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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계4구역 조합 “우린 억울하다”: 2010.06.24 13:41 입력 | 2010.06.24 22:14 수정

본보는 지난호(2010. 6. 2일자 5면 참고)에서 서울 노원구 상계4구역에 대해 보도했다. 당시 주된 보도 내용은 이곳 정비업체 임직원이 비리를 저질러 구속됐고 조합 측이 1년 사업비로 10억 원을 썼는데 그 중 상당액이 해당 업체에 용역비로 지급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점 등이었다.
 
하지만 보도 이후 해당 조합 측에서 사업비 내역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오해가 있다면서 억울함을 호소, 지난 15일 해당 조합을 찾아 조합장 등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먼저 도시재생신문은 이날 조합 사무실 방문을 통해 상계4구역에 대한 지난 취재ㆍ보도 과정에서 꼼꼼한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보도한 부분이 있고 이로 인해 혼란을 초래한 점에 대해 해당 조합원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한다.
 
하지만 기자가 홀로 찾아간 상황에서 조합장 등 3~4명이 “일방의 이야기만 듣고 왜곡 보도했다”, “사이비 아니냐” 등의 폭언을 쏟아내는 것도 모자라 한 조합원이 “오늘 긴급회의를 소집한 것도 이 기사 때문”이라며 “(처음 기사를 봤을 때) 신문사로 찾아가 난리를 칠까 생각했었다”는 등의 언사를 서슴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아울러 추가 취재를 통해 새로 밝혀진 부분에 대해서는 그 내용과 조합 측 해명도 함께 적시했다.
 

◆ 조합 예산집행 내역 “구체적으로 보도해야”
조합 측 주장의 핵심은 집행된 예산은 용처에 맞게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지출된 것이기 때문에 도시재생신문의 보도가 잘못됐다는 것이었다.
 
조합장 양 모 씨는 “사업비 내역은 구체적으로 쓰지 않은 채 ‘1년에 10억’과 같은 식으로 보도하면 되느냐”며 “예산은 이사회, 대의원회, 총회 등의 의결을 거쳐 집행됐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시재생신문은 보도 당시 ‘지난 3월에 열린 정기총회 자료를 보면, 상계4구역 조합은 지난해 1월 22일부터 12월 31일까지 사업비로 9억5800만 원가량 쓴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측량비와 촉진계획 변경 용역비, 교통영향분석 용역비 등이 포함돼 있지만 이곳 조합원들은 비리에 연루된 L사에게 행정 용역비로 6억 원 이상이 집행됐다는 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조합 측 주장을 반영해 사업비 내역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설계 용역비 1억8553만 원 ▲행정 용역비 6억796만 원 ▲측량비 1억1016만 원 ▲총회비 2360만 원 ▲재정비촉진계획 변경 용역비 1억5400만 원 ▲교통영향분석 및 개선 대책 용역비 3080만 원 등 총 11억1205만 원이다.
 
하지만 책자 명세서에는 9억5806만 원으로 집계돼 있다. 재정비촉진계획 변경비(1억5400만 원)가 총계에서 누락돼 있는 것이다.
 
조합장 양 모 씨는 분명히 “예산 집행에 대한 사항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의결까지 마쳤다”고 했다. 그렇다면 상계4구역 조합은 사업비 총계에서 일부 비용을 누락된 내용을 보고한 뒤 의결한 셈이다. 책자에 의하면 위 감사보고에는 감사 2명의 도장까지 찍혀 있다.
 
자문에 응한 H법률사무소의 김 모 변호사는 “감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 “만약 고의적으로 누락된 것이라면 (이에 가담한 사람들에 대한) 해임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상계4구역 조합 측은 전화 통화에서“책자 앞쪽에 있는 자금수지계산서에는 제대로 나와 있는데 명세서에는 (본보의 지적대로) 누락돼 있다”면서 “세무사 측에서 수정한 서류를 보냈는데 조합 직원이 실수를 해 빠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합 측은 또 “정비업체에 지급된 6억여 원은 전체 용역비 약 11억 원 중 계약에 따라 50% 정도만 지급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조합 측이 제시한 자료를 확인한 결과 상계4구역 조합은 총 면적 9만여 ㎡에 대해 정비업체 L사(社)와 ㎡당 1만2100원에 계약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용역비는 계약 당시 20%, 조합설립인가 후 30%가 지급되는 것으로 나와 있다.
 
따라서 지난해 5월 18일에 집행된 6억여 원은 지난해 1월부터 12월 사이에 계약 및 조합설립인가 이뤄진 데 따라 계약서상에 명시된 기간에 맞게 지출된 것이다.
 

◆ OS비용 안 썼다더니…책자엔 집행기록
한편 OS요원 등에게 지급되는 비용이 많다는 일부 조합원의 지적에 대해 도시재생신문이 보도한 데 대해 조합 측은 방문 취재 당시 OS요원 동원 사실을 부정했다.
 
조합장 양 모 씨와 총무이사 김 모 씨 등은 “우리는 OS비용을 쓴 적이 없다”라며 “(집행부가) 발품을 팔아 동의서 등을 징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총회 책자 40페이지에는 지난해 5월 18일에 주민 총회 OS 용역비로 1211만1000원을 E사(社)에 지급한 것으로 나와 있다.
 
이에 대해 조합 측은 도시재생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총회 성원을 맞추기 위해 그때 한 번만 (OS요원을) 쓴 것”이라며 “지난번에 OS비용을 쓰지 않았다고 한 것은 추진위원회와 조합 설립에 필요한 동의서 징구 시에 타 사업장과 달리 OS요원을 동원하지 않았다고 강조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총회 책자는 조합원들의 돈을 들여 제작하며 사업 내용 등을 보고하고 의결을 받기 위한 근거 자료로 쓰인다. 법률 전문가들은 그러한 점에 미뤄 볼 때 ▲책자에도 버젓이 ‘OS비용이 집행됐다’고 나와 있는 데도 그러한 사실을 부정한 점 ▲그 뒤 말을 바꾼 점 등은 정비사업을 책임지는 법인격체로서 부적절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훈 기자 hjeong25.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