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뉴스! 정확한 정보! 도시재생신문 :: 아현2구역 재건축, 조합원 분열돼 표류 위험

아현2구역 재건축, 조합원 분열돼 표류 위험: 2010.03.24 11:43 입력 | 2010.03.24 23:17 수정

아현2구역 재건축, 조합원 분열돼 표류 위험
반대파 파상공격-조합 맞대응…공은 ‘법원’으로

 
본보는 지난호(14호ㆍ2010. 3.10자)에서 서울시 마포구 아현 제2지구 주택 재건축 정비사업장(이하 아현2구역)에서 벌어진 분쟁에 대해 간략하게 다룬 바 있다. 당시 기사는 지난 수년간 아현2구역 재건축이 지지부진했고, 불만을 품은 일부 조합원들에 의해 조합 임원들이 해임됐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아현2구역 조합 측과 업계 관계자들이 “반대파의 주장은 허위”라며 억울함을 호소한 데다 추가 취재를 요청해 해당 조합을 방문,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 보았다. 동시에 공정성을 유지코자 반대파인 ‘아현2구역 주민총회 소집 요청자 모임(이하 아현2주민모임)’ 대표 류 모 씨와도 면담을 나눴다.
 


/쟁점1/ 조합장의 조합원 ‘자격’
반대파 “조합장, 조합원 자격 없다” 분쟁 발화
당사자 “구청ㆍ법원 ‘결격 없다’ 인정…억울해”

 
아현2구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이 표면화된 시점은 지난 2008년 말. 조합장 김 모 씨가 해임되고 이 모 씨가 조합장 직무대행으로서 업무를 시작하면서부터다.
 
아현2주민모임 측은 “조합장 이 모 씨는 조합원 자격도 없는 데다 직무대행 당시 부적법한 방법으로 총회를 열어 조합장에 취임, 이후 법원의 판단에 의해 직무를 정지당했다”며 “이로 인해 우리 구역의 재건축 사업이 구심점을 잃고 표류했고 그로 인한 조합원들의 피해가 막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이 조합장은 “법원의 판단은 총회(2009. 7. 9) 결의 무효확인 청구 사건의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조합장으로서의 직무만 집행하지 않으면 된다는 것”이라며 “현재 조합장으로서 직무를 보고 있지 않을뿐더러 반대파가 임시총회를 열어 조합 집행부가 해임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이 조합장은 “오랫동안 우리 구역을 위해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모함을 받는 것도 억울한데 반대파가 언론에 자신들의 주장이 마치 ‘확정’된 것처럼 제보해 이중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서 제기된 나의 조합원 자격은 물론이거니와 조합장 직무대행 선임에 대해서도 이미 관할 마포구청으로부터 ‘적격’ 통보를 받은 바 있다”고 덧붙였다.
 
이 조합장이 제시한 공문에 따르면, 마포구청은 지난 2008년 12월에 “조합장 퇴임에 따른 새로운 조합장 선출 전 직무대행 선임과 관련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에 의거 결격 사유가 없다”고 통보했다.
 
또 “(이 조합장의) 조합 임원 자격과 관련된 사항은 서울고등법원(이하 서울고법)의 판결에 의거, 임원 자격이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히며 “조합 정관에 의해 지체 없이 조합장을 선출해 업무 공백이 없도록 해 달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실제로 서울고법 민사 제30부는 지난 2007년 9월, 배 모 씨가 신청한 ‘조합장 등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및 직무대행자 선임’ 사건(2006라1736)에 대해 “지난 2007년 6월 신청인들의 청구가 모두 각하 또는 기각됐고, 같은 해 7월 확정된 사실이 소명돼 제1심 결정은 정당하다”며 항고를 기각했다.
 

◆ 반대파 여전히 “조합장 조합원 아냐”
비록 서울고법에서 항고가 기각됐지만 이 조합장의 조합원 자격 여부에 대한 논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아현2주민모임 측이 여전히 “이 씨가 조합원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조합장도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조합 집행부와 당사자는 “주민들의 ‘뜻’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밟아 임원으로 일해 왔고, 관할 구청과 법원이 여러 차례 ‘조합원’임을 확인해줬다”고 맞서고 있는 형국.
 
