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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푸어, 주택가격 하락 아닌 무리한 대출이 원인”: 2013.04.08 18:47 입력 | 2013.04.09 19:23 수정

송윤창 기자 rknews@daum.net

김준형 명지대 교수 “프리워크아웃으로 해결해야”
“하우스푸어 대책, 실거주자에 국한해야”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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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일명 ‘하우스푸어’는 주택가격 하락 때문이 아닌, 당초 주택구입 시 무리한 대출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김준형 교수는 최근 도시정책학회 세미나에서 발표한 ‘하우수퍼의 개념과 추정 및 정책진단’이라는 연구에서 이같이 밝혔다. 또 김 교수는 우리나라 하우스푸어가 7만2000가구에 달한다는 조사결과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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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교수가 밝힌 하우스푸어 실태
김 교수는 지난해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금융부문을 토대로 전국 1795만 가구 중 0.4%인 7만2000가구가 상환위험가구(하우스푸어)라고 추산했다. 잠재적 위험 계층인 상환부담가구(1.43%, 25만7000가구) 포함 시 32만8000가구에 달한다. 자가 가구(전체 56.54%) 중에서는 0.7%다. 자가 가구 중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가구(14.89%)의 2.69%가 하우스푸어다.
 
논문에서 김 교수는 하우스푸어를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중이 높은 대출자로 정의했다. 이들이 높은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으로 대출 원리금을 상환하기 위해 필수 지출을 줄이는 과정에서 실질적 빈곤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김 교수는 DTI기준 30% 미만이면 상환 가능가구, 30% 이상~60% 미만은 상환부담가구, 60% 이상은 상환위험가구(=하우스푸어)로 봤다.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상환위험가구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됐다. 전체 7만2000가구 중 수도권에 5만300가구가 비수도권에 1만9000가구가 거주한 것. 더 큰 문제는 상환위험가구일수록 가구주 연령도 높았다는 점이다. 3만5000가구가 55세 이상, 2만가구가 45세 미만 등순으로 집계됐다. 이들 대부분은 소득수준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상환가구 중 39%가 저소득층인 소득 1분위였다. 반면 고소득층인 4~5분위도 38%에 달했다. 
 
담보주택유형은 아파트가 절반이상인 3만9000가구로 집계됐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아파트가 대부분이었다. 반면 지방은 주택과 빌라 등이 혼재됐다. 그동안의 주택구입패턴을 반영하듯, 상환위험가구의 대형면적 거주 비율이 높았다. 145㎡ 이상 거주비율이, 상환가능가구는 4%인 반면 상환위험가구는 3배 가량인 13.5%에 달했다. 가격도 높아 6억 원 이상 주택 거주비율이, 상환위험가구가 그렇지 않은 가구에 비해 5배가량인 14.7%나 됐다.
 
대출 잔액은 상환위험가구와 다른 집단 간 큰 차이가 없었다. 2억 원 이상 대출 잔액이 있는 가구비율의 경우, 상환위험가구는 9.9%였다. 반면 상환가능가구는 4.7%로 나타났다. 특이한 점은, 담보인정비율(LTV)은 오히려 상환위험가구가 낮았다는 점이다. LTV비율이 50% 미만인 가구는 상환위험가구는 92.4%인 반면 상환가능가구는 81.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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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우스푸어, 주택가격이 문제가 아니다
이와 같은 데이터를 근거로, 김 교수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하우스푸어 문제는 주택 가격 하락 때문이 아니라 대출 시점에서도 무리했던 대출(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비중)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그 근거로 주택가격 하락의 경우, 소득보다는 소비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실제로 주택가격하락에 따른 대출상환액이 늘지도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김 교수는 지난해 전체 가계대출 중 95.8%가 변동금리 대출임을 강조하면서, 주택가격 하락이 실제로는 금리 하락을 동반했음을 지적했다. 김 교수의 지적대로 금리는 2009년 이후 4~5% 대에서 완만한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이에 따라 김 교수는 하우스푸어 정책 대상을 1가구1주택자 특히 거주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했고 실제 거주하고 있는 가구로 한정시켜야한다고 주문했다. 시장의 조정기능이 끝난 후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다주택자는 거주주택 외 주택을 처분해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데다 비거주 주택 담보대출은 가구의 주거 안정을 직접 위협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었다. 현재 정부가 내놓은 하우스푸어 관련정책 대부분이 거주요건이 아닌 보유요건으로 돼 있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상환위험가구 대다수가 다주택자이고, 이들의 경우 거주주택 외 주택을 처분하면 금융권부채 상당수를 갚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하우스푸어 문제는 부실 채권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한 채무조정, 즉 금융권 자체 프리워크아웃으로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면서 “공공기관개입은 그 다음 단계”라고 지적했다. 현재의 하우스푸어 문제는 당초 부동산거품기에 프리미엄에 대한 기대로, 무리해서 주택을 구입한 채무당사자들에게 책임이 있으므로, 이는 시장의 조정기능(채무조정)을 통해 일차적으로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살펴들어야 할 귀중한 조언이다.