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뉴스! 정확한 정보! 도시재생신문 :: 개포주공1 재건축 내분에 외풍에 '먹구름'

개포주공1 재건축 내분에 외풍에 '먹구름': 2011.09.08 12:14 입력 | 2012.02.05 17:19 수정

정훈 기자 jh25@rknews.co.kr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사업이 내우외환(內憂外患)에 빠져 조합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곳은 최근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주민 공람에 들어가면서 사업 본격화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 조합장 자격을 놓고 제기된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 의해 인용되면서 조합장 박 모 씨의 직무가 집행정지 된 데 이어 서울시가 도입을 추진 중인 ‘부분 임대’에 대한 주민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형국이다.
 
개포주공1단지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은 지난 5월 21일 조합원총회를 열고 조합장 선출의 건 등을 상정ㆍ처리했다. 당시 조합장에는 김 모 씨 등 5명이 출마했고 이 가운데 변호사 출신 박 모 씨가 조합장에 선출됐다.
 
하지만 박 씨가 출마를 공식화할 무렵부터 불거졌던 자격 시비가 끝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달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제50부는 김 모 씨 등 3명이 신청한 ‘조합장 직무 집행정지 등 가처분’에 대해 “조합장 지위 부존재 등 확인 청구 사건의 판결 확정 시까지 피신청인 박 씨는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의 조합장으로서의 직무를 집행해서는 아니 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재건축 조합의 임원으로서 재건축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고 조합원들의 이익을 충실히 대변하기 위해서는 과거에 당해 사업시행구역 안에서 거주한 바 있다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임원으로 선출될 당시에도 사업시행구역 안에서 거주하고 있어야 할 실질적인 필요성이 있는 점 등에 비춰 보면 조합 정관 제15조 제2항 제1호에 규정된 조합의 임원 자격은 ‘피선출일 현재 사업시행구역 안에서 거주하고 있고, 또한 피선출일로부터 역산해 3년 이내에 사업시행구역 안에서 거주한 기간이 1년 이상인 조합원’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의 정관은 조합 임원(조합장ㆍ감사ㆍ이사)의 자격으로 ▲피선출일 현재 사업시행구역 안에서 3년 이내 1년 이상 거주하고 ▲피선출일 현재 사업시행구역 안에서 5년 이상 건축물 및 그 부속 토지를 소유한 조합원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재판부는 박 씨의 조합장 지위가 이러한 조합 정관에 위배되는 것으로 판단했고, 그의 직무 집행정지 기간 중 변호사 구 모 씨를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의 조합장 직무대행자로 선임한다고 결론 내렸다.
 
박 씨의 조합장 직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측은 현재 진행 중인 소송에 매진하는 한편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새로운 조합장을 선출하기 위한 총회 개최를 조합에 요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를 놓고 순수 조합원들의 모임인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원 cafe(이하 개포1카페)’ 측은 사업 정상화가 또다시 지연되는 데 대한 불안감과 함께 무자격자를 미리 걸러내지 못한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유명무실한 존재감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개포1카페 관계자 김 모 씨는 “지난 5월 조합원들의 손으로 오랫동안 공석이던 조합장을 새로 뽑아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지만 이번 법원의 결정은 그러한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애당초 선관위가 좀 더 꼼꼼하게 (조합장) 출마자들의 자격 등을 검토했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므로 선관위도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유야 어떻든 박 조합장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변호사 출신으로 재건축 조합 정관과 법적 효력 등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박 조합장이 자신이 조합장 출마 자격에 미달된다는 것을 알고도 출마한 것이면 비도덕적인 것이고 모르고 출마했다면 무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당사자인 박 조합장은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직무 집행정지는 어디까지나 가처분 결정일 뿐”이라며 “아직 확정 판결이 나온 것도 아닌 상황에서 내가 불법을 저질렀다고 단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박 조합장은 이어 “‘피선출일 현재 사업시행구역 안에서 3년 이내 1년 이상 거주’라는 문구는 해석이 간단치 않다”며 “이와 관련해 법률 자문을 마친 상태이며 향후 적극적으로 소송에 임해 반드시 조합장에 복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통화 말미에 재출마를 해서라도 조합장에 복귀해 개포주공1단지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