아현2주민모임 대표 류 모 씨는 “현재 우리 구역의 조합원은 총 925명이고 이 씨는 조합원 명부에 존재하지 않는 비조합원”이라며 “조합원 자격도 없는 자가 직무대행이다 조합장이다 해서 급여는 급여대로 챙기고, 그의 자격 여부를 놓고 주민 간 분쟁이 발생해 사업이 지연되는 등 조합원들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 씨는 법원으로부터 조합장 직무집행을 정지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버젓이 조합 사무실에서 직무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 대표는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로 법원의 결정문(2009카합1750ㆍ09.11. 6)을 제시했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이하 서울서부지법) 민사 제21부는 결정문에서 “지난해 7월 9일 총회결의 무효확인 청구사건의 본안 판결 확정시까지 그 효력을 정지한다”며 마찬가지로 “이 조합장은 조합장으로서의 직무를 집행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다.
 
아현2주민모임 측은 “이 조합장이 지난해 7월 8일, 법원으로부터 조합장 직무대행자로서의 직무집행을 정지하는 내용의 결정문(2009카합897)을 송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류 대표는 “설령 이 총회에서 이 씨가 조합장으로 선임됐다고 하더라도 이 선임 결의는 ‘조합 임원을 조합원 중에서 선임키로 한다’는 조합 정관에 위배되므로 무효”라고 못 박았다.
 
그는 “현재 조합 측이 조합장 직무대행자 이 모 씨(논란의 중심에 선 이 씨와 다른 인물임)의 명의로 정비구역 변경 신청을 했다”면서 “이는 이 씨를 조합원으로 만들기 위한 꼼수이자 현재 그가 조합원이 아니라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이 조합장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염리동 8-1□□번지는 (정비구역) 편입 예정지로, 이번 정비구역 변경 신청은 이 씨의 토지 등을 아현2구역으로 편입해 그에게 조합원 자격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반대파 주장의 핵심인 셈이다.
 

◆ 당사자ㆍ지지자 “조합원 맞아”
이에 대해 당사자인 이 조합장은 다음과 같은 근거를 들며 반대파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자신이 조합원이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관할 법원의 결정ㆍ판결문과 관할 구청의 공문을 근거로 제시하며 자신의 조합원 자격에는 법적 하자가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6년 배 모 씨 등 21명은 “이 씨는 조합창립총회일(2000.10.28)을 기준으로 아현2구역 사업시행구역 내 주택 등에 2년 이상 거주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합원 자격이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위 사실과 지난 2003년 9월 6일 총회에서 염리동 8-1□□번지를 사업시행구역에 편입시킨 것이 관할 구청에 의해 (인정되지 않아) 아현2구역 사업시행구역으로 편입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서부지법 민사 제21부는 결정문(2006카합1566ㆍ2006.11. 6)에서 “위와 같은 신청인들의 주장을 소명할 아무런 자료가 없는 바, 피신청인(이 조합장)이 조합창립총회(일) 기준으로 사업시행구역 내 주택 등에 2년 이상 거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의 조합 임원 자격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며 신청을 기각했다.
 
이듬해(2007년), 배 모 씨 등 32명이 “이 씨 등은 총회 결의가 아닌 대의원회의 결의로 임원에 선임됐으므로 자격이 없다”면서 “특히 이 씨는 조합창립총회(일) 기준으로 사업시행구역 내 주택에 2년 이상 거주하지 않았으므로 조합원 자격이 없다”며 소송을 걸었다.
 
당시 피고 측은 “원고 중 상당수가 조합원이 아니므로 제소가 부적법하다”고 맞섰다. 당시 재판부(서울서부지법 민사 제12부)도 판결문에서 “원고들이 조합설립변경인가(2007. 4. 5)서상 조합원 명부에 등록돼 있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정비사업 예정 구역에 포함된 토지 소유자는 조합원 명부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조합의 정비사업 시행에 따라 토지 소유권 행사에 영향을 받으므로 소를 청구할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어 “다만 원고들이 사업 예정 구역에 포함된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지를 살펴보면 원고 홍 모 씨 등은 사업 예정 구역에 토지를 소유하고 있지 않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들이 제기한 소는 부적법하다”고 덧붙였다.
 
이 조합장의 조합원 지위에 대해 재판부는 “▲아현2구역 조합은 지난 2003년 5월 마포구청장으로부터 주택건설촉진법(이하 주택법) 및 같은 법 시행령 등에 의해 설립 인가를 받았고 ▲이 조합장 등은 2003년 7월 대의원회의에서 임원으로 선출됐으며 ▲2003년 9월 임시총회와 2005년 7월 정기총회에서 피고들의 임원 선임에 대해 추인한 사실 등이 인정된다”며 이 조합장에 유리한 판단을 내렸다.
 
