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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의 조화- 한옥이야기: 2010.07.07 09:52 입력

안혜숙교수(건국대학교)

아름다운 우리문화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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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인, 한국의 미, 전통의 아름다움을 애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한옥이다. 주거문화는 동굴이나 움집에서 생활 하다가 자연재해를 피해 나무위로 올라가고, 농경의 주거형태에서 유목의 형태로 바뀌고, 더 나아가서 교역을 통해 주거문화는 발전을 거듭했다. 또한 지역마다 환경의 영향을 받아 다양한 형태의 주거양식이 생겨나고 변천해 왔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 통일신라와 고려시대에 거쳐 불교문화가 한옥의 구조와 형태에 영향을 주었으며 조선에 이르러는 유교적 생활문화가 자리 잡음으로서 가족 구성원에 따라 나뉘어 남녀가 따로 공간구성이 되었으며, 근대에 서양문화가 유입되어 개화되면서 개인의 취향과 서양식 주거문화가 생겨났다. 이렇게 우리의 주거형태는 한국적 정서를 나타내는 전통적 생활공간이면서도 동시에 시대적 정서를 담아내며 자연에 순응하고 더불어 조화하는 문화로 자리매김 했다.
《산림경제》에 의하면 「지붕을 너무 높게 하지 말아야 한다. 높으면 양기가 성하여 너무 밝다. 지붕을 너무 낮게 하지 말아야 한다. 낮으면 음기가 성하여 너무 어둡다. 그래서 너무 밝으면 백(魄)이 손상되고 너무 어두우면 혼(魂)이 손상된다. 거실 사면에 모두 창호(窓戶)를 설치하여 바람이 불 때는 닫고 바람이 멎으면 열어 놓으며, 앞에는 발을 드리우고 뒤에는 병풍을 쳐서 너무 밝으면 발을 늘어뜨려 실내의 빛을 조화시키고 너무 어두우면 발을 걷어 외부의 빛을 통하게 하여, 음기와 양기가 적중(適中)해야 하고 밝음과 어두움이 상반(相半)되어야 한다. 그리고 남향으로 앉고 머리를 동으로 두고 자면 몸이 편안하다」라는 《거가필용》의 글을 인용하여 주거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있다
지형의 높고 낮음을 그대로 살려서 건물이 올라가고 바람 길을 막지 않고 구조물에 여유를 주어서 자연이 숨 쉬는 공간에 인간이 더불어 사는 것이 우리한옥의 기본정신 이다. 하늘을 향해 살짝 들어 올린 지붕선의 기개와 시선을 거스르지 않는 낮은 담에서 주는 안정감, 안채와 사랑채의 합리적인 생활공간 구성, 솟을 대문과 자연의 어울림, 공간구분과 채광을 위한 문과 창, 이 모든 것이 자연과학이며 종합예술이다.
한옥에 있어 핵심은 자연과의 순화이다. 바람과 물의 길, 땅의 기운과 흐름을 바탕으로 하는데 공간의 아름다움과 생활을 이롭게 하는 이치에 따른 구조의 건축미가 우리만의 독특한 형태를 갖추게 된 근간인 것이다.
한옥의 주요 공간을 보면 다음과 같이 
1. 사랑채 - 큰사랑과 안사랑(큰사랑과 툇마루로 연결)
2. 안 채 - 衣食住전담(안주인의 생활공간으로 가족들의 중심이 되는 곳) 
3. 대 청 - 마당에어 이어지는 공간으로 방으로 연결 
4. 바깥채 - 사랑방(손님접대. 서재)과 행랑방(하인들의 공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공간의 구조적 양식은 남녀의 유별을 근간으로 하였다. 남성의 전용 공간인 바깥채와 사랑은 교류를 위한 외부적 생활공간이며 안채는 주부의 전용공간으로 철저한 보호 속에 외부인이 통제되었다. 윤리와 도덕적인 공간구성이다. 또한 겨울을 나기위한 온돌방과 더운 여름 대청의 시원함은 계절적 생활공간이며, 다양한 종류의 수납형태(장, 반닫이. 문갑, 궤 등)도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백토를 깔아놓은 마당은 발자국소리로 상대를 알 수 있고, 아이들이 다니고 넘어져도 풀독이 오르거나 벌레에게 물리는 잔디와 달리 크게 상처를 입지 않는다. 
못을 쓰지 않고 짜 맞추는 나무와 생긴 그대로를 잘 살려내서 사용되는 돌 그리고 짚과 섞어 견고함을 더해주는 흙으로 이루어지는 한옥의 건축 공법은 사계절 자연주기에 적응 되도록 잘 발달되었다.
근대화 시기이던 1970년대 이후 지어졌던 현대의 건축양식인 아파트, 연립 등 공동 주택들이 요즈음 재건축, 재개발, 리모델링 등 다양한 주택의 변화가 전국적으로 한창이다. 획일적으로 지어졌던 기존의 아파트나 건물들이 다시 지어지면서 자연이 함께 하는 설계와 공법으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구릉을 그대로 살려 건물을 올리고 바람의 길을 뚫어 소통을 원활히 해주고 다양한 형태의 구조로서 자연과 더불어 가는 주거형태를 지향한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다.
이는 곧 자연과 소통하는 한옥의 정서와 같다고 할 수 있다.
한옥의 아름다움과 자연 순응의 정신과 더불어 현대 건축의 편리함과 실용성
을 함께하여 전통의 지혜를 근간으로 양질의 주거문화를 이어가야 하겠다. 
주
《산림경제》
조선 숙종 때 실학자 유암(流巖) 홍만선(洪萬選:1643∼1715)이 농업과 일상생활에 관한 광범위한 사항을 기술한 책. 백과사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