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추정됨. 다음 호에 상세히 보도 예정) 
그러면서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면 명의는 곧바로 조합으로 이전되도록 미리 예정돼 있었던 것이라고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차입금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졌다면 삼성물산에 반환하면 될 일이지, 사용하지 않는다고 형법상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한다는 주장은 ‘거짓’이라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쌓인 부채 12년간 50억 원…운영비 최고 수준 
예산초과지출도 맘대로…감사는 뭐 했나 
반환 국공유지불하대금 490억도 논란거리 
 
본 정비사업은 지난 1997년 4월에 추진위원회(추진위)가 발족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사업이 시작된 지도 벌써 10년이 훌쩍 넘어선 것이다. 
하지만 본래 정비사업이란 게 이러저런 이유로 사업이 지연되기 일쑤인 점을 감안해도 본 정비사업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사업 기간이 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는 그만큼 조합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조합이 썼거나 갚아야 할 돈이 어마어마하다는 데 있다. 지난 2009년 4월 정기총회 자료에 따르면 조합의 부채ㆍ자본 총계(2008년 12월 31일 기준)가 1440억 원을 넘어선 상태다. 자본 계정이 미처리결손금(약 13억 9900만 원)으로 처리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부채가 1440억 원이란 얘기나 다름없다. 
물론 이를 두고 단순히 12년간 동안 해마다 약 120억 원씩 빚을 낸 꼴이라며 비난할 수는 없다. 이 돈이 당장 갚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이 중에는 이주비 차입금(1007억 원), 장기차입금(383억 원) 등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를 뺀 금액(1440-1007-383=50억 원) 중 상당 부분이 조합 운영비 등으로 사용된 것으로 가정하면 해마다 4억 원 이상 지출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통상적으로 조합 운영비 지출이 급증하는 시기가 시공사가 선정 이후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 2000년 이후 9년 동안 50억 원에 가까운 돈을 썼다는 얘기가 된다. 
따라서 본 조합의 씀씀이가 타 사업장의 조합에 비해 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최근 재개발정비사업을 진행 중인 강북의 주요 사업장을 조사한 결과(아래 [표] 참조) 조합별 1년 운영비는 본 조합이 조사 대상 13곳 가운데 유일하게 4억 원을 넘겨 압도적으로 1위에 올랐다. 
 
   [표] 서울시내 주요 재개발정비사업장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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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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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비(年)</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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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급여 
(월 평균)</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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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고</TD></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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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 제12구역</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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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 3384만 원</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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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만 원</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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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도 예산안ㆍ6명</TD></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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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제3-1구역</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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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5438만 원</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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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만 원</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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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도 예산안ㆍ3명(조합장 판공비 포함)</TD></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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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제12구역</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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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600만 원</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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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만 원</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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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5월~12월(8개월)ㆍ6명</TD></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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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제20구역</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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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 7700만 원</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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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만 원</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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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ㆍ5명</TD></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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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제1구역</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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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 4240만 원</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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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만 원</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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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8월 창립총회 자료ㆍ4명</TD></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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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제6구역</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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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8735만 원</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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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만 원</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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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도 예산안ㆍ4명</TD></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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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제7구역</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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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8181만 원</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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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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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10월~2007년 6월(8개월)</TD></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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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제8구역</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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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6980만 원</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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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만 원</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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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도 예산안ㆍ4명</TD></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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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제8구역</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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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6578만 원</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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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만 원</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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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예산안ㆍ4명</TD></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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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제3구역</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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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2000만 원</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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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만 원</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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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도 예산안ㆍ3명</TD></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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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제7구역</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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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450만 원</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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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만 원</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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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도 예산안(5월~12월)ㆍ4명</TD></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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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제1구역</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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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00만 원</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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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만 원</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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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창립총회 자료ㆍ3명</TD></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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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 제6구역</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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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60만 원</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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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만 원</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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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5월~12월(8개월)ㆍ3명</TD></TR></TBODY></TABLE>
 
    ▶ 추진위 또는 조합의 운영비는 지역별 소득 수준, 사업 추진 시기와 당시 물가 수준, 정비사업 규모(세대수) 등의 차이로 인해 상기 수치 그대로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봤을 때 본 정비사업의 운영비와 임직원 급여는 기타 정비사업장에 비해 최고 수준임에는 틀림없다. 
 
더욱이 2009년도 예산안 책정 당시 4억 3384만 원이던 조합 운영비가 실제 집행 과정에서는 2억 6500만 원 이상 늘어난 6억 9947만 원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계획보다 60%가 넘는 예산초과지출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없었다는 게 조합원들의 불만이다. 
또한 2009년도 예산안에는 2008년에 초과 집행된 예산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조합원들은 이에 대해서도 역시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도대체 조합의 감사라는 자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본래 감사는 법인의 재산이나 업무를 감독하고 검사하는 임원이다. 특히 조합 집행부의 자금 지출에 대해선 늘 예의 주시해야 하고, 문제가 있을 경우엔 이를 시정해야 할 책임이 있는 직책이다. 
하지만 본 사건의 경우, 조합 감사의 역할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창간호에서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지난 4월 정기총회에서는 60% 이상 늘어난 예산집행을 놓고 결산 승인을 받지 않은 채 이를 결산 보고의 형식으로 대체한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뤄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조합이 2008년 결산보고서에서 확정 이자 8%를 지급하기로 하고 삼성물산으로부터 빌린 자금 70억 원을 유현컨설팅에 대여하고 그에 대한 이자수익 수억 원을 누락한 것에 대한 해명 요구와, 조합이 과연 대부의 주체가 될 수 있느냐는 문제 제기도 있었다. 
 
