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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의 생각 '야스쿠니와 알링턴', 정말 틀렸을까?: 2013.05.20 12:08 입력 | 2013.06.24 21:56 수정

by 송윤창 rk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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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총리가 최근 미국의 외교전문매체 '포린어페어스'와의 인터뷰에서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에 대해 일본국민으로서 당연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인터뷰에서 아베는 야스쿠니신사를 미국의 알링턴국립묘지에 빗대면서 앞으로도 계속 야스쿠니를 참배할 뜻도 내비쳤다. 그러면서 아베는, "남북전쟁 당시 남부군 장병이 안장됐다고 해서 미국 대통령이 알링턴묘지에 가는 것이 노예제도를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설명도 덧붙였다.
 
20세기 일본의 침략으로부터 피해를 입었고, 아직까지 그 상처가 아물지 않은 한국,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지역 국가들과 국민들에게 아베의 이와 같은 발언은 엄청난 상처다. 직접적인 당사자인 한국과 중국 뿐만 아니라, 미국도 언론과 의회차원에서 이러한 일본의 우경화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런데 아베가 주장하듯,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일본 국내정치의 문제로 한정해서 볼 경우, 마냥 비판만 할 수 있느냐는 생각해 볼 문제다. 또 "'침략'에 대해서 어떻게 정의할 것이냐는 역사학자의 몫"이라는 아베의 주장도 일본국민이라면, 보는 시각에 따라서 해석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21세기 '대테러전'이라는 명분으로 미국이 벌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빗대어 보면, 아베의 주장을 마냥 비판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아베가 최근 자신과 일본의 우경화를 비판하는 미국에게 표현한 섭섭함은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 사실 19세기 말, 20세기 초 중반에 걸친 아시아지역에서의 일본의 군국주의 침략행위와 '생체실험', '여성의 성노예화' 등 전쟁포로와 민간인을 상대로 한 일본의 반인륜적인 범죄가 제대로 단죄되지 못한 배경에 미국이 있었다는 사실을 반박할 이는 거의 없다. 아베가 한국이나 중국의 반발에는 변명으로 일관하다가, 미국의 비판에는 정면으로 반박한 이유도 이 같은 정치-역사적 배경들을 전제로 한 것이다.
 
사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 등에 대한 명분없는 침략으로 수십만의 무고한 민간인을 살상해 놓고서도, 그 전쟁에서 숨진 미국병사들을 국가적 차원에서 추모하는 행위나, 일본 정치인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아베가 말하듯 국내정치에만 한정해서 본다면 말이다. 일본의 우경화와 과거부정-역사왜곡을 미국 정치권이나 언론이 비판하는 것에 대해 아베가 반박하는 것은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아베의 발언이 정당하다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본디 모든 전쟁은 반인륜적이다. 왜냐하면, 전쟁은 당사자인 군인 외에도, 필히 약자의 희생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침략전쟁이든, 방위를 위한 전쟁이든 '전쟁'은 그 자체로 범죄다. 따라서 최근 잇따른 아베와 일본의 역사왜곡 망언과 우경화는 잘못된 것이다. 다만, 아베의 이번 인터뷰를 비판만 하는 것이 과연 논리적인지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 뿐이다.
 
이번 기회에 한국도 정치-사회적 차원에서 일본의 우경화에 대해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자문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친일파청산'을 외치면 인터넷에서 '좌빨'로 공격받고, 민족언론을 자처하는 방송이 '5.18 민주화운동'을 대놓고 부정하는 현실에서 과연, 우리는 아베의 과거사 부정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를 되물어야 한다. 우리 스스로도 제대로 세우지 못한 역사를 남이 자기들 입맛대로 해석한다고 해서,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를 말이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