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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정로냉천구역 재개발, 종교 부지에 얽힌 비리 때문에 표류: 2009.10.07 17:33 입력 | 2013.02.25 12:49 수정

냉천동 종교 부지에 얽힌 비리는 종합 선물 세트? 
 
충정로냉천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이하 본 정비사업)장에서 조합 집행부와 협력 업체가 연루된 수십억 원대의 비리 혐의가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섬에 따라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본 정비사업 구역(서울시 서대문구 냉천동 75번지 일대와 충정로2가 65번지 일대 4만 3천여 ㎡) 내에는 S교회, H사찰 등 4개의 종교 시설이 들어서 있다. 이 가운데 교회와의 대토 문제, 사찰과의 영업권 보상 문제에 전임 조합장과 정비업체 대표가 깊숙이 관여해 횡령 등을 저지른 의혹이 제기돼 관할 검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정비사업 자체도 차질을 빚는 등 문제가 커지고 있다. 
 
 
영업권 보상 대상 사찰 필지, 정비업체 대표 명의로 
당사자 최 씨, 이를 토대로 아파트 4채 분양권 챙겨 
 
사건의 발단은 정비업체 H사 대표 최 모 씨 등이 사업 구역 내 H사찰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분양 신청 기간이 아닌데도 분양권을 취득한 것이 알려지면서부터다. 
확인 결과 H사찰은 조합원 분양 신청 기간인 지난 2005년 4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분양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찰 소유의 2개 필지가 최 씨의 가족 명의로 이전된 과정, 이후 최 씨 등이 이를 근거로 조합원 분양권을 챙겼다는 사실 등이 밝혀지면서 조합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에 대해 몇몇 조합원들은 전(前) 조합장인 한 모 씨가 해당 사찰에 영업권 보상비 명목으로 8억 원을 지급하고도 정비업체 대표 최 씨가 분양권을 획득하는 것을 방조해 (조합에) 수억 원의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하고 있다. 
2005년 8월 이사회 회의록 열람 결과, H사찰은 영업권 보상 명목으로 20억 원을 요청했고, 이사회는 5억 원을 지급하는 선에서 사찰 측과 합의하는 데 의견을 모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관계자 증언에 따르면 당시 조합장인 한 씨와 정비업체 대표 최 씨는 이사회가 의결한 내용을 자신들이 책임지겠다고 했다고 한다. 이후 최 씨는 사찰 영업권에 대한 보상비로 8억에 합의를 봤다고 했고, 회계장부상으로도 8억 원이 영업권 보상비로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최 씨가 영업권 보상 문제를 합의했다는 해당 사찰 소유의 2개 필지가 최 씨 외 3명의 명의로 이전된 것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지난 2005년, 4명 중 한 명의 명의가 다른 이로 넘어감에 따라 현재는 최 씨를 포함해 3명이 해당 필지의 주인으로 돼 있다. 문제는 최 씨 등이 이 필지를 근거로 조합원에게 돌아가야 할 아파트 분양권을 자신들의 몫으로 받음으로써 확대됐다. 
익명을 요구한 조합원 G씨는 “최 씨 등은 조합원도 아니면서 사찰 필지를 자신들의 명의로 돌린 뒤 이를 근거로 41평형 아파트 2채, 32평형 아파트 2채 등 총 4채의 아파트를 분양 받았다”면서 “조합원들에게 피해를 입힌 만큼 (최 씨 등은) 법적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조합원들은 지난 5월에 관련 내용을 취합해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 고소했으며 검찰은 사건을 서대문경찰서로 내려 보내 수사를 독려했다. 
이에 대해 전 조합장 한 씨는 “종교 부지를 협상하면서 당초 예상보다 돈이 남았을 뿐 횡령한 것은 아니다”라며 “정비업체의 부당 이득에 대해선 모른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관할 경찰서는 지난달 2일 영장을 발부 받아 한 씨와 정비업체 대표 최 씨의 자택과 사무실 등은 물론, 조합의 경리 직원 자택까지도 광범위하게 압수 수색했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현재 사건 관계자들이 줄줄이 소환돼 횡령ㆍ배임 혐의 등에 대해 집중 수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전 조합장, “S교회 대토 마련에 40억 원 써” 
S교회가 “20억 원 받았다” 하자 말 바꿔 
 
본 정비사업장에서 종교 시설 부지와 얽힌 비리 의혹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경찰과 조합원들에 따르면 한 전(前) 조합장이 사업 구역 내 S교회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건축비 등의 명목으로 보상했다고 밝힌 액수가 해당 교회가 받았다고 주장하는 액수와 차이가 나 양측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 
추후 수사에서 밝혀질 내용이나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상 한 씨의 비리 혐의가 사실로 들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한 씨가 S교회에 제공할 대토 마련 등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조합원들에겐 “40억 원이 들었다”고 말한 반면 S교회가 “(우린) 20억 원만 받았다”고 하자 연이어 말을 바꾼 데서도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실제로 한 씨는 지난 7월에 개최됐던 정기총회에서 “S교회에 20억 원을 줬고, 20억 원은 조합이 가지고 있다”고 말했지만, 한 달 뒤에 열린 총회에서는 “S교회에 20억 원, H사찰에 8억 원이 각각 지급됐고, 12억 원만 조합에 있다”며 다시 말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본 사건 이해관계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종합해 보면 ‘전임 조합장인 한 씨와 정비업체 대표 최 씨가 짜고 S교회에 지급했다고 밝힌 40억 원 가운데 일부를 횡령, 그 돈으로 사업 구역 내 사찰 소유 2개 필지를 매입해 조합원 분양권을 획득한 뒤 사욕을 채운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는 게 비슷한 사건의 수사를 담당했던 A씨의 주장이다. 
현재 본 정비사업장에서 벌어진 종교 부지에 얽힌 비리는 다른 사업장에서의 그것과는 성격이 다른 악질적인 것으로 검찰의 수사 의지가 강한 만큼 조속한 시일 내에 사건의 전모가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사건이 종결되고 관계자가 처벌을 받는다고 해도 본 정비사업의 조합원들이 받은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리 사건으로 피해를 본 것도 억울한데, 수사다 취재다 해서 세간에 오르락내리락하는 동안 정비사업 자체가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 주민들은 “향후 수사 당국과 언론사들도 이 점을 감안해 과도한 수사ㆍ보도 경쟁보다는 우리들의 가슴에 난 생채기부터 보듬어 줄 수 있는 자세를 당부한다”며 그들의 바람을 넌지시 내비췄다.
 
정훈 기자 <A href="mailto:hjeong25.rn@gmail.com">hjeong25.rn@gmail.com</A>
 
[알려드립니다] 2009.10.7.자 냉천동 종교부지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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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지가 2009년 10월 7일 게재한 기사 ‘충정로 냉천구역재개발 종교부지에 얽힌 비리 때문에 표류’ 및 ‘냉천동 종교부지, 비리 종합세트?’ 제하의 기사에서 거론된 정비업체 H사 및 업체대표 최 모씨 등의 배임혐의에 대하여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하여 무혐의처분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에 해당 기사에서 정비업체 대표가 분양권을 불법 취득하여 조합원들에게 피해를 입혔다고 지적한 부분은 법원으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음을 알려드립니다. 이 내용은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권고안에 따른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사건번호 : 대법 2012도3842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