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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5.18행사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했어야 했나?: 2013.05.17 17:54 입력 | 2013.05.20 10:07 수정

김소원 기자 rknews@daum.net

정부가 5.18기념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거부해 논란이 되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주관하는 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게 해 달라는 지역단체들의 요구에 대해 아무런 답변을 내어놓지 않다가, 행사를 하루 앞둔 지난 5월 16일에야 거부 의사를 밝혀 논란이 된 것. 최근 일부 종합편성채널 등에서 5.18 광주민주화항쟁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등의 방송을 내보내면서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정부까지도 5.18을 부정하는 듯한 인상을 주면서 야당 등 민주화 관련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었던 것일까?
 
정부가 밝힌 거부이유도 가관이다. 이 노래가 5·18 기념행사의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돼 있지 않고 정부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일어나 주먹을 쥐고 노래를 부르는 것도 부적절하다는 것. 더 가관인 것은 광주시 등 관련단체가 태극기를 흔들며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태극기를 나줘주겠다는 대안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주먹'을 제창 거부이유로 내세운 것이다. 이유치고는 참 궁색하다. 이명박정부 이후 시작된 불통 행보가 박근혜정부에서도 그대로 이어져 오는 느낌이다. 노래 한곡 때문에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하는 정부, 참으로 안타깝다. 
 
특히 아쉬운 점은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불러오던 노래를 굳이 부르지 못하게 할 필요가 있었느냐 하는 점이다. 과거의 유산(유신-독재)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정부가 굳이 군부독재시절의 사전검열제도를 연상시키는 듯한 느낌을 줄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광주에서 무고한 시민 수천명을 학살하고, 재임 중 수천억을 부정축재했고, 아직 수천억의 세금납부를 거부하고 있는 전두환씨에 대한 예우와 대비해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정부의 처사다. 거기에다 최근 일부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5.18부정논란과 오버랩되면서 오해의 불씨만 커지고 있다.
 
지난해 대선 전야에서 '국민통합'을 누구보다 강조했던 박근혜대통령이다. 박대통령은 당선 이후 유난히도 선거공약의 실천을 강조해왔다. 국민통합도 그 하나일 것이다. 그런데 노래 한곡을 부를 자유도 인정해 주지 않으면서 어찌 국민통합이 가능하겠는가? 그래서 이번 5.18행사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거부가 아쉽다. 특히 박근혜정부는 민주화세력들이 말하는 '독재'의 원죄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정부가 아니던가? 국민통합은 가해자, 또는 가진 쪽의 양보를 전제로 한다는 측면에서도 이번 정부의 조처가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