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뉴스! 정확한 정보! 도시재생신문 :: [심층 분석] 기준금리 동결과 DTI 규제 확대 한 달

[심층 분석] 기준금리 동결과 DTI 규제 확대 한 달: 2009.11.19 16:11 입력 | 2009.11.19 22:08 수정

기준금리 9개월째 동결…부동산 시장 숨통 트이나
연내 인상 가능성 사실상 사라져

 
<IMG style="WIDTH: 271px; HEIGHT: 343px" src="/wysiwyg/PEG/W_1258614557.jpg" width=258 height=407>
 
지난 12일부터 제2금융권으로까지 DTI 규제가 확대되면서 수도권 아파트 거래가 ‘실종’된 지 한 달이 지났다. 9월 이후 정부가 부동산 가격 거품을 우려해 금융권으로부터 나오는 돈줄을 옥죄면서 강남 재건축 아파트 단지를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시장 금리마저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9월 이후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매수한 사람들은 고통에 빠지게 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2.80%까지 치솟은데 이어 정부의 규제로 인해 매수세가 끊기자 살던 집을 팔고 이사를 가려던 ‘갈아타기’ 수요까지 사라지면서 ‘진퇴양난’에 빠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한국은행(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시장 금리 상승세가 둔화됨에 따라 매수자들은 숨통을 트일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지난 한 달 동안 CD 금리가 2.79% 수준을 유지한 데 이어 분양 시장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 부활 조짐이 보이면서 시황은 해빙기를 맞은 듯하다. 이러한 흐름에 또 하나의 호재가 생겼다. 한은 기준금리가 또 다시 동결된 것이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현행 2.0%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지난 2월 2.0%로 낮아진 뒤 9개월째 제자리를 지키게 됐다. 이로써 연내 기준금리 인상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이성태 한은 총재가 이명박 대통령마저 공공연하게 “금리 인상은 시기상조”라고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강행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부동산ㆍ금융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기 때문이다.
 
 


◆ 금리 동결 이유는?
① 불확실한 경기 전망ㆍ민간 소비에 대한 우려
② 물가 안정ㆍ원화 강세로 인한 득>실
③ 차기 G20 정상회의 개최ㆍ국제공조 유지 필요
④ 주택 가격 상승 둔화

