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뉴스! 정확한 정보! 도시재생신문 :: [정가 Zoom In] 안철수 미국 호화생활···무엇이 문제죠?

[정가 Zoom In] 안철수 미국 호화생활···무엇이 문제죠?: 2013.03.17 13:02 입력 | 2013.03.26 00:28 수정

by 송윤창 rknews@daum.net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현 노원병 국회의원후보자)가 미국 체류기간 중 호화생활을 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샌프란시스코 인근 팔로알토 지역의 부촌에서 호화생활을 했다는 내용인데,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이라는 분이 의혹을 제기했다고 한다. 안철수 후보 측은 즉각 반박했다. “지인 집에서 돈을 내지 않고 지냈다”는 것이 안 후보 측의 주장이다.
 
그런데 참 천박한 의혹제기다. 안철수 후보는 대한민국 상위 1% 중에서도 1%에 드는 부자 중의 부자다. 대한민국 0.01% 부자인 안철수 후보가, 본인이 땀흘려 정당하게 번 돈을 본인의 의사에 따라 쓰는데, 그것이 왜 정치적 논란의 대상이 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노원병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 조금 더 당당해진 안철수 후보를 보고 싶다. “자신의 길을 가겠다”고 한 안 후보의 주장처럼, 정말 자신이 가야 할 길에 대한 소신 있는 발언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난 대선과정에서도 일부 보수신문을 중심으로 안 후보 딸의 미국 유학 중 호화생활 의혹을 제기한 바 있었는데, 당시에도 이 ‘천박한’ 의혹제기에 대하여 강하에 비판한바 있다.
 

■ 천박한 의혹제기, 정치 품격 떨어트려
안 후보의 호화생활 의혹을 제기하는 일부 보수논객?(논객이라고 해야 하는지도 의문이지만)들이, 이 문제를 정치쟁점화 하려는 이유는 안 후보가 보수진영이 아닌,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정치인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진보=약자=서민’이라는 등식을 세워놓고 “서민을 대표하겠다면서 당신은 호화생활을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논리다. 참 억지스러운 논리다.
 
선거철마다 제기되는 일부 몰지각한 보수논객들의 이러한 문제제기는, 한국정치의 품격을 떨어트리고, 선거과정에서 마땅히 다뤄져야 할 의제들에 대한 건전한 토론을 방해한다는 의미에서, 참 나쁜 습관이다. 더 큰 문제는 이로 인해 유권자들의 시선을 분산되고, 일부 인사들의 이런 천박한 의혹제기를 의도적으로 확대 재생산하는 언론들이다. 다룰 의제가 그리도 없을까?
 
대한민국의 성격은 자유민주주의다. 또 각자 자유의지에 따라 경제활동에 참여하며, 그 공·과에 대한 책임은 당사자가 지게 되는 자본주의국가다. 당연히 각자 능력에 따라 일할 권리가 있고, 번만큼 소비할 권리를 가진다. 이것이 헌법이 가르친 정의다. 그런데 지금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는 자들이, 그 입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품격이 없는 의혹제기다. 보수주의를 내세우는 자들이 스스로 보수주의의 품격을 떨어트리고 있다. 이런 논리라면 재벌이 국회의원이 되거나, 온전히 아버지의 후광만을 업고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는 뭐라고 설명할 것인가? 그리고 새누리당이 공약한 각종 복지정책과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하고 비판을 가할 것인가? ‘자가당착’이다.
 

■ 역설의 한국정치 & 정당과 유권자 & 모순
매번 선거 때마다 이런 천박한 의혹들이 선거 주요이슈로 부각되고, 정치과정에서 실제로 다뤄져야 할 의제들이 제대로 다뤄지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 되는 것은 기형적인 한국정치의 구조 때문이다. 사실 선거과정에서 서민·복지·경제민주화 등 진보를 대표하는 대표적인 정치쟁점들과 관련하여, 민주당이나 새누리당이 내놓는 정책대안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 
 
사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차이는 ‘영남과 호남’, ‘강남과 강북’, ‘기성세대와 젊은이’ 정도뿐이다. 대표적 서민계층이 사는 농어촌지역이나 도시 슬럼화지역에서 새누리당의 지지가 훨씬 뚜렷하다. 세대 간의 차이를 제외하면, ‘진보와 보수’를 구분할 수 있는 각 정당의 이념적인 차이나, 소득 또는 사회계층에 따른 유권자의 이념적 성향의 구분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진보=약자=서민’이라는 단순한 등식(프레임)에 의한 정당·후보자에 대한 이념적 구분이나, 이를 기초로 한 각종 의제나 문제제기는 잘못된 것이다. 일부 보수논객들이나 언론들이 제기하는 천박한 의혹제기가 비판받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재인 후보의 명품의자 논란’과 ‘안철수 후보 딸의 호화유학 논란’, 이번에 제기된 ‘안 후보의 미국 호화생활 논란’까지.
 
의혹의 당사자인 안철수 후보 역시 당당해졌으면 좋겠다. 개인이 정당하게 소비할 권리까지 박탈당해야 하는 것이라면, 대한민국은 더 이상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의혹을 제기하는 인간들은 자유민주주의를 입에 담을 염치조차도 없는 자들이다. “그래 썼다. 내가 번 돈으로 내가 누릴 자유를 충분히 누렸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