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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의 역량에 따라 사업의 성패는 달라진다: 2010.02.10 15:52 입력

김용석 편집위원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o:p></o:p># 같은 일을 같은 조건에서 시작해도 그 일을 담당하는 사람의 정신자세와 역량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입니다. 새해 벽두 엄청난 지진의 피해로 막대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입은 아이티는 지도자를 잘못 만나 후진국으로 전락한 대표적인 케이스입니다. 아이티는 6·25전쟁 때 지금 돈 가치로 360억원을 우리나라에 지원한 부유한 국가였습니다. 이번에 한국 정부가 아이티에 지원한 것이 1100만달러(약 130억원)였으나, 60여년 전 아이티는 이미 한국이 지원한 금액의 2.7.배를 우리에게 지원해 줄 정도로 부강했습니다.
# 아이티는 제국주의가 절정이던 1806년, 노예들이 봉기(蜂起)해 프랑스 군대와 백인 지주를 내쫓고 세계 최초의 흑인 공화국을 세웠습니다. 인류 역사상 흑인 노예의 혁명을 성공시킨 것은 아이티밖에 없다고 합니다. 19세기 초만 해도 아이티는 세계의 설탕·커피를 절반 가까이 공급하던 부국(富國)이었습니다. 그러나 악명 높은 독재자 뒤발리에 부자(父子)가 29년간 집권하여 나라를 사물화(私物化)하는 과정에서 정치.경제가 모두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 뒤 다른 지도자들도 무너진 나라의 기강을 바로잡고 국민의 역량을 한 군데 결집시켜 국가를 부흥시키는데 실패했습니다. 좋은 리더를 못 만난 아이티 국민은 불운했고, 결국 '진흙 쿠키'로 배를 채우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 지도자를 잘못 만나 망한 사례는 많이 있습니다. 1970년대 중반까지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의 선진국이었던 필리핀이 마르코스대통령의 장기집권과 부패로 현재의 모습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1970년대 초반까지 우리보다 국민소득이 높았던 북한의 어려움을 안타깝게 바라보면서 (보는 이의 평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각 시대적 소명에 걸맞는 소임을 완수한 이승만.박정희대통령, 정주영.이병철회장 등 정치.경제분야의 탁월한 지도자들을 갖고 있는 우리는 운이 좋은 국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전국에는 수 많은 재개발.재건축조합이 있고, 각 조합 또는 추진위원회에는 조합장이나 위원장(이하 ‘조합장’이라 함)이 있습니다. 그리고 조합장의 역량에 따라 상당부분 사업의 성과가 상이하게 나타나게 됩니다. 대부분의 조합장들은 맡겨진 소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간혹 조합을 사물화(私物化)하고, 개인사업인양 잘못 인식하여 사업을 추진하다가 자신(조합장)은 쫓겨나고 사업이 표류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어 버린 인천 소재 G재건축조합의 이 모조합장. 그의 불행한 죽음은 리더의 지나친 욕심이 자신과 가정, 그리고 조합까지 망치게 됨을 행동으로 보여준 사례입니다.
# 때는 2002년. 도정법이 발효되기 이전이기 때문에 주촉법 및 주택법의 적용을 받는 재건축사업은 지금과는 많이 다른 모습으로 진행되던 시절입니다. 조합장은 사업시행인가를 득하기 위한 매도청구소송 250건을 제기하면서 건당 300만원씩, 변호사 수임료만 7~8억원짜리 계약을 임의로 체결해 조합원들의 거센 반발을 샀습니다. 
2002.6.30. 이전에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 인천시 조례가 최대용적율 300%에서 250%로 하향 적용되기 때문에 조합은 사업성 악화를 막기위해 (법률적 하자는 나중에 치유할 계획을 갖고 형식적인)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조합장과 C모 변호사와 함께 벌인 사건입니다.
#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매도청구소송의 절차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상태에서의 변호사 수임료만 7~8억이라니...그런 청구서를 보내온 C변호사뿐 아니라 조합장 역시 도덕적, 법률적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마침 조합은 시공사선정총회를 소집해놓은 상태였는데, 그 때만해도 분양에 자신이 없었던 시공사들의 외면으로 2군업체 1개사가 응찰한 상태였습니다. 
이 일은 누구에게 맡겨 처리할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필자는 우선 총회에 참석할 수 있는 자격요건을 갖춘 다음, 회의장에 입장해 성원이 되기를 기다렸습니다. 30분, 1시간이 지나도 조합원 수가 1,630명이나 되는 총회의 성원이 이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있다가는 조합장이 벌이는 행태를 조합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어려워 보였습니다. 
조합장에게 발언권을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마이크를 잡고 현재 조합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 조목조목 문제점을 지적하고, 조합장이 "변호사사무소 영업부장"으로 비아냥 받는 이유에 대해 일문일답을 해나갔습니다. 집요한 추궁에 말문이 막힌 조합장이 우물거리는 것을 본 조합원들이 강력히 항의하자 조합장은 회의장에서 도주하고 말았습니다.
# 조합장이 총회 현장에서 조합원들의 거친 항의를 피해 몸을 피하기는 하였으나 그 것으로 모든 일이 끝난게 아니었습니다. 마침 조합장은 조합명의로 컨설팅사(지금의 정비업체)로부터 2천여만 원을 차입했다가 횡령한 사건으로 최종 유죄가 확정(벌금형)되어 조합장직을 잃었습니다. 그 뒤 그는 비대위로 남아 끈질기게 조합장직의 복귀를 꾀했으나 실패하자 스스로 생을 마감짓는 불행한 종말을 맞고 말았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조합임원들에게 요구되는 소명의식과 공인으로서의 바른 몸가짐이 얼마나 엄정한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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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편집위원(<A href="http://blog.naver.com/jskys1112/40100113350">http://blog.naver.com/jskys1112/4010011335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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