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뉴스! 정확한 정보! 도시재생신문 :: 주안8구역추진위·반대파·인천남구청 첨예한 대립

주안8구역추진위·반대파·인천남구청 첨예한 대립: 2010.04.09 22:38 입력

임해중 기자

주안8구역재개발사업이 추진위원회해산신청을 둘러싸고 반목을 거듭하고 있다. 현 추진위원회와 반대파 그리고 인천남구청 3자가 서로 다른 입장을 반복하고 있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구역은 국토부에서 제정ㆍ고시한 추진위 운영규정인 「추진위원회는 조합설립인가 전에 추진위원회를 해산하고자하는 경우 추진위원회 설립에 동의한 토지등소유자의2/3이상 또는 토지등소유자의 과반수 동의를 얻어 시장 또는 군수에게 신고함으로써 해산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추진위의 불투명한 사업운영과 시공사선정의 문제를 근거로 추진위원회해산신청을 하게 됐다.
 
이 구역에서 생겨난 갈등의 발단은 추진위원회가 승인되기 전 시공사(ㅍ산업)가 내정돼 있다는 의혹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반목과 갈등이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남구청이 내렸던 추진위원회해산신고 거부처분에 대한 법원의 취소 확정판결이 나오자 혼란이 거듭되고 있는 것이다. 
 
추진위원회를 해산해야만 하는 것인지 여부와 사업지연에 따른 주민불안감 가중 등 다양한 문제들이 생겨나고 있고 이에 대한 서로 간의 주장이 반대돼 상황이 정리되기는커녕 주민 혼란만 더 커져가고 있다.
 
이에 주안8구역재개발사업장에서 이토록 갈등이 골이 깊어지고 있는 주요 원인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과정을 거쳐 왔는지 자세히 알아봤다. 
 

◆ 추진위원회해산신청 어떻게?
 
추진위해산신청을 둘러싼 3자(추진위, 반대파, 인천시남구청)의 갈등은 주안8구역 주민들이 접수한 추진위해산신청에 대해 남구청이 07년10월 거부처분을 하면서 시작됐다.
 
추진위운영규정 제5조, 제8조, 제20조, 제21조에 의하면, 추진위의 업무 중 위원장 및 감사의 선임, 운영규정의 변경, 정비업자의 선정 및 변경, 기타 조합설립추진과 관련해 추진위에서 주민총회의 의결이 필요하다고 결정하는 사항 등 중요사항에 관해서는 토지등소유자 전원으로 구성된 주민총회의 의결을 거쳐 결정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해산신고는 추진위 자체를 해산한다는 신고인 점에 비춰볼 때 토지등소유자가 과반 수 이상 추진위 해산을 원한다 해도 주민총회의 의결을 거쳐 추진위 스스로 해산신고를 할 수 있을 뿐 개개의 토지등소유자가 추진위 해산신고를 할 수 없어 해산동의자 대표가 해산신고의 주체가 될 수 없다는 것이 거부의 이유였다.
 
하지만 남구청의 거부처분에 대한 취소 행정소송에서 서울고법이 원고승소판결을 내리며 주안8구역의 상황은 급변했다. 
 
추진위가 조합을 설립할 경우 도시정비법 제15조제4항에 의해 추진위가 행한 업무와 관련된 권리와 의무는 조합이 포괄 승계하는 등 추진위의 구성에 동의하지 않은 정비구역 내 토지등소유자도 추진위의 존립에 대해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해관계를 갖고 있어, 추진위를 해산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게 주된 이유다. 
 
법원은 “추진위 운영규정 제5조제3항은 토지등소유자의 동의에 의한 추진위원회 해산규정을 둠으로써 파행적으로 운영되는 추진위를 해산시키고 토지등소유자의 대표성을 갖는 추진위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하기위한 조항”이라며 따라서 그 해산신고의 주체를 추진위로 제한하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한 것이다. 
 
이에 항소심 판결에 불복한 추진위가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대법원 또한 “토지등소유자의 신청으로도 추진위해산이 가능하다”는 해석과 함께 상고를 기각해 거부처분취소에 대한 확정판결이 나온 것이다. 
 

◆ 해산여부…가장 큰 쟁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다. 일각에서는 추진위해산절차를 위한 단계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남구청이 다시 추진위해산신청을 거부할 수 있다는 의견도 팽배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가람법률사무소의 조창혁 변호사는 “이와 같은 경우 행정소송법 30조2항 취소판결에 대한 기속력에 해당되기 때문에 판결 취지는 추진위원회해산신청을 수리하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라며 “하지만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됐다고 하더라도 행정청이 추진위원회해산을 받아들이게 할 수 있는 직접강제 수단이 없기 때문에 해당관청이 다시 거부처분을 내릴 수도 있다는 맹점(盲點)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조 변호사는 “만약 남구청이 다시 추진위원회해산신청에 대해 거부를 한다면 이는 위법한 행위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행정소송법 제34조 1항에 의거해 그 지연기간에 따라 일정한 배상을 청구하는 간접구제의 방법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상황을 정리했다. 
 
즉 원칙적으로 확정판결 이후 담당구청이 해산절차를 받아들여야하는 것이 취지에 맞지만 이를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담당구청이 이행하지 않을 경우 손해배상청구 등 간접적인 구제 방법만이 있어 추진위원회가 해산될지 여부는 성급히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 남구청, 추진위의 입장은
 
한편 인천시남구청도시재생과 관계자는 “당시 거부처분을 내렸던 진짜 이유는 토지등소유자 과반수이상의 동의에 하자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남구청이 다시 추진위원회해산신청을 거부한다 하더라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여러 쟁점이 얽혀있어 남구청의 업무처리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거부’를 강행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토지등소유자 과반수이상의 동의에 하자가 있다는 판결취지를 확인하기 위해 남구청에 자료를 요청했으나 제공을 거부했다.
 
이에 남구청이 거부처분취소판결에 대해 구체적인 행정처분을 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한 논란이 커져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담당구청이 개입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것.
 
이런 논란에 대해 주안8구역추진위 측은 노코멘트로 일관하며 쟁점을 둘러싼 문제들이 정리되지 않고 있다고만 밝혔다.
 
정복희 부위원장은 “아직 모든 것이 명확하지 않아 답변해줄 것이 없다”라며 “어떤 결과 나올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것”이라고만 말했다. 
 
임해중 기자 lovecharlotte.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