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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설립동의율 산정 시 무허가건축물 소유자 포함시켜야 하나: 2011.09.28 10:04 입력 | 2011.09.28 22:12 수정

조창혁 변호사 hilaw74@hanmail.net

<IMG style="MARGIN: 4px 8px 4px 0px" align=left src="/PEG/13171717894109.jpg">1. 들어가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 제2조 제9호는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의 토지등소유자의 개념에 대해 ‘정비구역 안에 소재한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자 또는 지상권자’라고 규정하고 있고, 동법 제16조 제1항은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의 조합설립 동의율을 ‘토지등소유자의 4분의 3 이상 및 토지 면적의 2분의 1 이상의 토지소유자의 동의’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위와 같이 규정된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의 토지등소유자의 개념 및 조합 설립 동의율 산정과 관련해 실무에서는 ①재개발 구역 내에서 무허가 건축물만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을 토지등소유자에 포함시켜 조합 설립 동의율을 산정한 후 이를 전제로 조합설립인가 처분을 내리는 것이 적법한 것인지 여부 ②위법하다고 볼 경우 그 하자의 정도는 당연무효 사유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취소 사유에 불과한지 등에 대한 다툼이 있는 바 이하에서는 이에 대해 검토해 본다.

 
2. 적법성 여부-무허가 건축물만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을 토지등소유자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
가. 위법하다는 입장
무허가 건축물만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을 토지등소유자에 포함시켜 조합 설립 동의율을 산정한 후 이를 전제로 해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 설립인가 처분을 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입장인 데 이는 무허가 건축물의 소유자가 구 도시재개발법상 조합원의 지위를 갖는지 여부에 관해 ‘소유자에게 조합원의 자격이 부여되는 건축물이라 함은 원칙적으로 적법한 건축물을 의미하고 무허가 건축물은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판시한 대법원 1999년 7월 27일 선고 97누4975 판결 등에 근거한 견해이다.
 
나. 적법하다는 입장
무허가 건축물만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도 도시정비법상 토지등소유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들을 토지등소유자에 포함시켜 조합 설립 동의율을 산정한 후 이를 전제로 해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 설립인가 처분을 하는 것 역시 적법하다는 견해이다.
 
위와 같은 견해는 ①도시정비법 제2조 제9호 가목이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에서의 ‘토지등소유자’의 개념을 ‘정비구역 안에 소재한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자 또는 지상권자’라고 규정하면서 그 건축물의 범위에 무허가 건축물을 배제하거나 건축법상의 건축 허가를 받은 건축물로 한정해 규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 ②이른바 ‘기존 무허가 건축물’의 경우 특정건축물정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및 동법 시행령에 따라 단속 및 철거 대상에서 제외될 뿐만 아니라 그 소유권을 인정한다는 취지에서 무허가 건축물대장에 등재해 합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점 ③상기한 대법원 1999년 7월 27일 선고 97누4975 판결 등은 법에 의해 보호받는 ‘기존 무허가 건축물’이 아닌 관계 법령에 의해 철거돼야만 하는 ‘신생 무허가건축물’에 한해 적용되는 것으로 한정 해석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논거로 들고 있다.
 
다. 필자의 입장 및 소결론 (위법하다는 입장에 따름)
생각건대 무허가 건축물은 그 속성상 원칙적으로 관계 법령에 의해 철거돼야 할 것인데도 그 소유자에게 조합원 자격을 부여해 결과적으로 재개발 사업의 시행으로 인한 이익을 받는 결과가 돼 허용될 수 없는 점, 재개발 사업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 정비구역 안의 무분별한 무허가 건축물의 난립을 규제할 현실적 필요성이 적지 아니한 점, 무허가 건축물의 소유자를 당연히 도시정비법 제2조 제9호 가목에서 정하는 토지등소유자로 해석한다면 다른 사람의 토지 위에 무단으로 무허가 건축물을 축조한 다수의 소유자들이 조합 설립 추진위원회 및 재개발 조합을 결성해 그 토지소유자를 재개발 사업에 강제로 편입시킴으로써 적법한 토지소유자의 재산권을 침해가 우려가 있는 점 등 여러 사정을 감안할 때 도시정비법 제2조 제9호 가목 등이 규정하고 있는 건축물이라 함은 적법한 건축물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조합 설립의 요건이 되는 조합 설립 동의율을 계산함에 있어서도 무허가 건축물만을 소유한 사람은 제외하는 것이 옳은 것으로 보인다.
 
즉 무허가 건축물만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을 토지등소유자에 포함시켜 조합 설립 동의율 산정한 후 이를 전제로 조합설립인가 처분을 내리는 것은 위법한 것이다.

 
3. 하자의 정도
가. 하자의 중대·명백성 판단의 기준
행정처분인 조합설립인가 처분이 당연무효라고 하기 위해서는, 처분에 위법 사유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으로 평가받아야만 할 것이다.
 
