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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 개성공단이 '퍼주기'라는 일부의 몰상식에 대하여: 2013.04.29 17:20 입력 | 2013.04.29 19:30 수정

by 송윤창 rk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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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대치의 최후 완충구역으로 인식돼왔던 개성공단까지 무너지면서 이제 남북을 직접적으로 이어줄 연결고리는 하나도 남지 않았다. 그동안 개성공단이 '북한에 대한 퍼주기'라고 여론을 호도하던 보수언론들까지 가세하여, 개성공단 폐쇄에 따른 피해규모를 계산하느라 분주하다. 일각에서는 아직도 북한이 개성공단 설비를 재이용할 것이라는 말도 안되는 선동질이지만, 전문가들은 기술적으로 전혀 불가능한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사실 개성공단이 이렇게 된데는 남북 모두 책임이 있다. 결과적으로는 북한의 인력 및 자재반입에 대한 중단조치로 물리적인 거래중단이 이뤄졌으나, 남한의 보수정치집단들과 언론들이 이를 조장한 측면도 크다. 정치갈등과 경제교류를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세트로 묶어 '퍼주기'로 오도한 책임이 있는 것이다. 가장 큰 책임은 정부에 있다.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할 정부가, 일부 정치집단들과 시민단체, 언론의 장단에 춤을 춘 꼴이기 때문이다.
 
당초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개성공단을 시작할 때에, 북한이 믿을만한 존재였다거나 남북갈등이 전부 해소되어서는 아니었다. 이러한 교류를 통해 북한을 조금씩 변화시키고, 반세기동안 이질화 되어버린 남북의 간극을 좁히는데 목적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개성공단은 남과 북의 정치적 갈등과는 무관하게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돼 왔다. 문제는 북한에 대한 압박수단에 목말랐던 일부 보수정치집단과 언론이, 마지막 남은 개성공단까지 계속하여 거론하며 북한을 자극한데에 이번사태의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이 개성공단을 북한압박의 주요소재로 사용하면서 내세운 논리는 '대북 퍼주기'다. 개성공단에 대한 시설투자와 근로자들에게 지급되는 급여가 북한인민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북한군부의 군비로 사용된다는 논리였다. 그것이 핵개발로 이뤄졌다는 근거도 빈약하고, 연관관계도 뚜렷하지 않은 논리가 보수정치논객들에 의해 생산되고, 언론을 통해 확대되면서 그것이 진실인 것처럼 호도되었다. 아직도 많은 국민들은 '대북퍼주기' 이데올로기를 그대로 믿고 있으며, 이는 김대중-노무현정부를 비판하는데 쓰이는 단골메뉴다.
 
문제는 결과다. 그동안 북한에 퍼주기를 그만하라며 개성공단 중단을 떠들어대던 언론들도 수위조절에 들어갔다. 개성공단 중단사태가 빚어지니 남측에도 감당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퍼주기논란'의 종식에 따른 북한에 대한 압박의 실리는 별로 없어 보인다. 오늘자 연합뉴스의 기사를 보면, 오히려 북한이 개성공단 때문에 뒤로 후퇴시켰던 전연 2개사단과 기계화포병여단을 개성지역으로 전진배치할 것이라는, 예비역 장성의 경고가 실렸다. '대북퍼주기'에 대한 정면반박으로 이해되는 대목이다.
 
그동안 '대북퍼주기'를 외쳤던 집단들은 우리가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으로 북한에 상당한 달러를 퍼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우리에게 평화에 대한 아무런 보상이 없었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언젠가 쓴 글에서도 예로 들었지만, '개성공단과 비슷한 남한지역에 북한과의 자유무역지대를 창설하고, 주변 군부대를 뒤로 60여리 후퇴시키는 상황을, 현재의 남한정부는 받아들일 수가 있을까' 하는 점이다. 연합뉴스가 인터뷰한 예비역 장성 역시 이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이제 보수정치집단이 답할 차례다.
 