당시 원고들은 “조합 규약은 2003년 7월부터 시행된 도시정비법에 위반돼 무효”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 조합 규약은 지난 2002년 5월 적용됐던 주택법에 따라 제정돼 마포구청장으로부터 인가를 받았고, 도시정비법에 의하면 종전 법률에 의해 설립 인가를 받은 조합 규약은 도시정비법에 의한 정관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조합 규약이 도시정비법에 다소 일치하지 않는다 해서 이를 무효라 할 수 없다”며 원고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또한 “(조합장) 이 씨가 소유ㆍ거주 중인 염리동 8-1□□번지의 토지ㆍ건물은 조합설립인가(2003. 5.27) 당시에 정비예정구역에 포함돼 있지 않았으나 2003년 9월 임시총회에서 이를 정비예정구역으로 추가 편입하기로 의결됐고, 2007년 4월 마포구청으로부터 변경 인가를 받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씨는 조합원 자격이 있다”면서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다”며 각하 및 기각 판결을 내렸다.
 

◆ 주택법-도시정비법 충돌…1심 재판부, 후자에 ‘무게’
하지만 이 사안을 놓고 1심 재판부가 이전 결정과 다른 결정을 내리면서 논란은 증폭되고 있는 양상이다. 과거 신청인(반대파)들의 신청을 기각했던 재판부가 이를 뒤집어 반대파에 유리한 판단을 내렸기 때문.
 
지난해 11월 서울서부지법 민사 제21부는 “조합 정관 변경을 통해 조합원 총회 결의와 정관 변경만으로 추가 편입에 따른 정비구역 변경을 의제하고 조합원 자격을 부여하는 규정을 두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규정은 도시정비법에 위반되므로 무효”라고 판단했다.
 
당시 이 조합장 측은 “도시재정비촉진을 위한 특별법상 재정비촉진계획이 결정ㆍ고시된 때에는 그 고시일에 도시정비법상 정비구역지정이 있는 것으로 의제하고 있다”며 “마포구 염리동 8번지 일대는 서울시장이 시(市) 조례에 근거해 지난 2004년 12월 30일 ‘아현뉴타운지구 개발 기본계획’을 통해 지정ㆍ고시한 계획정비구역에 포함돼 있으므로 정비구역지정이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변동된 새 조합원은 관할 행정청의 인가를 받지 못한 경우에도 조합에 대해 조합원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데, 염리동 8번지 일대가 개발기본계획을 통해 도시정비법상 정비구역지정이 있었던 것으로 의제되고 이 조합장 자신은 지난 2003년 6월에 재건축 사업에 동의한 만큼 조합원 지위를 가진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재판부는 “마포구 염리동 8번지 일대가 도시정비법상 정비구역지정이 있는 것으로 의제됐다는 점에 대한 소명 자료가 부족해 이 씨 등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처럼 아현2구역 조합설립인가 당시 적용됐던 주택법과 현행 도시정비법이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재판부가 현행법인 도시정비법에 무게를 실어줬다고 풀이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 K씨는 “동일한 재판부가 같은 내용을 놓고 판이한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이해관계인들은 혼란스러울 듯하다”면서도 “2006년 결정 당시와 2009년 결정이 달라진 것은 신청인 측이 이전 결정에서의 기각 사유를 치유했든지, 재판부가 이전보다 현행법인 도시정비법에 비중을 둬 이를 엄격히 적용한 탓이라 해석된다”고 말했다.
 
한가람법률사무소의 전영상 대표변호사는 “해당 사업장에 대한 정확한 내용은 모르지만 과거 주택법에 의거해 조합이 설립됐다고 해도 현행법이 도시정비법인 만큼 후자를 우선시해야 할 것으로 보이며 재판부 역시 그러한 판단을 내린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이에 대해 구청 담당자의 의견을 듣고 싶었으나 관계자로부터 “(담당자가) 부재중이며 아현2구역에 대한 취재는 공보관광과를 통해 정식으로 요청해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현재 아현2구역 분쟁의 한복판에는 조합장의 조합원 지위에 대한 논란이 자리 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조합장 찬반 세력 간 논쟁은 현재 진행 중인 본안 소송 확정 판결이 나야 일단락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조합장이 누차 강조한 대로 이 사안이 아직 하급심에 머물고 있는 데다 이와 얽힌 다른 사안들 역시 현재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쟁점2/ 임원해임총회 효력
반대파, “적법한 절차 따라 해임됐다”
집행부, “법원에서 확정되지 않았다”

 
조합장의 조합원 지위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 중인 조합 집행부와 아현2주민모임 측은 분쟁은 지난해 12월에 열린 임원 해임을 위한 임시총회로까지 번진 상태다. 총회를 발의한 아현2주민모임 측과 해임 대상자인 현(現) 집행부가 총회의 효력 등을 놓고 사활을 건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
 