 
예산초과지출은 조합 맘대로? 
 
조합 측이 2008년 한 해 동안 이미 의결된 예산안보다 초과 집행한 데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당초 책정된 예산안에 비해 이해하기 힘들 만큼 초과 지출된 부분이 많은 데다 이에 대해 조합 측이 밝힌 지출 사유 역시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2008년도 예산안과 실제 집행된 예산을 몇 과목만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조합 임직원 급여로 책정된 예산은 상여금을 포함해 1억 8240만 원인데 비해, 실제 집행된 급여는 2억 760만 원이었다. 급여에서만 2520만 원의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또 복리후생비의 경우 당초 책정된 예산은 960만 원이었으나 실제로 지출된 금액은 무려 1억 680여만 원이었다. 무려 9720만 원이나 늘어난 것으로 이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지급수수료의 경우에도 책정된 예산 1500만 원이 실제로는 1억 4350만 원 가까이 지출돼 1억 2800만 원 정도 초과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예산안에 있지도 않던 ‘잡금’ 명목으로 5441만 원, 접대비로 2761만 원 등이 추가 지출됐는데 이에 대해 조합 측은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환된 국공유지불하대금 누구 맘대로? 
 
관련 소송에서 승소해 돌려받게 되는 국공유지불하대금 490억 원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현재 관리처분계획에 기재된 분양가는 국공유지불하대금 490억 원이 사업비로 포함돼 책정된 금액이다. 따라서 조합원들은 이 돈은 반환되는 즉시 사업비에서 제외하고, 분양가를 다시 계산하든지, 아니면 비례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합원들이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이 금액이면 조합원당 평균 최소 2000만 원에서 최대 5000만 원까지 되돌려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합은 이 돈을 예비비로 책정하고 공사 중에 발생하는 추가 분담금에 충당한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남는 금액이 있으면 조합 청산 후에 조합원들에게 나눠주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다. 
이에 대해 일부 조합원들은 이러한 조합의 행태에 대해 조합이 이 돈을 어떤 용도로 사용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언제 돌려받을지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떼인 돈’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한 조합원은 일례로 입주가 완료된 지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100억 원의 용처를 몰라 조합 청산이 되지 않고 있는 인근 B아파트의 경우를 들었다. 
이러한 일부의 주장에 대해 조합 측은 490억 원을 사업비에서 제외한 후 분양가와 비례율을 다시 산정하게 될 경우, 관리처분계획을 새롭게 받아야 하기 때문에 사업이 지체된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재개발정비사업 구역 가운데 사업은 일정대로 진행하면서 관리처분계획을 취소하고 다시 인가를 받은 곳이 많다는 게 조합원 P씨의 주장이다. 
 
 
지지부진한 수사…검찰은 뭐하나 
특경법상 무기징역에 속해 
삼성 측 로비 의혹 제기 
 
한편 조합원 P씨의 고발로 표면화한 본 사건이 검찰의 손을 거치면서 지지부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건이 경찰에서 검찰로 송치된 지 3개월 가까이 흘렀지만 이렇다 할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는 데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본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동부지방검찰청의 이 모 검사와 전화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그가 속해 있는 형사 5부 직원은 “사건 관계자가 아니면 (전화) 통화를 할 수 없다”고 전하며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을 필두로 한 삼성 그룹 차원에서 다각적인 로비를 벌인 결과 수사가 표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자문에 응한 법률 전문가 S씨는 “유현컨설팅을 통해 이해관계자들이 조합원 지분을 개인 명의로 취득했고, 이때 소요된 차입금 70억 원에 대해 경찰에서 ‘혐의가 있다’는 의견을 붙여 검찰에 송치하였다면 이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경법) 위반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재개발 비리 사건 수사에 있어 이처럼 혐의가 인정된 사안에 대해 검찰에서 수사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의문을 표시했다. 
특경법 제3조 제1항에 따르면 횡령ㆍ배임 등의 범죄행위로 인한 ‘이득액’이 50억 원 이상일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S씨는 또 “이 사건과 비슷한 사례로 ‘서울시 마포구 A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에서 조합장이 (횡령으로) 구속된 것을 들 수 있다”면서 “위 두 사건의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해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흔히 양측의 감정 때문에 벌어진 고소ㆍ고발 사건이 아니고, 정확한 사실(fact)을 갖고 진행되는 비리 사건의 수사치고는 검찰에서 상당히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 다음 호에 계속 됩니다.>
 
정훈 기자 hjeong25.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