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뉴스! 정확한 정보! 도시재생신문 :: [칼럼] 미국은 북핵(北核)으로부터 자유로운가?

[칼럼] 미국은 북핵(北核)으로부터 자유로운가?: 2013.02.20 23:33 입력 | 2013.03.12 23:05 수정

by 송윤창(분쟁컨설팅연구소장) rknews@daum.net

<IMG style="MARGIN: 4px 8px 4px 0px; WIDTH: 120px; HEIGHT: 181px" align=left src="/PEG/13613712166979.jpg" width=137 height=178>먼저 21세기 대명천지에 수백만의 국민이 굶어죽고,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꽃제비(어린 거지)’들이 엄동설한에 길거리를 배회하며 먹을 것을 구걸하는 나라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고 ‘핵실험’을 하며 국제사회를 겁박하는 북한을 강도높이 성토한다.
 
북한의 위정자들이 주장한 바, 그것이 ‘인공위성이’든, 평화적 사용목적의 ‘핵개발’이든 그 용어는 중요치 않다.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가장 기본적인 권리(의식주)도 보장하지 못하는 국가가, 자국민의 민생을 담보로 국제사회를 협박하고, 보상을 강요하는 행위는 강도들의 그것에 다름 아니다.
 
다만, 북한의 이러한 행위를 비판하는 국제사회의 태도에 대해서도 한번쯤은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펜을 들었다. 특히 미국의 북핵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지적하고 싶어서다. 북한 핵문제의 현재는, 1993년 미국과 북한 간 제네바합의의 연장선에서 이해를 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원래 북한 핵 문제의 본질은 군사적 목적 외에도, 심각한 경제난의 일차적 원인인 전력문제의 해결이라는데 있었다. 그래서 1993년 체결된 제네바합의도 심각한 전력문제 해소를 위해 핵 발전이 필요한 북한과, 북한의 핵 무장화를 막아야 하는 미국 간 타협의 산물로서 탄생했다. 
 
제네바합의로 한동안 잠잠하던 북핵문제가 2002년 8월 미국정보당국에 의한 북한의 핵개발 의혹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북-미간 제네바합의는 파기되었고 북한은 NPT를 탈퇴했다. 그리고 한동안 이어진 북핵을 둘러싼 긴장관계와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주변강대국들 간의 타협의 산물로 2005년까지 4차례 6자회담과 공동합의문이 채택되기도 했다.
 
그런데 북핵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우리가 애써 무시하고 있는 것이 있다. 6자회담 과정에도 제기됐던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권과, 제네바합의에 따른 경수로건설이다. 미국은 이 모두를 협상대상에서 제외했고, 이것이 6자회담 실패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런데 미국의 이러한 태도는, 양국 간 합의 준수라는 국제적 관례와 NPT 가입국(당시) 공히 누려야 할 권리를 북한에게 있어서만 제한한다는 의미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 
 
사실 제네바 합의가 파기된 근본 원인은 북한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합의에 따라 2003년까지 완공하기로 되어있는 경수로 건설을 연기시킨 책임은 미국에게도 있다. 또한 미국은 다음 경수로 완공 이전까지 북한에 공급하기로 되어 있던, 매년 50만톤의 중유공급을 중단한 책임도 안고 있다. 
 
거기에 미국은 이미 핵선제공격을 위한 법적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고, 한동안 미국 네오콘 일각에서 북핵선제공격 발언이 회자되기도 했다. 이에 북한은 한반도의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것과 북-미간 불가침 조약 등을 6자회담의 의제로 요구하기도 했다. 북한 정권의 생존을 보장하는 실질적인 요구를 한 것이었다.
 
지금은 북한의 장거리로켓발사 성공과, 3차에 거친 핵실험 등으로 무의미해졌지만, 당초부터 북한이 제기한 이러한 요구는 미국으로부터의 핵 위협과 그 공격에 대한 국제법적인 보장을 요구한다는 의미에서 상식적인 수준의 요구라고 볼 근거도 충분히 있었다. 북한정권의 반인륜적인 행태와는 별개로, 협상의제 차원에서는 충분히 다룰만한 내용이라고 본다.
 
또 다른 차원에서 방사성물질의 군사적 혹은 산업적 이용이 시작된 이래, 자신이 보유한 핵무기로 다른 나라를 공격했거나 고의적으로 민간인을 살상한 유일한 나라인 미국이, 다른 나라의 핵개발에 대하여 왈가왈부하는 것도 일반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북한이나 이란의 핵개발을 비판하면서도, 뇌 한 켠의 합리적 이성이 늘 나에게 묻는 질문이기도 하다.
 
이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보유와 사실상의 핵 보유로, 지금까지 한반도 안보를 둘러싸고 진행되어 온 모든 논의는 폐기됐다. 하지만 성토만 한다고 모든 것이 되돌려지지도 않는다. 다행히 6자회담 참가국 모두 권력교체기이고, 이로써 한반도문제에 대한 의제의 여백은 있어 보인다. 이제부터 시작될 북한문제 해결을 위한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