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뉴스! 정확한 정보! 도시재생신문 :: [쓴소리] 개성공단, 이제 정부입장 분명하게 밝혀라!

[쓴소리] 개성공단, 이제 정부입장 분명하게 밝혀라!: 2013.04.26 17:26 입력 | 2013.05.03 15:48 수정

by 송윤창 rk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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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했던대로 북한이 개성공단 실무회담을 거부했다. 아니, 거부했다기 보다는 우리(남한) 측이 요구한바 그대로 답변을 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오늘 북한의 개성공단 실무회담 거부 성명이 발표된 후, 우리 언론들은 "북한이 우리(남한)측이 제기한 개성공단 실무회담을 거부했다"고 썼다. 이는 잘못된 보도다. 언론이 팩트를 정확히 읽지 못해서 생긴 오기다. 북한은 회담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대로 답한 것 뿐이다.
 
왜냐고? '말'은 주어진 '상황'과 '문맥'에 의해 이해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 성격차이로 이혼위기에 몰린 부부가 자식들 때문에 이혼을 재고해야 하는 상황인데, 남편이 아내에게 "우리 만나서 대화하자. 안 그러면 이혼 밖에 없어"라고 대화제의를 했다. 이럴 때 아내는 어떻게 답해야 옳은가? 그리고 이렇게 대화를 제의한 남편이 진정으로 원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대화를 제기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최후통첩을 한 것이었을까?
 
이번 한국정부의 개성공단 실무회담 제안이 그렇다. 민간차원의 교류에 대해서는 남북간의 정치적 긴장과 별개로 다루자는 것이 '실무회담'의 의도였을터. 필자는 그렇게 믿는다. 그런데, 정부가 사용한 언어는 우리가 믿고 있는 '의도'와는 전혀 달랐다. "개성공단 실무회담을 제안한다. 북한이 거부하면 중대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이것은 협상제안일까? 아니면 협박일까? 북한은 이 문장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를 했을까? 북한의 답변이 그 답이다.
 
누누히 강조하지만, 남북문제는 자존심 싸움으로만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손익의 관점에서 관리되어야 할 외교적인 문제다. 그동안 김관진 국방부장관 등의 설익은 정치적 발언이나, 우리 언론의 경솔한 보도행태 등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던 이유다. 북한을 외교적으로 관리해야할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들이, 종북좌파이거나 자존심이 없어서가 아니다. 그것이 우리 삶과 한국경제, 그리고 정치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정부가 답해야 한다. 개성공단, 포기할 것인지, 아니면 남북경제교류의 교두보로 계속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개성공단을 포기할 것이면, 정부가 하루라도 빨리 결단을 내리는 것이 관계된 기업의 추가손실을 줄이고, 국민의 정신적 피로를 더는 방법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정치적 목적을 가진 실무자들을 하루빨리 정리하는 것이 맞다. 그들의 설익은 정치적 발언들로 남북관계가 불필요하게 꼬이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북외교라인도 무늬만 전문가가 아닌, 진짜 전문가들로 교체할 필요가 있다.
 
박근혜정부의 통일정책은 '한반도신뢰프로세스'로 알려졌다. 그 구체적인 내용이 어떤 것인지는 아직 정확히 알 수 없다. 그저 이명박정부 5년간 깨어져버린 남과 북의 신뢰를 재구축하고, 정치-경제-인도적문제를 분리하여 관리한다는 정도의 개념으로 이해된다. 그런데 대통령의 말과 장관의 말이 다른 지금은, '남한 신뢰프로세스'부터 구축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지금의 남북위기는 박근혜의 '한반도신뢰프로세스'가 어떤 것인지를 알리는 시험대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