 
“국내 경기는 세계경제 상황 호전 등으로 수출 및 내수와 생산 활동이 한층 더 개선되는 등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향후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은 상존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금통위가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하면서 그 이유로 설명한 말이다. 각종 경제지표들이 개선 추세를 보이면서 우리나라가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른 경기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이것이 완연한 실물경제 회복으로 이어졌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 금통위의 이번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민간 소비마저 여전히 ‘바닥’에 가깝고, 고용 시장마저 탐탁지 않다는 점 또한 금통위에겐 부담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통계청 등이 발표한 10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에 비해 1만 명 증가하는 데 그쳤고, 이는 9월(7만 1000명 증가)에 비해 상승폭이 현격히 떨어진 수준이다.
경기회복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금리 인상을 어렵게 만들었다. 4분기 들어 유가가 오르고 환율이 떨어지면서(원화 강세) 기업들의 실적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 정부 관계자들 역시 실질적인 수요 회복이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이에 대해 부담을 느껴왔다는 전언이다.
10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하는 데 그치면서 지난 3분기보다 더 안정적인 수준을 보이고 있는 점, 원화 값이 지난 13일 기준으로 1달러당 1160.30원을 기록하면서 향후 물가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란 전망 또한 금리 동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낮은 금리 수준 탓에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횡행하면서 미 달러화를 비롯한 해외 자본이 지속적으로 유입됨에 따라 당분간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금통위의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이 대외적으로는 ‘강(强) 달러’를 표방하고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국 경기부양을 위해 ‘약(弱) 달러’ 흐름을 방조하고 있다는 점도 일조했다. 미국의 ‘약 달러’ 정책이 국내에서 대응하기가 어려운 문제인 만큼 다른 부분에서 금리 인상 요인을 찾아야 한다는 논리에 힘을 실어 주는 것이기 때문. 따라서 괜히 ‘환율’ 문제를 건드려 ‘긁어 부스럼’ 만드는 우(愚)를 범할 필요가 없었던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환율’ 변동에 따라 한은이 국내 정책금리를 조정했다는 일각의 비난 여론도 고려했을 것이란 얘기다.
게다가 관세청이 발표한 지난달 ‘수출입 동향 확정치’에 따르면 10월 무역수지는 36억 3천만 달러 흑자로 집계돼 9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장기간 무역수지 흑자 추세가 이어지면서 외환보유액 역시 사상 최대 규모에 도달했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지난 10월 말 2641억 9천만 달러로 올 들어 629억 7천만 달러나 증가했다. 이는 앞으로 ‘달러 약세-원화 강세’ 흐름이 유지될 공산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결국 한은이 이를 핑계로 금리를 소폭 조정한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원화 강세 흐름을 바꿀 수 없기 때문에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여러모로 뒤탈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S증권 최 모 연구원은 “내년 1분기까지는 금리 인상이 어려울 듯하다”면서 “환율 하락 효과로 인해 당분간 물가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어 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적 공조 문제도 기준금리 동결의 배경이 됐다. 한국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차기 개최국으로서 ‘출구전략’과 관련해 국제적 공조를 약속한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열렸던 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장 회담에서도 각국은 현재의 경기부양책을 유지하기로 뜻을 모은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만 기준금리를 올리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당분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만큼 한은도 정책의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다”면서 “내년 2~3월 중 0.25%P(포인트) 정도 올릴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둔화된 데다 매매가격이 떨어지는 지역이 속출하면서 9월 이전까지만 해도 부동산 시장 과열 조짐을 걱정했던 금통위의 고민거리가 사라진 점도 금통위의 금리 동결에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성태 한은 총재가 금통위 회의 이후 “최근 주택 가격 상승 둔화 움직임이 지난 9월 하순 이후 (통화정책에 대한) 걱정을 조금은 덜어줬다”면서 “향후 통화정책은 국내 수요의 확대 정도, 세계경제가 얼마나 확실한 회복 기조를 마련하느냐 등을 봐가면서 당분간 경기회복 쪽에 초점을 두겠다”고 말한 데서도 읽히는 대목이다.
 
 


‘출구전략’ 논의 여전…금리 인상 가능성 열어 둬야
‘신종플루’가 기준금리 동결에 영향을?

 
한편 이번 금통위 결정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면서 앞으로도 출구전략 논의가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 또한 여전한 데다 자칫 그 타이밍을 놓칠 경우 본격적인 출구전략 시행 시기마저 놓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기 때문.
한은 통화정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부동산 가격도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금통위 결정에도 불구하고 출구전략 카드가 끊임없이 거론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의 김 모 연구원은 “금리 정상화가 지연될 경우 예상되는 피해를 생각하면 금리 인상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내년 말에는 기준금리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인 4% 수준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아예 금리인상 시기를 내년 상반기에 가서야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유정석 연구원은 ‘한국 통화ㆍ금융정책의 출구전략’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주택 가격은 정부 규제로 상승세가 약해져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며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경제성장세가 확인되는 내년 상반기에나 인상 여부를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금리 인상이 빠르면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켜 경기회복세를 저해할 우려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금통위 결정에 최근 유행 중인 ‘신종플루’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12일, 이성태 한은 총재가 공식적으로 “당분간 금융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신종플루 확산이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경제에 무시할 수 없는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
한은 역시 ‘신종플루가 계속 확산될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0.2~0.3%P 하락할 것’으로 잠정 추산했다. 한은 관계자는 “신종플루로 인한 마이너스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우리 경제는 연간 기준으로 미미하나마 플러스 성장이 가능해 보인다”면서 “그럼에도 이 총재가 신중함을 보이는 것은 향후 회복 속도 저하와 (9월과 같은) 시장의 과민 반응을 경계하기 때문 아니겠느냐”는 해석을 내놨다.
 
