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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사업장 ‘총성 없는 전장(戰場)’: 2010.04.19 21:19 입력 | 2010.04.27 14:45 수정

재건축 사업을 따내기 위한 건설사들의 총성 없는 수주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시공사 선정이 임박한 서울 강동구 둔촌동 주공아파트(둔촌주공)와 고덕동 주공아파트(고덕주공)는 수주를 위해 각 건설사 관계자들이 조합 임원은 물론 일반 조합원들과 접촉하며 ‘표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공권 전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곳곳에서는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신고가 접수되는 등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양상마저 보인다.
 
둔촌ㆍ고덕주공 일대에서는 검은색 양복 차림의 남성들과 말끔한 정장 차림의 여성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건설사에서 나온 수주 영업 인력, 이른바 OS요원들이다. 이들은 조합원 ‘표’를 확보하기 위해 최전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에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도급 순위 10위권 내의 건설사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 측이 시공능력 평가순위 1~2위 건설사 간 컨소시엄 구성을 불허하면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을 주축으로 하는 컨소시엄의 양자 대결 구도로 압축된 상태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에는 GS건설과 롯데건설, 삼성물산 컨소시엄에는 대림산업과 현대산업개발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컨소시엄과 관련해서 말은 여러 가지로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건설의 움직임도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포스코건설이 조합 핵심 임원과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합 사무실에서 포스코건설 측 OS요원이 조합 관계자와 함께 있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고 전했다.
 
고덕주공도 사정은 비슷하다. 고덕주공은 이미 재건축 사업이 완료된 1단지와 공무원 임대아파트인 8단지, 아직 재건축 가능 연한이 아닌 9단지 등을 제외한 2~7단지와 고덕시영 등이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2ㆍ3ㆍ4ㆍ6ㆍ7단지는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고 5단지는 조합설립인가를 득(得)하기 직전에 와 있다.
 
고덕주공은 단지별로 시공사 가계약을 체결했던 곳이 대부분이지만 관련 규정이 바뀌면서 다시 시공사 선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계약을 체결했던 건설사는 사업권을 지켜야 하는 반면 기타 건설사들은 바뀐 상황을 이용해 신규 사업권을 획득하기 위한 기회로 여기면서 수주전은 그 어느 곳보다 치열한 상황이다.
 
사업 규모가 가장 큰 2단지(71개동 2600가구+삼익그린12차 등 4064가구)는 삼성물산-GS건설 컨소시엄이 한 발 앞선 상태다. 삼성-GS컨소시엄은 지난 2003년 가계약을 체결했으나 관련 규정이 바뀌면서 다시 입찰에 참여하게 됐다. 지난 14일 끝난 입찰에 대림산업과 코오롱건설이 추가로 참여하면서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6단지 수주전 역시 치열하다. 이곳은 과거 조합 측과 가계약을 체결한 두산건설과 포스코건설 외에도 대우건설,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SK건설 등이 수주전에 가세했다. 조합 측이 최근 컨소시엄이 아닌 단독 입찰을 새로운 조건으로 내세우면서 생긴 일이다.
 
3ㆍ4ㆍ7단지도 각각 현대-대림 컨소시엄과 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을 시공사로 가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최근 분위기는 가계약 건설사가 그대로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7단지의 경우 대림산업이 유리한 상황에서 롯데건설이 추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고덕시영 한라ㆍ현대 단지도 과거 선정됐던 현대-삼성 컨소시엄이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현재 2444가구인 이곳은 재건축 후 3295가구로 탈바꿈한다.
 
조합설립인가를 앞두고 있는 5단지는 롯데건설, 삼성물산, 현대산업개발, GS건설 등이 사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곳은 6단지와 함께 OS요원이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정훈 기자 hjeong25.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