아현2주민모임 측은 “조합 집행부가 ‘▲조합에 총회 소집 청구도 하지 않은 데다 조합원 1/10 이상의 발의(서)가 없었고 ▲조합장 직무대행 해임 총회였던 만큼 선임 절차도 진행됐어야 하며 ▲해임 대상자들에게 소명 기회도 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우리는 ▲관계 법령(도시정비법 제23조 제4항)이 규정한 대로 적법한 소집 절차를 거친 데다 조합원 127명의 발의로 총회를 개최했고 ▲해임 총회에서 새로운 조합장을 선임해야 된다는 규정은 없으며 ▲해임 대상 임원들에게 충분한 소명 기회를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합 측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총회 소집 기간에도 소수 조합원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이렇다 할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외려 자신들은 용역업체 직원들이 가로막는 바람에 제대로 소명조차 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또 “반대파가 조합원 1/10 운운하며 ‘집행부가 해임됐다’고 주장해 현재 반대파가 개최한 총회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해 놓은 상태”라며 “발의자 측은 총회 결과만 떠벌릴 뿐 그와 관련된 조합원 명부(총회 발의자 및 참석자, 대리인 등)라든지 서면결의서, 회의록, 관련 증빙 서류를 제출하지 않거나 늦게 제출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반대파가 언급한 조합원 숫자도 잘못됐다”면서 “현재 마포구청에 등록된 아현2구역 조합원은 925명인데 반대파는 지난해 12월 총회에 ‘전체 조합원 932명 중 475명이 참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것은 반대파가 총회 당시에 비(非)조합원까지 입장시켰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아현2주민모임 대표 류 모 씨도 아현2구역의 조합원은 925명이라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류 대표가 직접 건넨 CD에서도 그는 수차례 아현2구역의 조합원이 925명이라고 강조하고 있었다.
 
이곳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 역시 “925명과 932명 간 불일치는 발의자 대표 또는 주최 측의 명확한 설명이 있어야겠지만 제3자 입장에서 봤을 때 다소 의아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으면 발의자 측의 정당성에 흠집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류 대표는 “7명은 당시 추가로 재건축 동의서를 낸 사람들”이라며 “구청 승인은 받지 못했지만 이들을 우선 포함시키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내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합 측은 또 “자기들 맘대로 부적법하게 총회를 열고 집행부가 해임됐다고 주장하는 것도 모자라 마치 구청 등의 인가를 받은 사안처럼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조합장은 “법원이 증거보전 결정까지 내린 상황에서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반대파의 행태는 그들의 불법성을 자인하는 셈”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법원의 확정 판결이 날 때까지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반대파의 일방적인 주장대로 흘러가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현2주민모임 대표 류 모 씨는 총회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합 측 주장에 대해 “당시 내부 사정으로 1~2일 정도 늦어졌다”면서 “조합 측이 자꾸 이 부분을 가지고 트집을 잡는데 지난 1월 중순에 관련 자료를 모두 제출했고 이미 법원 심리까지 마친 상태라 문제될 게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지난달 초 임시총회에 대한 법원 심리에서 집행부 측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이유야 어찌됐든 법원이 증거보전 결정을 내렸다면 최대한 빨리 그를 따르는 게 좋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 K씨는 “발의자 측이 총회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법원의 심리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가시적인 판단이 나오는 시점에 맞춰 후속 조치를 강구하기 위한 측면도 있을 수 있으나 되도록 법정 시일을 준수하는 게 문제의 소지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 S씨는 “증거보전 결정에 대한 대응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이를 두고 소문만 무성해지는 게 현실”이라며 “발의자 측 대응 능력이 떨어진다든지 정말 절차상 하자가 있어 이를 감추려는 게 아니라면 빌미를 제공하지 않는 측면에서 신속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처럼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잡음’이 커지는 가운데 이 역시 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올 때까지 지속될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게다가 최근 양측이 상대방을 고소ㆍ고발하는 일이 잦고, 각자 이에 대응하는 중이라 사업이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최근 일부 조합원들이 아현2주민모임 측을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고소ㆍ고발하고, 조합 측도 이에 편승해 이들의 반발에 적극적으로 맞대응을 모색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게다가 이들은 지금까지 언급된 사안 외에 다른 내용으로도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아현2구역에서 만난 한 주민은 “재개발이다 재건축이다 하는 얘기가 나온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며 “하지만 주민들 눈에는 뭔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 전혀 보이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도대체 조합 집행부는 그동안 뭘 했고, 또 이를 갈아엎으려는 반대파는 현재 뭘 하고 있는지 되돌아봤으면 좋겠다”며 “최근 벌어진 양측의 대립을 보고 있자면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개탄스러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정훈 기자 hjeong25.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