한편 행정처분의 하자가 중대·명백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과 관련해 대법원 2010년 9월 30일 선고 2010두9385 판결 등은 “행정청이 어느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해 어느 법률의 규정을 적용하여 행정처분을 한 경우에 그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는 그 법률의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법리가 명백히 밝혀져 그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행정청이 위 규정을 적용해 처분을 한 때에는 그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다고 할 것이나, 그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해 그 법률의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법리가 명백히 밝혀지지 아니해 그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때에는 행정관청이 이를 잘못 해석해 행정처분을 하였더라도 이는 그 처분 요건 사실을 오인한 것에 불과해 그 하자가 명백하다고 할 수 없는 것이고 행정처분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어떤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해 이를 처분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오인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로서 그것이 처분 대상이 되는지의 여부가 그 사실관계를 정확히 조사해야 비로소 밝혀질 수 있는 때에는 비록 이를 오인한 하자가 중대하다고 할지라도 외관상 명백하다고 할 수 없다”라고 판시하고 있다.
 
그런데 위와 같은 대법원 판례의 법리에 따를 경우 무허가 건축물만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을 토지등소유자에 포함시켜 조합 설립 동의율 산정한 후 이를 전제로 해 내려진 조합설립인가 처분의 하자의 정도는 중대·명백하지 않은 취소 사유에 불과한 하자로 평가해야만 할 것으로 보이는 바 이하에서는 그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나. 구체적 검토
우선 도시정비법 제2조 제9호 가목은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에서의 ‘토지등소유자’의 개념을 ‘정비구역 안에 소재한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자 또는 지상권자’라고 규정하면서 그 건축물의 범위에 무허가 건축물을 배제하거나 건축법상의 건축 허가를 받은 건축물로 한정해 규정하지 않고 있는 바 무허가 건축물만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을 토지등소유자에 포함시켜 조합 설립 동의율 산정한 후 이를 전제로 해 내려진 조합설립인가 처분에 중대·명백한 하자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위와 같은 도시정비법 규정의 문언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만 할 것이다.
 
또한 도시정비법 제46조 및 제50조는 분양 및 주택 공급의 대상을 ‘토지등소유자’로 규정하고 있는데,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 제2조 제1호 및 제24조 제1항 제1호 등에서는 일정한 범위의 기존 무허가 건축물의 소유자도 토지등소유자로서 분양 대상자로 인정(이미 오래 전부터 건축돼 있던 일정한 범위의 건축물만을 그 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 무분별한 무허가건축물의 난립을 조장하는 결과가 초래되지 아니하며 여기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통상의 무허가 건축물과는 달리 이들에게 부당한 이익을 부여하는 결과도 되지 아니한다)하고 있는 바 이를 감안할 때 무허가 건축물만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을 토지등소유자에 포함시켜 조합 설립 동의율 산정한 후 이를 전제로 하여 내려진 조합설립인가 처분에 중대·명백한 하자가 존재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국토해양부가 고시·배포한 「정비사업조합 표준정관」에서도 기존 무허가 건축물의 소유자에게 조합원의 자격을 부여하고 있고 대부분 조합의 정관에서도 위 표준정관에 따라 같은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는바, 창립총회에서 가결돼 조합설립인가 신청서에 첨부된 조합 정관을 검토한 후 위 정관이 규정한 바에 따라 기존 무허가 건축물 소유자들을 토지등소유자에 포함시켜 동의율을 계산한 끝에 내려진 위와 같은 조합설립인가 처분을 두고 중대·명백한 하자를 가진 행정처분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또한 조합 설립 당시 처분청이 나름의 기준(당시에는 중대·명백한 하자가 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없이 통용되었던 기준)으로 조합 설립 동의율을 계산한 끝에 법정 동의율이 충족된다고 판단해 조합설립인가 처분을 내린 경우라면 사후에 위와 같은 처분청의 동의율 계산 방식 또는 기준이 잘못된 것으로 밝혀짐과 동시에 제대로 된 동의율 계산 방식 또는 기준에 따라 애초의 동의율을 계산하면 법이 요구하는 동의율에 다소 미달한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사정을 이유로 애초의 조합설립인가 처분에 무조건 중대·명백한 하자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울 것인 바 이 또한 무허가 건축물만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을 토지등소유자에 포함시켜 조합 설립 동의율 산정한 후 이를 전제로 해 내려진 조합설립인가 처분에 중대·명백한 하자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평가할 만 한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4. 결론
결론적으로 무허가 건축물만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을 토지등소유자에 포함시켜 조합 설립 동의율을 산정한 후 이를 전제로 조합설립인가 처분을 내리는 것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나 그 위법성의 정도는 당연무효 사유가 아닌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