 


DTI 규제 한 달…‘버블세븐’서 1兆 증발
투자 가수요 소멸ㆍ강남 재건축 빙하기

 
<IMG src="/wysiwyg/PEG/W_1258614597.jpg" width=491 height=282>
규제 확대 전후 버블세븐 시가총액 변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확대로 버블세븐(서울 강남ㆍ서초ㆍ송파구, 양천구 목동, 분당, 용인, 안양 평촌) 지역의 시가총액이 한 달 만에 1조 원가량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보 사이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버블세븐 지역 61만 1101가구의 시가총액은 총 446조 932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 시가총액(447조 9501억 원)보다 총 1조 172억 원이나 감소한 것이다.
불패 신화를 써 왔던 버블세븐의 아성을 무너뜨린 일등 공신은 정부가 지난 9월부터 시행 중인 DTI 규제다. 정부는 9월 초 제1금융권에 DTI 규제를 시행한 데 이어 지난달 초에는 이를 제2금융권으로까지 확대했다.
지난달 12일, DTI 규제가 제2금융권까지 확대되면서 대출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투자 가수요가 사라졌고, 강남 재건축 시장마저 하락세를 보이면서 그 여파가 분당 등 고가의 주택이 몰려 있는 버블세븐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버블세븐 지역 진입을 노리던 실수요자들 역시 추가적인 집값 하락을 우려해 주택 매수를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닥터아파트의 연구원 J씨는 “DTI 규제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투자 가수요가 차단된 가운데, 강남 재건축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분당ㆍ용인 등 고가의 주택이 몰려 있는 버블세븐 지역으로 하락세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강남구 등에서는 호가를 낮춘 매물도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DTI 규제가 당초 예상보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그동안 상승폭이 컸던 재건축 또는 신규 분양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이뤄진 후 신규 수요 증가 및 재건축 규제 완화 여부에 따라 재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시가총액이 가장 크게 줄어든 지역은 송파구로 시가총액이 지난 1개월 동안 4513억 원 감소한 86조 965억 원을 기록했다. 송파구의 경우 올해 들어 전세금이 크게 오르고 ‘재건축 ’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매매가격 상승폭이 높았으나 최근 들어 잠실 일대의 아파트 전세금이 안정을 되찾고 규제 확대로 인한 매수세가 위축됨에 따라 가격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추세다.
2위는 118조 7206억 원에서 3666억 원 감소한 118조 3540억 원을 기록한 강남구가 차지했다. 강남구 역시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매수세가 주춤해지면서 개포 주공 1~4단지를 비롯한 여러 단지에서 호가를 수천만 원씩 낮춘 매물이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용인시도 69조 5134억 원에서 1611억 원 감소한 69조 3523억 원을 기록했으며, 분당과 목동이 각각 515억 원, 359억 원 감소했다.
한편, 서초구는 서초동과 잠원동 일대 아파트들의 가격이 강세를 띠면서 DTI 규제 확대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이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평촌도 시가총액이 23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DTI 규제 확대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DTI 규제에도 주목할 만한 아파트는?
신규 분양 아파트ㆍ미분양 아파트!

 
이러한 상황에서 인천 영종하늘도시, 보금자리주택 등 대규모 주택 단지가 본격적인 분양에 돌입함에 따라 신규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강남권에 들어설 보금자리주택은 청약 열기가 뜨거워,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을 녹일 수 있는 호재로 작용하리란 기대를 높이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의 경우, 양도소득세 감면 등 각종 세제 혜택과 DTI 규제 등 부동산 규제에서 제외되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이를 찾는 발길이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현재 작년 말(16만 가구)에 비해 크게 감소해 12만 6000여 가구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 2년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그동안 수도권에서만 감소하던 미분양 물량이 지난 8월을 기점으로 지방에서도 감소하고 있어 부동산 시장의 호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분양 물량이 꾸준히 감소하는 것은 경기회복 심리와 전세 대란, DTI 규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분양가가 비교적 저렴해진 데다 ▲규제가 적고 ▲업체 혜택이 늘어나(중도금 무이자, 발코니 확장 무료, 프리미엄 보장 등) 미분양 아파트의 가치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신규 분양을 시작하고 있는 아파트보다 뛰어난 입지에도 불구하고 불황 탓에 미분양 물량이 생긴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미분양 아파트들은 현재 분양을 시작하는 신도시 아파트와도 경쟁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으며 이미 프리미엄이 생긴 아파트도 생겨나고 있기에 당분간 눈여겨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훈 기자 hjeong25.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