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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통’ 대통령과 정치, 그리고 슬픈 대한민국: 2013.03.07 17:04 입력 | 2013.03.12 22:31 수정

by 송윤창(발행인, 분쟁컨설팅연구소장) rknews@daum.net

‘강자의 양보는 포용’, ‘약자의 양보는 굴종’
상대에게 굴종 강요하는 것은 ‘참 나쁜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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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tyle="MARGIN: 4px 8px 4px 0px; WIDTH: 122px; HEIGHT: 182px" align=left src="/PEG/13626434785539.jpg" width=177 height=263>박근혜정부가 공식출범한지 10일이 지났다. 그런데 식물정부다. 정부조직법이 아직 통과되지도 않아서다. 벌써 2주가 지났는데도 장관 등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한 국회청문절차는 끝나지 않았다. 언제 끝날지 기약도 할 수가 없다.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대통령의 ‘불통정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반면, 정치력을 상실한 여, 야 모두에 대한 성토도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박근혜식 ‘불통정치’다. 대통령선거 이후 인수위 구성에서 시작된 추천 인사의 자격을 둘러싼 잡음이, 총리 등 정부부처 장관후보자 추천과정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여당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불통인사스타일’을 고집한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추천방식은, 제기된 각종 의혹으로 추천된 후보자가 줄줄이 사퇴하면서 실패한 것임이 여실이 입증됐다.
 
높아진 국민의 도덕의식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사들을 제대로 된 검증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줄줄이 추천해 놓고, 낙마의 책임은 정치권에 돌리는 안하무인은 지금까지도 그대로 이어져 오고 있다. 후보자의 도덕성에 대한 언론의 검증과, 국회청문 통과의례는 과거 한나라당이 야당이었던 김대중․노무현 정부시절 더 혹독했다. 위장전입으로만 낙마한 후보자가 몇인가?
 
결국 대선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불통스타일’이 취임 후 10일이 지나도록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식물정부’를 만들어낸 것이다. 정부조직법 등 일찌감치 야당과 대화를 통해 풀었어야 하는 많은 정치일정들이, 대통령과 주변의 몇몇 참모들에 의해 주도되면서 이러한 사태를 불러왔다. 국민 50%가 선택한 야당을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오만이 불러 온, 예고된 참사다.
 
이쯤해서 ‘불통의 한국정치’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겠다. 사실 안철수 등 정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 새로운 정치의 표상으로 받아들여진 가장 큰 이유가, ‘불통의 한국정치’ 때문이다. 조금의 양보도 허락하지 않는 ‘조폭 식 정치문화’, ‘내가 아니면 틀린 것’이라는 그릇된 환상이 만들어 낸 정치현실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그 ‘불통정치’의 끝을 보고 있다.
 
더 이상의 ‘식물정부’ 방치는 안 된다. 최근 북한은 ‘정전협정의 폐기’를 주장하면서 계속해서 ‘서울 불바다’ 발언을 하는 등 위협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동과 서 모두에서 대규모 군사훈련도 시작됐다. 그런데 남쪽의 대한민국정부는 아직 정부구성조차 하지 못한 상태다.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종합적인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서로 ‘네 탓’만 하고 있다.
 
새누리당 이재호 의원이 지난 3월 6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밝힌 “파트너에게 굴종을 강요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라고 한 말이 주목된다. 야당이 아닌 여당의 중진의원의 ‘개념발언’이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힘 있는 자가 양보하면 포용과 아량이 되지만, 약한 자가 양보하면 굴종이 된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대통령이 새겨들어야 할 좋은 충고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 야당에 대화를 제의하고,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아야 한다. ‘나의 의견은 무조건 존중되어야 하고, 상대에게는 무조건적인 양보를 요구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 그것은 독재에나 어울리는 것으로 민주주의에도 반한다. 여전히 대한민국 국민 50%는 박근혜 정부를 지지하지 않고 있고, 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은 그들을 대변하고 있다.
 
현재 힘을 가진 쪽은 박근혜 대통령이다. 또 여당인 새누리당이다. 지난 5년간 대한민국 국민은 불통의 정치, 오만의 정치를 충분히 경험했다. 총선과 대선과정에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여당이 고전했던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민주주의의 위기. 더 이상 국민은 ‘불통 대통령’을 원하지 않는다. 권위가 아닌 직접 야당을 찾아 설득하는 대통령의 ‘소통의 리더십’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