오늘(4.29)자로 언론들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정부는 개성공단 잔류인원 50여명이 귀환하는대로 개성공단에 대한 단전-단수를 진행할 것이라고 한다. 정부가 최악의 사태를 만들 것인지를 지켜봐야하겠지만, 그렇게 되면 남북간의 대화채널이 사실상 사라진 상태가 된다. 2010년 5.24조치로 남북경협이 중단되면서 과거 현대그룹이 해왔던 민간의 메신저역할도 사라진 상태다. 민간단체의 역할 역시 이명박정부 5년간 위축돼 사실상 고사상태다. 이제 정부와 보수정치진영은 답해야 한다. 그대들이 원하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마지막으로 혹시 이 텍스트를 북한옹호론자의 궤변으로 읽는 이들이 있을 것 같아 첨언한다. 필자는 북한체제가 합리적이라거나 옳다는 생각을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수백만의 인민이 굶어 죽어가고 있고, 피골이 상접한 어린이들이 영양실조로 신음하는 모습을 보며 매일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는 자유주의 시민이다. 필자가 이 글에서 비판하고자 하는 것은, 본인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남북문제를 이용해 온 일부 몰상식한 논객들과 정치집단들, 그리고 언론이 만들어 놓은, 냉전시대로 되돌아간 한반도 오늘의 모습이다.
 
 
- 이하는 연합뉴스 기사 전문 -
 
<북한군, 개성공단 인근 전진 배치하나>
"개성공단 안보적 가치 적지않아"…軍, 北동향 주시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가 장기화하면 북한이 대남 압박 차원에서 군부대를 개성공단 인근 지역으로 전진배치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은 지난 27일 "개성공업지구가 폐쇄되면 막대한 손해와 피해를 볼 것은 남측이며 우리는 밑져야 본전"이라며 "우리는 그동안 내주었던 개성공업지구의 넓은 지역을 군사지역으로 다시 차지하고 남진의 진격로가 활짝 열려 조국통일 대전에 더 유리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개성공단의 가동 중단사태가 결국 '폐쇄'로 귀결되면 개성공단 지역을 다시 군사지역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되고 있다. 개성공단은 유사시 북한의 기습 남침 시간을 지체시키고 북한군 움직임을 사전에 포착하기 쉽도록 해 안보적 가치가 크다는 게 중론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개성공단의 안보적 가치를 국군의 몇 개 사단과도 바꾸기 어려울 정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03년 12월 개성공단 착공 이후 개성과 판문점 인근에 주둔하던 북한군 6사단과 64사단, 62포병여단을 송악산 이북과 개풍군 일대로 재배치했다. 6사단에는 북한군 주력 '천마호' 전차와 장갑차 대대가 있고, 62포병여단은 수도권을 겨냥한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로 무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개성공단 사태가 장기화하면 대남 압박 차원에서 개성공단 인근으로 일부 병력과 장비를 전진 배치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는 남측이 서북전선에 화력을 집중시킨 상황에서 북측이 군사적 요충지를 마냥 내버려둘 수 있겠느냐는 군사적인 시각에 따른 것이다.
 
북한군이 개성공단 지역을 군사적 요충지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2009년 6월 20일 개성공단 실무회담에서 드러났다. 당시 개성에서 열린 실무회담에서 북측 대표단은 "개성공업지구는 지리적 위치로 보나, 임대기한으로 보나, 안보상 가치로 보나 그런 노른자위 같은 땅을 통째로 내준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면서 토지임대료를 5억 달러로 인상하라고 요구했다.
 
북한 군부는 1999년 개성공단 문제가 거론됐을 때부터 자신들의 군사적 요충지인 개성을 남측에 내주는 것에 반발했다. 지난 2002년 4월 임동원 당시 대통령 특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경의선의 조속한 연결을 설득하자 김 위원장은 리명수 북한군 작전국장을 불러 지시하면서 "군부가 말을 듣지 않는다"고 농담조로 말하기도 했다.
 
반면 남북 화해의 상징인 개성공단 인근에 군부대를 재배치하면 이는 북측이 공단을 영구 폐쇄하겠다는 뜻이기 때문에 당장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남북의 개성공단 협의 초기에 실무를 했던 한 예비역 장성은 29일 "군부대 재배치는 공단 폐쇄를 전제로 한다"면서 "북한이 남북관계를 풀어보겠다는 기대감으로 지난 한 달간 극도의 긴장을 조성했는데 그렇게까지 판을 깨려 들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남측을 압박하고 뭔가 요구를 얻어내려는 차원에서 군부대 재배치라는 지렛대를 들고 나올 수도 있겠지만 1∼2년 내에는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 상황은 비관적이지만 그래도 아직 희망은 있다"고 전망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개성공단 인원 철수 후 어떤 후속조치를 내놓을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면서 "개성지역의 북한군 부대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