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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2013년, 재개발·재건축 봄은 오는가?: 2013.03.12 19:21 입력 | 2013.05.28 15:19 수정

by 송윤창(발행인, 분쟁컨설팅연구소장) rknews@daum.net

[도시재생신문] 박근혜정부 원년인 2013년, 재개발·재건축에 봄은 오는가? 올해 도시정비업계의 가장 큰 화두다. 새 정부의 도시계획·부동산 정책이 이전 정부들과는 다르게 택지개발 등을 통한 도시 확장이 아닌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활성화에 맞춰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올해 10월 정도가 ‘터닝포인트(반환점)’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부동산시장이 되살아 날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고, 가계부채 등 자산시장을 억누르고 있는 악재들이 단시간 안에 풀릴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 이유다. 현재 재개발·재건축시장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이 주택시장 불황에 따른 미분양우려 때문인데, 이 문제가 쉬이 해결될 것 같지 않아 보인다는 것. 일리 있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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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개발·재건축정책 보이는게 없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아직은 특별한 것이 없다. 유일한 기대가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과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 정도다. 이를 통해 기반시설설치비의 일정부분을 정부가 부담해 악화된 사업성을 일부 보전한다는 내용이다. 재건축 부담금 2년간 한시적으로 유예와,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 부동산활성화 대책을 보태면 보이는게 없다.
 
이 외에 뉴타운·재개발·재건축 출구전략을 위한 매몰비용지원방안 등은 도시정비사업 활성화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들이다. 사업취소과정에서 조합·추진위와 조합원·토지등소유자, 용역업체 간에 발생하는 갈등을 치유해 사회적비용을 줄이고자 하는 정책들이다. 그런데 이마저도 중구난방으로 발표된 정책들이어서 종합적인 정상화 혹은 활성화대책은 전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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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계부채·부동산침체는 점점 더해가고···
정책적으로 해결할 뚜렷한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 상황에서 재개발·재건축시장 정상화를 위한 유일한 출구는 가계부채 해결과 부동산시장 활성화다. 그동안 재개발·재건축물량의 상당부분이 실소유자가 아닌 2주택 이상의 자산보유자들에 의해 소진돼 왔고, 이들의 투자는 부동산거품에 기댄 기대심리에 기인한 바가 컸기 때문이다. 그런데 쉬워 보이지 않는다.
 
부동산이 살아날 조짐은 보이지 않고, 그동안 빌려 쓴 돈은 시한폭탄이 되어 가계를 위협하고 있다. 취득세·양도세감면 등 정부가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가 뚜렷하다. 그동안 부동산을 담보로 너무 많은 돈을 빌려 썼다. 그런데 담보물인 부동산은 가치가 하락했다. 하우스푸어가 양산되는 이유다. 가계부채가 한계에 이른 상황에서 어떤 정책도 먹혀들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거기에 심리적 영향도 크다. 필자 주변의 주택보유자 대부분에게 “보유한 주택을 팔고 다시 부동산에 투자할 의향이 있는지”를 물었을 때, 대부분은 “살 의향이 없다”고 답한다. 정부가 어떠한 정책을 내놔도 부동산활성화에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결국 시장 활성화가 아닌 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데, 거기에는 가격하락이라는 고통이 수반돼야 한다. 그래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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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재개발·재건축에 봄은 없다
온통 먹구름뿐이다. 마땅한 대책은 없고, 정책마저 실종됐다. 거기에 수요를 감당해야 할 가계는 이미 꽉 찬 가계부채 때문에 더 이상의 여력이 없다.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분양도 꽉 막혔다. 당초 부동산거품을 전제로 대충 세웠던 사업계획은 이미 사망선고를 받았다. 사업비 계획에 대한 총체적인 마스터플랜이 없다보니, 시공자도 더 이상 주머니를 열지 않는다.
 
현재 재개발·재건축업계가 취하고 있는 유일한 대책은 ‘숨죽이고 기다리기’다. 이미 많은 용역업체가 자금난 등으로 퇴출됐다. 앞으로도 명확한 사업계획 없이 사업에 뛰어들었던 더 많은 업체들이 퇴출될 것이다. 그리고 그럴듯한 간판을 내걸고 온갖 미사여구로 조합원을 속여 분에 넘치게 받아오던 총회 등 각종 용역비들도 더 이상 어려울 것이다. 가격조정도 불가피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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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탈출, 패러다임의 변환이 필요하다
이제는 패러다임의 변환이 필요하다. 많이 솔직해져야 한다. 조합설립만 되면 모든 것이 해결되던 시대는 갔다. 시공자만 선정되면 사업비문제가 쑥쑥 해결되던 시대는 갔다. 관리처분무효와 관련한 각종소송의 내용들이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다. 지금까지 주먹구구식의 사업방식으로는 더 이상 재개발·재건축사업을 할 수가 없다.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사업초기부터 전문가에 의한 총체적인 사업플랜작성과 사업비계획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정확한 사업성분석을 해야 한다. 조합원분담금에 대한 솔직한 정보가 필요하다. 지나치게 높은 종전자산평가 관행도 고쳐져야 한다. 조합원간 갈등을 치유할 수 있는 과학적인 갈등관리방법도 도입돼야 한다. 지나치게 높은 각종 용역비의 합리적 조정도 필요하다.
 
특히 업계를 선도하는 각종 협회, 연구원, 교육단체들의 자정노력도 필요하다. 사실상 공익의 이름을 걸고 지나치게 사익만 추구해 온 지난 10년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바른말을 하면 반대파라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안하무인의 태도도 고쳐져야 한다. 우리 스스로가 바뀌지 않으면, 재개발·재건축의 미래는 없다. 모두가 공멸할 것이다. 패러다임의 전환,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